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

황토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1년 5월

이번엔 조정래님의 황토를 만났다. 37년만에 장편소설로 재탄생한
정본 황토, 조정래님의 글에선 예전 우리나라의 아픔과, 현재 우리
나라의 아픔을 고스란히 볼수 있어서 참 먹먹한 기분이 든다.
이번 황토는 과연 어떠한 소설이될까,,
점례라는 한 여인, 그녀는 3명의 자식을 둔 대한민국의 어머니이다.
그녀는, 일제 강점기, 해방 후의 대한민국, 미군이 주둔한 대한민국,
이 혼란의 틈에서 오로지 자신의 자식들만을 위해 이 악물고 살아간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사람의 그림자만 밟아도 살수 없는, 그 무서운
시절에, 그녀는 부모님을 살리고자 수용소 주임이 시키는대로 뭐든 한다.
그녀에겐 선택권이 전혀 없었다. 어떻게든 일본인들이 원하는것을 선택하게
상황은 이미 끝나있었으니 말이다. 일본인의 아이까지 갖고 밖에 마음대로
다니지도 못하고, 심지어 가족들 얼굴까지 볼 낯이없었던 그녀,,
그때 그녀의 어머니가 다른 선택을 했었더라면, 그녀는 그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까,, 그 시절 무엇을 어떻게 해도 , 어떤 식으로든 탈이
났었을 것이다. 그 무서웠던, 말도 안되던 시절, 일반 평민들만 고통받던
시절, 책을 읽는내내 점례의 모습에 내가 그만 울컥하여 책읽기를
몇번 멈추기도 하였다.
해방이 되어, 이모의 중계로 박항구라는 남자를 만나게되는 점례,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첫째를 맡기게 된다. 물론 그녀의 뜻은
아니었지만, 무서운 이모때문에 그녀는 아들과 혼자 살수 있다는 말조차
입밖으로 내지 못했다. 박항구와 혼례를 치르고, 그녀는 행복해질
수 있을것 같았다. 내가 그렇게 믿고 싶었고, 믿고 있었다.
그녀의 삶이 어디까지 아파야할까, 공산주의를 지향하던 박항구는
북으로 피신을하고 그녀는 또 자신의 아이와 남게된다. 그녀는
좌와 우, 이념따윈 몰랐다. 그저 남편과 아이들을 키우며 그저
평범하게 사는게 꿈이었다. 하지만 박항구는 너무나도 달랐다. 그는
가정적이긴 했지만, 자신의 이념이 너무나 뿌리깊게 박혀있었다.
일본인 야마다, 박항구 , 그리고 미군 프래더스,,그녀는 박항구에
의해 곤란한 지경에 처하지만 프래더스가 그녀를 살려줬다. 아니
살려준게 아니었다. 미군 역시 그녀에게 딴 마음이 있었다.
그녀는 이렇게 모두에게 버림받고 말았다. 자식들이라도 사이좋게
잘 지내주면 좋으련만, 끝까지 화해할수 없는 자식들을 보여주며,
우리의 어지러운 역사를 그리고 현재를 표현해 주는것 같다.
빨래터에서 점례와 그녀의 친구들의 대화가 기억에 남는다.
"오죽 변변찮았으면 나라를 다 빼앗길꼬."
남자들이 못나서, 못난 일부 지도층들 때문에 나라를 빼앗기고,
그리고 남과북이 갈라지고, 가슴아픈 이 분단의 역사를, 어찌해야만
바로잡고, 되풀이하지 않을수있을까, 책을 덮고도 이러한 생각으로
한동안 빠져나올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