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실의 풍경 - 개정판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1년 2월
평점 :
상실의 풍경, 이 책에는 조정래 작가의 초기 작품들이
고스란히 실려있었다. 그래서 더욱이 읽어보고 싶었고
오래도록 소장하고 싶었다.
이 작품들은 모두 1970년대 초반에 쓰여졌는데, 그 시대의
모습이 이 책안에 고스란히 들어있는듯 했다.
이 책의 10편의 단편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울화가 치밀고 ,화가나고
안타깝고 ,너무나 슬프다는 점이다. 1970년대 우리 대한민국의 모습이
이토록 아팠을까란 생각에, 한없이 우울해지는 하루였다.
10편 모두 놓칠수 없이 대단한 단편 소설들 이었지만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단편이 있다면, 어떤 전설과 청산댁 이었다.
어떤 전설은 소위 임관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한 청년 준표에게
갑작스레 소위 임관을 할수 없다는 말이 전달된다. 그 이유는
어릴적 북으로 납치된줄 알았던 자신의 아버지가 사실은 월북이었던
것이다. 소위말해 빨갱이었던 것이었다. 준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남쪽에 자신들의 가족을 남겨두고 아버지가 월북을 했다는걸 도저히
믿을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가 월북을 했다는 이유로
그 자식들도 빨갱이라는 이름이 붙어버리고 남한에서 자리잡고
살기가 어려워진것이다. 통일이 되어야만 해결이될 일이라곤 하지만, 통일이
되어서도 이러한 문제들이 쉽게 풀어질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준표는 이러한 일이 자신에게만 아니라 다른사람들 에게도 비일비재하게
생긴일임을 깨닫고 한 선배를 찾아가 이야기를 듣게된다.
"군대를 거쳐 앞으로 사회에 나와서 공무원이 되거나 법관이 되거나, 또는
신원 조회가 필요한 그 어떤 직장에도 취직할 생각은 아예 하지 말란 말이오"p202
아버지의 얼굴도 제대로 모르는 준표에겐 가혹한 처사가 아닐수 없었다.
또 다른 단편 청산댁 에서는,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을 보는것만
같아서 더없이 마음이 아팠다. 세 자식을 나아 한아이는 홍역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고 ,다른 아이도 홍역으로 인해 장애인의 모습이
되어버린다. 멀쩡했던 한 아이는 전쟁으로 인해 징집되어 청산댁의
곁을 떠나있는데, 그 청산댁은 아들의 편지만 기다리면서 답장을
쓰고 그렇게 하루하루 세월을 보낸다.
청산댁의 세상살이도 참으로 기구했다. 일찍이 자식하나와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악착같이 자식들만을 위해 살아왔는데,
그 전쟁이란게 믿고 의지한 또 다른 자식까지 앗아갔으니 말이다.
이 소설속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들인데
왜 자꾸 그런 비극적인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 시대를 잘 타고나야한다.
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시대를 잘못타고 났기에 그런 아픈 일들을
고스란히 겪고있는 것일까? 그것이 우리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였기에 더욱 마음이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