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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저스 1 - 선택의 날
존 플래너건 지음, 박중서 옮김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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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236,237
"톨킨(반지의 제왕 저자)과 롤링(해리 포터의 저자)의 성공이 가져온 부작용은
'이야기'보다 장치나 설정에만 몰두하는 함정에 빠지기 쉽다는 것입니다.
... (중략)...
<레인저스>는 간단한 '설정' 하에서 작가의 역량은
고스란히 이야기 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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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번역하신 박중서님의 말씀처럼
<레인저스> 에는 판타지물이면 당연히 있어야 할 것 같은 '마법이야기' 가 전혀 없습니다.
마법에 가까운 이야기가 있다면
회색과 녹색이 뒤섞인 얼룩덜룩하고 긴 레인저 망토를 입고 홀트가 위장을 잘 한다는 점과
주인공 윌이 그림자와 바람의 움직임을 이용해서 자기의 모습을 기가 막히게 숨기는 레인저의 기술을
배운 적도 없으면서 거의 완벽하게 구사한다는 점 정도죠.
오랜 시간이 걸리기는 하겠지만 레인저의 기술이야 배우면 될테니 특별히 마법이라 할 수 없겠네요. ^^
그러면 마법이 없다고 해서 재미가 없느냐고요?? 그건 절대, 아주 절대 아니랍니다. ^^
앞장을 읽으면서도 뒷장이 궁금하고
일러스트 하나 없이 장장 234페이지에 달하는 긴 분량을 앉은 자리에서 뚝딱 읽고 나서도
바로 2권이 읽고 싶다면 이 책의 재미를 가히 짐작하실 수 있겠죠?? ^^
이 책의 또 한가지 특징은
박중서님의 말씀처럼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 나 해리 포터의 '해리' 처럼 '선택받은 자' 들의 이야기가 아니라는겁니다.
저 역시 박중서님의 생각처럼 위 두 작품에 약간의 반감(?)이 있었어요.
절대 반지를 파괴해야 하는 숙명을 가진 '프로도' 보다는 오히려 그의 시종 '샘' 이 더 큰 역할을 해내고
대단한 마법을 구사하는건 알겠지만 '해리' 보다는
전 오히려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으로 똘똘 뭉친 노력파이자 누구보다 똑똑한 '헤르미온느' 에게
더 박수를 쳐주고 싶었거든요.
그러나 박수는 프로도와 해리가 다 받으니 은근슬쩍 화도 났답니다. ^^;;
그렇지만 <레인저스> 는 반지의 제왕, 해리 포터~ 위 두 작품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오히려 주인공들이 지극히 평범해서 전투학교 들어가 아버지의 뒤를 잇고 싶어하는 '윌' 의 꿈이 한순간에 좌절되는가 하면
득의양양해서 전투학교 들어간 '호레이스' 가 2학년 생도 세명에게 집단괴롭힘을 당하는 장면까지 나오다보니
영웅이야기를 읽고 있다기보단 평범한 제가 그들을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거든요. ^^
타고난 영웅이 아닌
'만들어지고 다듬어지는 좌충우돌 영웅스토리' 라고 정의내리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
안그래도 잘나고 똑똑한 사람으로 가득찬 세상,
책 속 주인공들이 우리가 못 이룬 꿈들을 기가 막히게 이뤄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도 좋지만
<레인저스> 의 '윌' 과 '호레이스' 처럼 온갖 시련과 좌절을 겪으면서 한단계씩 성장해나가는 성공이야기가
평범한 우리들 마음에 더 와닿고 힘과 용기까지 주네요.
판타지 소설 같이 재밌는 소설을 읽으면서 생각지도 않았던 힘과 용기까지 얻을 수 있다면
더 망설이실 이유가 있을까요?? ^^
7월말, 8월초 여름휴가를 가장 많이 떠나는 시기가 드디어 코앞으로 다가왔네요.
게을러서든, 바빠서든, 깜박 잊어버려서든 여름휴가계획을 아직 못잡으신 분들이라면
급한 맘에 차 막히고 넘쳐나는 인파에 휩쓸려 괜히 짜증부리시지 말고
시원한 선풍기 아래에서 수박화채에 <레인저스> 책을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휴가가 꼭 어디 먼 곳을 가야만 하는건 아니니까요.
마음이 편하고 즐거우면 그 곳이 바로 '무릉도원' 아니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