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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창수 대장 용수 ㅣ 작은거인 23
송언 글, 김유대 그림 / 국민서관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책장을 넘기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창수와 용수가 울아들과 같은 반 친구라면 어땠을까?'
이 질문이 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아 창수는 담임선생님께
수업시간 중간중간 돌발적인 질문을 반복적으로 해 수업의 맥을 끊어놨고
싸움대장 용수는 약한 아이들을 자꾸 때려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아이였다.
수업을 방해하고 내 아이를 때리고~
부모입장에서 보면 창수와 용수는
제발 우리 아이와 같은 반이 안됐음 하고 바라게 되는 요주의 인물들이다.
그럼에도 이 책의 작가 송언 선생님(책에 등장한 담임선생님 성함도 송언 선생님이다.^^)은 창수와 용수를 끝없는 사랑의 힘으로 조금씩 바꿔나가신다.
창수와 용수의 행동이 한순간에 개선되길 바라기보다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음에 만족하신다.
신발주머니에 집착하고 우유가 한개가 아니라 두개가 나왔다고 흥분하는 창수를
수업의 방해꾼으로 몰아붙여 혼내기보다는
창수가 이해할때까지 차분히 조목조목 설명해주신다.
공부에 흥미도 없고 친구들을 괴롭히는 용수에겐
매를 들어 따끔하게 혼내기보다는
용수의 장점을 끄집어내 칭찬해주고 따뜻하게 감싸줘서 용수 스스로 뉘우치고
문제행동이 조금씩 개선되길 기다려주신다.
1학년때만 해도 선생님의 말을 전혀 듣지 않던 창수가
선생님의 반복적인 설명에 귀기울이고 금세 진정되는가하면
용수는 선생님이 내년이면 전근가시단 소식에 아쉬워하고
선생님께 소풍날 캔커피를 선물해
선생님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기도 하는 걸 보면
송언 선생님의 남다른 교육철학이 빛을 발한게 분명해보인다.
교도소에서 출감한 죄수들이 그간 자신이 지은 죄를 뉘우치고
새사람이 돼 살아보려 해도 주변사람들의 따가운 눈총과 홀대에 상처를 입고
또다시 나쁜 죄를 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문제를 일으키는 창수와 용수를
선생님께서 윽박지르고 혼내기만 했다면
둘은 점점 더 문제행동을 일으키고 말았을거란 생각을 해봤다.
자기자식이 잘못했을 때도 말보다는 매를 먼저 드는 부모도 많은데
창수와 용수의 문제행동을 인내하고 사랑의 힘으로 바꿔나가시는 선생님이
정말 존경스러웠다.
자기 말을 무시하지 않고 그대로 잘 따라주는 창수를 친구로 삼은 용수도
정말 대견했고 말이다. ^^
창수의 증세가 호전되길,
용수가 공부에도 좀 흥미를 갖게 되길 개인적으로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