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 놀자 - 어린이를 위한 유.쾌.한 박물관 여행
윤소영 지음, 강화경 그림 / 거인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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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박물관에 갈래? 놀이 공원에 갈래?”


이런 질문을 하면 우리 집 공주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후자를 택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박물관에 한 번 가 볼라치면 애나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피곤하다.


엄마 입장에서는 의도된 것은 아니지만 아이에게 요구하는 게 많아지곤 한다.  집 근처 공원에 가듯 가볍고 편한 마음으로 자주 드나들어야 하는데, 학교 과제물이나 교과 과정을 위해 필요에 의해 가는 경우가 주된 까닭에 ‘뛰어 다니면 안 된다, 조용히 해라, 유리에 손대지 마라, 함부로 만지면 안 된다’ 심지어는 ‘저기 쟤 봐라, 얼마나 메모를 잘 하니?’까지.


안 그래도 설명이 전문적이고 딱딱해서 지루해하기 쉬운데 말이다. 먹을 것도 과식 하면 탈이 나기 쉽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본의 아니게 아이들이 재미 붙이게 하기 보다는 오히려 질리게 했던 경험은 없는지.......


박물관에 가는 것이 컴퓨터 게임이나 놀이 기구를 타듯 재미있다면 구태여 이런 종류의 책이 출판될 일도 없을 터이다.

그러하기에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놀자’를 크게 강조해서 놀이와 미술의 결합, 게다가 역사적 사실까지 알아가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처음에는 그림 속에서 ‘10군데의 다른 곳 찾기’ 로 관심을 끈 후 작품마다 역사적 배경 지식과 얽힌 이야기들을 읽어주니, 지루해하기는커녕 오히려 질문을 보태서 내용이 한층 더 풍부해 졌다. 또한 유명 화가의 작품에서부터 작가 미상의 민화에 이르기 까지 골고루 담으려 애를 쓴 흔적이 엿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재단에서 기획했다는 점도 이 책에 힘을 실어준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은근히 내용이 많아서 저학년의 경우 단번에 못 읽을 수도 있지만, 그런들 어떻겠는가? 1년 365일, 사계절 언제든 간에 편하게 감상할 수 있으니  두고두고 아깝지 않을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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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좋아지는 그림책 창의력편 하늘나무 4
우리누리 지음, 윤정주 그림 / 파란하늘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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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  파란 하늘 꿈이   드리운 푸른 언덕에 ~~'

샛노란 표지에 조그맣게 인쇄되어 있는 출판사 이름과 둥둥 떠 있는 음표들을 보는 순간 저절로 동요가 흥얼거려졌다.  <머리가 좋아지는 그림책>이라니 그 누가 그냥 지나치겠는가?

우선 색감이 밝아서 보기에 편안하고 아이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사람 같은 동물들이 각각의 화제를 이끌어 나간다.  (사람은 딱 2명 등장할 뿐)   흡사 만화를 연상시키는 3컷의 그림 뒷 면에  모범 답안(?)이 나오는 단순하고 반복된 구조이다.  그러나 뒷 면의 그림을 감싸고 있는 액자 테두리는 모두 다르게 꾸며 놓았다.

아이들은 그림을 보는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던가?  어른이라면 그냥 넘어갈 부분도 잘 찾아내어 다시 보게 만든다.  페이지를 넘기기 전에 '다음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어른인 나조차도 궁금하게 만들고, 아이에게서는 '이번엔 또 어떤 엉뚱한 대답이 튀어나올까?' 은근히 기대하게 된다.  암튼 기획 의도와 잘 부합된다고 하겠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출산 후 자주 깜빡거려서 총명탕이라도 복용해 볼까 싶은 엄마들도 아이와 함께 즐겨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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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찾아주세요! / 좋아하는 먹이를 찾아주세요! - 뒤죽박죽 동물농장
마르조렌느 카롱 지음, 강효숙 옮김, 코린느 알보 그림, 이명숙 추천 / 해솔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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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부분의 진분홍 꽃돼지와 샛노란 병아리가 점선을 사이에 두고 위아래로 나뉘어 있다.
'삐악삐악~,우리엄마세요?' '얘야, 난 아니란다, 꿀꿀!' 뭐 이런 대화가 오고갔음직하다.

책을 들춰보기도 전에 아이는 벌써부터 눈빛이 초롱초롱, 바른 자세가 된다.
페이지를 넘기니 왼쪽은 동물의 실루엣 위에 글들이 적혀 있고 오른 쪽은 다양한 색깔과 종류의 동물들이 등장하는데, 자기가 하겠다며 부드럽게 곡선 처리된 점선 부분을 두 손으로 조심조심, 뜯는데 열중한다.

가끔 유아 그림책을 보면 '이거 장난하나 ?'싶을 정도로 너무 성의 없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 책은 앞에서 부터 보면 <우리 엄마 찾아 주세요>, 거꾸로 뒤에서 부터 보면 <좋아하는 먹이를 찾아 주세요>, 이렇듯 다른 내용이 전개되는 더블 북(?)인지라 알뜰할 뿐더러 기쁨 또한 두 배로 안겨준다.

