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삼촌 브루스리

나의 삼촌 브루스 리 1
천명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월

폭발해버릴듯한 장편소설 고래를 읽고나서 반해버린 천명관 작가,
하나같이 개성넘치는 이야기가 가득했던 유쾌한 하녀 마리사와
유쾌하고 애틋한 이야기를 선사해준 고령화 가족, 이젠 그의 이름 석자만으로
무조건 읽어야지 하는, 내게 있어 그런 작가가 되고 말았다.
이번엔 나의 삼촌 브루스리로 돌아온 천명관 작가~  어찌 안읽어 볼수가 있겠는가,
까까머리를 하고 가방에는 쌍절곤이 꽂혀있고, 표지부터 왠지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표지만으로도 천명관 작가만의 위트있고 매력적인 이야기가 가득 들어있을것 같다.
이소룡, 딱 붙는? 노란옷을 입고 쌍절곤을 들고 있는 포스터를 어디선가 본적이 있다.
내게 있어 이소룡은 그렇게만 기억되는 사람이었다.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도 아니었고,
그의 영화도 만난적이 없었기에 포스터안의 이소룡 모습만 기억되어진다.
그래서 내가 잘 몰랐던 인물과, 소설속의 삼촌과 함께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무척 기대한 책이었다.
영화배우 이소룡처럼 무도인의 삶을 살아가고 싶은? 어쩌면 진정한 무도인? 일지도 모르는!
삼촌! 이 삼촌의 이야기를 조카의 시선으로 풀어가면서 이야기하는게 먼저 마음에 들었다.
왠지 좀더 그 상황이 더 이해되고 머릿속에 그러진다고 해야할까?
어느날 자신의 아버지를 찾아 권씨집성촌으로 찾아온 어린 삼촌, 그곳에서 삼촌은
새 가족을 만나게 된다. 어린나이에 얼마나 눈치보이며 생활을 했을까? 벌써부터
삼촌의 안타까운 모습이 그려진는듯 했다. 그래도 삼촌에겐 삶의 이유인, 삶의 즐거움인
이소룡이 있지않은가~~
자신은 무도인이라 그 누구에게도 함부러 주먹을 쓰지않는다는 삼촌, 그의 말하는 모습과
행동에 나도 모르게 자주 웃음을 짓고 있었다
삼촌 옆에는 얘기를 이끌어가는 조카 상구와, 그의 친구 종태도 이 이야기속에서 대단히
한몫을 해주고 있다. 상구도, 종태도, 이녀석들의 인생 얘기도 대단했으니 말이다.
소설 초반에는 이야기가 참 유쾌하고 즐겁다. 삼촌과, 상구와 종태, 이소룡의 추모제를
지내기위해서  뒷동산에 오른 장면은 내가 담벼락에 몰래숨어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기분마저 들었다. 시종일관 쿡쿡
거리며 웃은장면이 한두곳이 아니었다.
한장한장 중반으로 넘어갈 즈음, 점차 소설속의 그 시대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무작정 서울로 상경해 중국배달부를 하면서 고달프게 살아가는 삼촌의 모습,
삼청교육대로 끌려가 거의 죽을뻔했던 삼촌의 모습,홍콩에 가기위해 밀입국을 시도했던 삼촌의 모습,
한 지역을 두고 심한 자리싸움을 하는 조폭의 중심에 들어가게되는 삼촌의 모습,
이런 삼촌의 모습들이 그 시대와 연관지어 이야기가
전개되어가고 있었다. 그 시대의 아픈 우리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빠질수 없는 또 하나, 삼촌과 상구 , 종태를 제외를하고, 단역같은, 하지만
인생의 주인공들, 어쩌다? 삼촌의 첫 여인이 되었던 오순이, 삼촌을 그토록 잡고 싶어하던
도치, 그리고 조직의 우두머리 같지 않은 우두머리 토끼,, 이 인생의 주인공들이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삼촌과 연결되어 하나의 이야기를 탄생시켜주고 있었다.
천명관 작가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수 있었던 이번 소설도 난 역시 실망하지 않았다.
2권에서는 상구도, 종태도, 삼촌에게도 어떠한 인생의 변화가 있을까? 어서 그들의 인생을
따라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