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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의 전화박스 ㅣ 아이북클럽 7
도다 가즈요 글, 다카스 가즈미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울아들 1학년 독서골든벨 대회 준비를 위해 사게 된 책이었어요.
추천도서 목록에서 늘 빠지지 않는 책이라 어떤 책일지 궁금했는데요
처음 받자마자 파스텔톤의 은은한 표지와
그 따뜻한 그림, 정감어린 내용에 흠뻑 빠질 수밖에 없는 책이었답니다. ^^
고요하고 한적한 산기슭에 아주아주 오래된 전화박스가 하나 있는데
지나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전화박스는 늘 비어있었대요.
한편 이 산 속에는 엄마 여우랑 아기 여우가 살았는데
아빠 여우는 아기 여우가 태어나자마자 병들어 죽고 말았다네요.
아기 여우는 엄마 여우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무럭무럭 잘 자랐지만
어느날부터인가 조금씩 이상해지기 시작하더니
시름시름 앓다가 그만 죽고 말았어요.
한동안 깊은 슬픔에 잠겼던 엄마 여우는 다시 기운을 차리려고 정처 없이 걷다가
우연히 공중전화박스 안에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고 있는 사내아이를 보게 돼요.
귀여운 사내아이를 보면서 엄마 여우는 죽은 아기 여우를 떠올리게 되고
그날 이후 사내아이를 보기 위해 전화박스가 있는 산 아래로 매일매일 내려옵니다.
사내아이가 놀랄까봐 아이 앞에 나타날 수 없는 엄마 여우,
사내아이와 엄마 여우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
아빠 여우를 잃고 아기 여우까지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엄마 여우의 가슴 아픈 심정이 제게도 고스란히 전해지는듯 했어요.
있는대로 멋을 부린 문장은 아니었지만 간결한 문장 속에
아기 여우를 그리워하는 엄마 여우의 심정과
아픈 엄마를 보고 싶어하는 사내아이의 마음이 참 따뜻하게 녹아있는 책이었답니다. ^^
흑백과 칼라를 오가는 파스텔톤의 그림 역시
이 책을 칭찬해주고 싶은 이유 중 하나였어요. ^^
공중전화박스를 매개로 해서
엄마 여우와 사내아이는 보이지 않는 교감을 나누게 되는데요
한적한 산기슭에 서 있는 공중전화박스는
혹 하늘나라로 먼저 떠난 아빠 여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적이 드문 산기슭~ 그건 바로 아기 여우를 먼저 떠나보낸 엄마 여우의 쓸쓸한 심정을
대변해주는게 아닐까 싶었고요.
엄마 여우의 외로운 마음 위(산기슭) 에
아빠 여우가 전화박스가 돼서 어두운 밤, 불을 밝혀주고
사내아이를 그 곳으로 불러들여
엄마 여우의 아픈 마음을 달래준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긴 문장을 읽어내기엔
아직은 글읽기의 호흡이 짧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읽기에 그만인 책이었어요.
길지 않은 이야기 속에
기쁨, 슬픔, 그리움, 애틋함 등등의 다양한 감정들을 자연스레 녹여낸
도다 가즈요님의 글솜씨에 울아들도 저도 아주 홀딱 반해버린 책이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