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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 전2권 - side A, side B + 일러스트 화집
박민규 지음 / 창비 / 2010년 11월

처음 박민규 작가님의 모습을 확인한건 '삼미슈퍼스타의 마지막 팬클럽' 에서 였다.
작가님의 모습을 보고 어찌나 깜짝! 놀랐던지, 그 모습을 넋놓고 한참을 바라보던
기억이 난다. 의외의 모습에 한번 놀라고 재미있던 소설에 한번 더 놀라고,
그 뒤로 다른 책들을 접하면서 신작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깜짝 놀랄만한 소설집을 들고나타 나타나셨으니, 박민규 작가님다운
소설집이 아닐까 싶다. 첫 소설집 '카스테라' 이후 5년만의 소설집이다.
이번 소설집은 이효석 문학상, 황순원 문학상, 이상 문학상을 두루 휩쓴 그의 굵직한 단편들로 채워져 있다.
책 이름은 '더블' 이다. 말 그대로 더블!! 참 특이하다.다른 책들과 사이즈부터 차이가
난다.(다른책들보다 가로가 더 길다,실제LP와 같은 사이즈의 아이디어에서 출발,
결국 책은 책이다 라는 결론 ^^) 책 박스에 두권의 책이
고스란히 들어있고, 책 두권사이에 아트북이 들어있다. 어떻게 보면 그냥
책이 두권 들어있다고 생각할수 있겠지만 ,박민규 작가님이라면 어떤 다른 뜻이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일종의 더블앨범과도 비슷하고, 그 안의 아트북은 앨범의 속지와도
같은 것이었다. 박민규 작가님처럼 정말 개성넘치는 책이 탄생했다.
책의 표지를 넘기면 날개부분에 보통 작가의 사진과, 작가의 약력을 소개하기
마련인데 이 책에는 ' 박 민 규 朴玟奎 1968년生. 소설가. ' 이게다다.
참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라는 느낌이들어 좋았던것같다.
함께 들어있는 아트북에는 책 두권에 실린 총 18편의 일러스트가 들어가 있다.
일러스트와 함께 각 작품에 얽힌 사연이 짧은 글귀로 함께 담겨있는데,
나는 그 문구들이 하나같이 마음에 들었다. 왠지 그 문구들을 읽으면서 박민규 작가님에
대해 뭔가를 알아가는 느낌이 들었다고 해야할까,,? 그중에 하나를 소개해 본다.
'누런 강 배 한척' - 이 작품은 작고하신 나의 아버지를 위해 씌어졌다.
아버지는 1933년에 태어나셨고, 더없이 속을 썩인 아들이 작가가 되던 2003년 갑자기
세상을 뜨셨다. 돌이켜보니 한번도 아버지께 감사하다는 말을 드린 적이 없었다.
이제 와 겨우 한 편의 소설이라니... 형사입건의 대상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 짧은 문장에 가슴이 찡한 사람은 분명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 글귀를 읽고 소설을 읽어서 그러한지 계속 가슴한켠이 아려왔다.
박민규 작가님이 어떠한 마음으로 소설을 집필하셨는지 감히 짐작해본다.
18편의 단편들중에 <한국인>이란 직업을 가진 모두에게 주는 글도 실려있다.
왠지 나에게주는 글인듯하여 연신 싱글벙글했다. 물론 나도 한국인이니 말이다!
18편의 단편들속에 많은 장르의 소설들이 녹아있다.
유머러스하고 발랄한 이야기는 기본이었으며, sf 장르로 어두운 작품들도 있었으며,
인간에대한 마음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녹여낸 소설도 있었다. 한 장르만을 소화해내기도
어려울것 같은데, 참 다재다능한 재능을 지녔다.
작가님의 글속엔 몇가지 특징이 있는 것 같다. 일단 문단문단이 자주 나뉘어진다.
그 문단과 문단사이의 공백, 그 공백에 더 강조하는 말들이 실려있다.
그래서 이야기의 흐름이 끊어지는 문단이 아니라, 오히려 그 내용을 더 강조하는 느낌을 심어준다.
그리고 문장이 길지가 않다는 점 이다. 길지않고 여러개로 나뉘어져 있는 문장.
오히려 읽기쉽고, 내용을 이해하기가 쉬워진다. 불필요한 말들을 걷어내고 ,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을 짧게 연결하고 연결해 결국엔 멋진 이야기로 탄생시킨다.
진행되는 이야기를 간결하고 급격하게 끊음으로 반전시켜 재미를 안겨주기도 한다.
때로는 소설의 결말이 뜬금없이 뚝 끝나서 당황스럽기도 한적도 있었지만, 이것이 또다른
재미를 안겨주는 것 같다. 물흐르듯 부드럽게 내용이 진행되고 결말을 예측하는것 보다
신선하게 느낄수 있으니 말이다.
박민규 작가님 다음번에는 어떠한 소설로 우리독자들을 기쁘게 해주실까?
다음번에는 따따블 소설로 어찌 아니될까? 기발하고 독특하고 창의적인 내용으로
언제나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