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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고르기 ㅣ 동화는 내 친구 59
채인선 지음, 김은주 그림 / 논장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보는 하늘 너머의 어느 구름나라에는
앞으로 세상에 태어날 아이들이 자기 아빠를 열심히 고르고 있어요.
처음부터 아빠를 고를 수 있는건 아니고요
아빠를 골라 다음 세상으로 나아갈 마음의 준비가 되면
저절로 '명단' 에 아이들 이름이 오르고
왕보모 선녀가 매일 아침마다 명단을 발표한대요.
명단에 이름이 오른 아이들은 배정받은 보모 선녀의 지도 아래
한명씩 보모 선녀가 후보로 고른 아빠들을
커다란 벽에 뜬 컴퓨터 바탕 화면을 통해 직접 보고
마음에 드는 아빠를 직접 선택해 태어나게 되는거죠. ^^
아빠를 내가 직접 고른다니 정말 기발한 생각이네요. ^^
이 책의 주인공 구름나그네(별명)는
부자아빠, 얼짱아빠, 공부아빠,술(마시는)아빠를 다 마다하고
자기머리랑 꼭 닮은 배추머리 아빠를 선택합니다.
대체 배추아빠의 어떤 점이 구름나그네가 마음의 결정을 내리도록 했을까요?? ^^
자기도 배추머리로 태어날까봐 걱정하고
배추머리 모양이 너무너무 웃기다고 말하면서도
구름나그네는 결국 배추머리 아빠를 선택했고
실은 구름나그네 역시 배추머리라는게 너무 웃겼답니다. ^^
구름나라 아이들이 진짜로 있다면 자기 아빠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건 뭘까요?
아이들 생각이 궁금해서 우리 아들한테 물어봤더니
자기는 자기랑 잘 놀아주는 아빠라고 하네요.
"우리 아빠는 나랑 잘 놀아주지도 않고 만날 잠만 자니까."라고
또박또박 나름의 이유까지 대면서요. ^^;;
그렇다고 우리 아들이 아빠를 안좋아하냐구요?
그건 절대 아주 절대 아니랍니다.
아빠가 자기한테 만날 장난만 치고 놀리고 자기랑 잘 놀아주지도 않는다고 투덜대면서도
제 핸드폰 뺏어다
"아빠, 오늘은 몇시에 퇴근해?" "아빠, 내일은 쉬어." 라고 수시로 전화하거든요.
학교에서 시험점수라도 잘 받아오는 날이면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아빠한테 전화해 자랑하기고요. ^^
게다가 구름나그네가 배추아빠의 배추머리를 쏙 빼닮았듯이
우리 아들 역시 아빠랑 붕어빵이예요. ^^
우리 아들이 어렸을적 ○○마트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었는데요
아들 찾느라 저희 부부가 정신없이 헤매이는데
저 멀리서 우리 아들 손을 잡은 한 아주머니가
"저기 아빠 오네."라고 가장 먼저 알아보신 적도 있을만큼 정말 똑 닮았어요. ^^
저희가 우리 아들을 먼저 알아본 것도 아니고
우리 아들이 저희한테 달려온 것도 아닌데
우리 아들 생김새만 보고
그 아주머니가 먼저 알아보실만큼 아주 기가 막히도록 닮았답니다.^^
미워할래도 마냥 미워만 할 수도 없고
신경 안쓸래도 자꾸만 신경이 쓰이고 한번 더 마음이 가는게 가족인 것 같아요.
더 나은 가족을 원하면서도 자기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여보면
'뭐니뭐니해도 지금 우리 가족이 최고야.' 라는 진짜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까요.
아빠도 가족과 마찬가지로 혹 지금의 아빠가 마음에 차지 않더라도
자기가 태어나기전 구름나라에서 자기가 직접 선택한 아빠이니만큼
지금의 아빠를 사랑해야 한다는
채인선님의 감동적인 메시지가 재밌게 담겨진 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