스프링 제본을 함으로써 책장을 양방향으로 넘기기 수월했고, 아이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동물로 짝찾기를 하며 즐거이 노는 가운데 자연스레 인지 능력의 발달도 꾀할 수 있는 따사로운 색감의 '뒤죽박죽 동물농장' 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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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뒹굴며 읽는 책 2
윌리엄 스타이그 글 그림, 이상경 옮김 / 다산기획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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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많은 것 중에 특이한 조약돌 모으는 것이  취미가 아니었다면,

비 오는 날  밖에서 놀지 않았다면,

사자를 만나지 않았다면,

너무 놀라서 엉뚱한 소원을 빌지 않았더라면,

빨간 조약돌이 그냥 평범한 돌이었다면,


꼬마 당나귀 실베스터는 오랫동안 바위로 있지 않고 집에서 여전히 오순도순 살았을 것이고, 또 그다지 관심을 끄는 이야기가 못 되었을 게다.

하지만 아이들의 마음을 잘 아는 작가는 요술과 변신을 내세워 시선을 붙잡는다.

더구나 주인공이 다름 아닌  바위로 변한다는 설정은 참 제대로다 싶다.

우선 그리기 쉽고, 움직이거나 말을 못하니 이렇다 할 설명이 자세히 없더라도 실베스터가 얼마나 답답하고 쓸쓸할 지 바위라는 존재만으로도 느낌이 쉽게 전달된다.

애타게 찾아다니는 부모의 모습과, 깨어 있으면 마음만 아프기에 잠잘 때가 더 많은 실베스터....... 우리 애는 ‘돌 욕심은 심한 욕심이 아닌데 실베스터가

참 불쌍하고, 세상에 요술 조약돌이 있다면 자기도 갖고 싶다‘는 반응이다.

하긴 어른, 아이 모두에게 소원을 들어주는 존재는 굉장히 매력적임에 틀림없다.


몇 년 전 이 책을 처음 읽고 난 후에 한동안 요술 조약돌이라며 이상한 돌들을 주워 오던 아이들의 모습이 생각나서 얘기해 줬더니만, 기억이 안 나는지 그냥 씨익 웃고 만다. 비록 행복한 결말이지만 우리 가족에게 이런 종류의 모험이 닥치는 건 사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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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른이 되면 말이야 걸음동무 그림책 2
게턴 도레뮤스 글.그림, 강효숙 옮김 / 걸음동무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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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해 놓은 제목부터 정겹고 호감이 간다. 한 번 휙 읽고 나면 그냥 연필로 아기자기하게 그려 색칠한 귀여운 책이구나 싶지만 이 책의 진가를 알려면 찬찬하게 시간을 들여서 그림을 들여다봐야 한다.

아침 7시45분, ‘또 늦겠구나!’란 엄마의 우려와 함께 집을 나선 구스타브란 아이, 어째 심상치 않아 보인다. ‘지각대장 존’의 프랑스판이라 여겨도 괜찮을지.
구스타브가 학교 가는 길을 따라 책장을 넘길 때마다 장면이 바뀌면서도 내용이 연결되는 그림인데, 학교에 도착한 이후를 제외하고 거꾸로 보아도 상관없이 잔재미가 있다.

수염을 예쁘게 다듬는 면도기를 발명한다든지, 오리와 얘기할 수 있는 기계, 어린이들만 다닐 수 있는 작은 길, 산책하고 싶은 어디든 갈 수 있는 기계, 키를 크게 해 주는 기계 ,특별한 장치가 달린 기차, 지붕 위의 길, 소방차 사다리보다 더 긴 사다리, 한 눈에 세상을 볼 수 있는 기구, 세계 지도 위에 표시할 정도로 큰 배를 자기가 어른이 되면 만들겠다는 상상을 하며 주위의 온갖 것에 관심을 기울이던 주인공은 결국 학교에 지각하고 만다. 자신과 비슷한 시각에 등교하던 반 친구는 이미 자리에 앉아있었는데 말이다. 코트를 벗었어도 모자와 같은 붉은 색 윗도리를 입은지라 여전히 눈에 띄는 구스타브를 보면 작가의 친절도를 짐작할 수 있다.

언뜻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사람들을 겹치게 그려서 나타낸 분주한 거리, 도둑과 이를 쫓는 경찰, 한데 어우러진 새나 개 등 동물들의 그림 속 이야기는 곧 구스타브가 속한 세계인 것이다.

연못 위로 떨어진 낙엽들이 세계 지도 모양인가 하면, 에펠 탑 모양을 한 우체부 아저씨도 기발하다. 지하철 역, 의자에 묶어 둔 줄이 끊겨 어느 부인에게 달려드는 개를 보는 순간 흡~ 웃음이 절로 나기도. 교실에서 자를 들고 있는 선생님 장면부터 눈금 모양인 점도 꼼꼼함을 느끼게 하는 등 거듭 볼수록 따뜻하고 유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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