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초난난 - 남녀가 정겹게 속삭이는 모습
오가와 이토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초초난난' 참 낯선 말이다. 발음과 글자가 예뻐서 어떠한
뜻을 담고 있었는지 궁금했는데, 작은 목소리로 즐겁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이나 남녀가 정답게 속삭이는 모습을 뜻한다고 한다.
그 해석조차도 참으로 예쁘다. 초초난난, 책을 읽기 전에도
책을 다 읽은 후에도 입에서 한참을 맴돈 말이었다.
이 책은 조용조용 사뿐사뿐하게 흘러가는 인상을 준다.
야나카에서 앤티크 기모노 가게를 운영하는 시오리,  그녀의 가게에
기노시타 하루이치로 라는 남자가 찾아오는데 그 남자는
차 모임에서 입을 기모노를 보러온 손님이었다. 편안함이 풍기는
기노시타에게 시오리는 애정을 느끼는데, 기노시타도 시오리에게
동일한 감정을 느끼는것 같다. 하지만 그의 왼손 약지엔 결혼반지가
끼워져있다. 딸도있는,, 유부남이었다. 어쩌면 이 부분에서 불편하게
생각하는 독자가 잇을것도 같다. 나역시 그러했으니 말이다.
자칫하면 불륜의 소재로 책이 끌려가진 않을까? 꼭 이 남자를 유부남으로
등장시켰어야 했나,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계속 읽을수록
그러한 생각은 사라졌고 오직 시오리와 기노시타에게 집중할수 있었다.
시오리는 그의 손가락에 끼워져있는 반지를 보고도,
자신의 마음을 거둘수가 없었다. 격렬한 사랑을 바란것도 아니었고,
그저 그와함께 걸으며 산책을 즐기고, 그를 위해 맛있는
음식과 차를 준비하고, 그것만으로도 그녀는 진심으로 행복해했다.
이 책은 조용조용하고, 사뿐사뿐하고 잔잔하다.
조용한 일본 마을이 배경이되어, 그 두사람의 이야기마저도
조용하고 잔잔해지는듯 하다. 그 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고나서 기모노에 대해서 관심이 커졌다. 우리나라 한복 외에는
다른 나라 전통의상엔 관심도 눈길도 가지 않았는데,
이 잔잔한 책을 만나고난후 자동으로 기모노에 관심이 생겼다.
책에서 시오리가 아끼는 기모노도 실제로 만져보고
입어보고 싶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그 곳
산책길을 기모노를 입고 또박또박 걷고 싶기도 했다.
기모노에 대한 내용들도 좋았지만, 이 책에는 느낄것들이
참 많았다. 일본의 골목들의 풍경과, 아름다운 경치, 다양한
축제들도 상세하게 보여지고 있어서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치 내가 그 장소에 있는듯한 느낌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다.  음식에 관해서도 정말 맛보고 싶을정도의 상세한 설명과
빛깔이 눈으로 보이는듯 했다.
오가와 이토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만나게 되었다.
책 한권으로 간접적이긴 하지만, 오감만족을 느끼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더불어 따뜻한 마음까지,,
이 책이 그러한 만족을 전해주어서 행복한 책읽기가 되지 않았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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