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는 사춘기 - 좋은책어린이문고 국내창작 1 좋은책어린이문고
김혜리 지음, 이윤희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초등학교 3학년생 미나에겐 할머니,할아버지,엄마,아빠, 그리고

7살 위인 언니와 4살 위인 오빠가 있어요.

 

늘 고분고분했던 미나는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자기가 처한 모든 상황이 억울하고 분하기만 합니다.

호랑이처럼 목소리 큰 언니도 밉고  돼지 밥이라 놀려대는 얄미운 오빠도 너무 밉다네요.

공부 잘하는 언니나 오빠 시험일 때는  온 집안이 비상 걸린 것마냥 조용한데

미나가 시험일땐 언니가 TV를 크게 틀어놓고 봐도신경조차 안쓰는 엄마한테도 늘 불만이 가득해요.

 늘 언니편만 들어주는 것도 싫고 같은 반 친구 형철이네 엄마처럼

 멋쟁이도 아니고 모든걸 고쳐쓰고 아껴쓰는 엄마 모습도 늘 불만입니다.

언니나 오빠처럼 공부를 잘하지도 못하는 미나는 올백을 맞아서 식구들을 까무러치게 하고도 싶지만

평균 70점을 겨우 넘는 초라한 성적에 

새벽부터 일어나 공부 한번 해보려던 야무진 포부와는 달리

언니를 깨워야하는 자명종시계를 잘못 눌러 눈물이 쏙 빠지게 혼만 나네요.

 

한편 미나네 뒷방으로 새로 이사온 아줌마네 아들 준서는  뇌종양 수술을 받아 지금도 많이 아픕니다.

준서를 기쁘게 해주고 싶은 맘에 미나는 친구 지연이랑 같이

 할머니 새 유모차에 준서를 싣고 저수지로 가다가

 순식간에 유모차가 비탈길에서 미끄러지면서 뒤집히는 바람에

엄마께도 호된 꾸지람만 듣게 되죠.

 

같은 반 선아하고도 형철이 때문에 몸싸움을 하게 되고

학교 안팎으로 미나는 정말 힘이 들어보여요.

 

미나는 이런 힘든 사춘기를 잘 극복해나갈 수 있을까요?? ^^

 

 

친구 지연이의 새 책상이 부러운 맘에 

 언니,오빠한테서 물려받은 낡은 책상 서랍하나를

 일부러 떨어뜨려 망가지게도 해보지만 엄마,아빠는 그걸 뚝딱 고쳐주시고

새벽부터 일어나 공부할 요량으로 자명종 시계도 눌러보지만

 미나의 기특한 생각을 몰라주시는 엄마는 언니를 못 깨웠단 이유로 화만 내시네요.

아픈 친구 준서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던 미나 맘과는 달리

고꾸라져 버린 유모차에 준서는 깔려버리고 엄마한테 야단까지 맞게 되는가 하면

 살 쪘다는 이모말이 듣기 싫어 큰맘 먹고 운동이라도 해볼 생각에

형철이한테 재밌는 축구를 좀 배워보지만

형철이 여자친구를 자처하는 선미한테 머리카락이나 뜯기는 신세가 되니

제가 봐도 미나가 참 억울하겠다 싶더라구요.^^

 

저도 미나처럼 어렸을적 우리 언니 때문에 속상했던 적이 많았답니다.

 걸핏하면 심부름 시키고 맘에 안들면 등짝을 퍽 소리나게 후려치는가하면

순진한 절 꼬드겨 저한테서 이미 뺏어간 지갑을 제 새 지갑과 다시 바꾸는 등등

지금 생각해도 우리 언니가 참 얄밉단 생각이 드네요.^^

미나와 선아가 머리카락을 와락 움켜쥐고 싸웠듯이

제가 언니보다 한뼘 정도 키가 커지던 날

그동안 쌓였던 불만을 폭발시키면서

언니 머리카락을 정말 한움큼 뽑아버렸답니다.

그때 언니가 엉엉 울던 모습은 한참이 지난 지금도 아주 생생하네요.^^

그날 이후로 언니가 절 때리는 일은 한번도 없었으니

지금 뒤돌아 생각해봐도 그때 덤비길 참 잘했다 싶어요. V^^V


  

가슴이 봉긋해지고 초경이 시작되고 왠지 모르게 매사에 짜증이 나고~

인생에서 누구나 한번쯤 겪게 되는 사춘기를

미나라는 평범한 아이의 눈을 통해 참 재미나게 그린 작품이네요. ^^


 

사춘기나 형제간의 다툼도 다루고 있지만

이 책에서 칭찬해주고 싶은 점은

장애가 있는 친구들과 아픈 친구들을 이해하고 보듬어주려는

 어른들과 아이들의 따뜻한 맘이었어요.

 

'별종' 이란 별명을 가진 미나 담임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장애인을 불쌍하게 보거나 차별해서는 안돼.  우리와 다 똑같은데, 조금 불편할 뿐인거야" 라고요.

장애인을 보면 눈살을 찌푸리거나 불쌍하단 표정으로 혀를 끌끌 차는건 장애인들을 바라보는 바른 시선이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꼭 도와줘야할 상황을 외면해서는 안되겠지만

정상인과 똑같은 대접을 해주는게 장애인들이 진정 원하는 거란 생각을 했어요.

 

비록 공부는 못하지만 부단한 노력으로 미술적 재능을 찾고

가슴이 봉긋해지고 초경이 시작되는 단순한 신체적 성장만이 아니라

준서처럼 아픈 친구를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키까지 훌쩍 자란 미나에게 큰 박수를 쳐주고 싶네요. ^^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하나를 소개해드릴게요. ^^

  



전국 초등학교 미술대회에서 은상을 받게 된 미나가 대상을 받게 된 친구 그림을 보게 되네요.

그건 바로 뇌종양 수술을 받았던 뒷방 친구 준서의 그림이었어요.

저수지 앞에서 고꾸라졌던 준서는 

바깥 바람을 쐬게 해준 미나와 지연이의 따뜻한 맘이 참 고마웠나봅니다. 
고꾸라져 넘어져 있는 모습이 아니라 
밝은 햇살을 맞으며 친구들과 아름다운 온갖 색의 물고기가 가득한 저수지를 같이 바라보고 있네요.

준서를 고꾸라지게 해서 다쳤을까만 걱정했던 어른들과는 달리

준서는 친구들의 따뜻한 맘을 온전히 받아들인 것 같아 흐뭇했어요. ^^

 

초등학교 3학년생이 벌써부터 초경을 한다고 걱정하는 엄마나 이모와는 달리

생리를 당연히 받아들이는 미나처럼 말이죠~ ^^


짜증내는 모습까지도 유쾌한 꼬마숙녀 미나를 꼭 만나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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