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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과 열 세 남자, 집 나가면 생고생 그래도 나간다 - 웃자고 한 일에 죽자고 덤빈 우리 바닷길 3000km 일주 ㅣ 탐나는 캠핑 3
허영만.송철웅 지음 / 가디언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요트에는 집단가출이라는 글귀가 적혀있고,
제목은 '집나가면 생고생 그래도 나간다'
이 얼마나 재미있는 글귀와 제목이 아닌가?
책을 먼저 편치기도 전에 표지만 보았는데도 웃음이
낄낄 터져나왔다.
'웃자'고 한 일에 '죽자'고 덤빈 그들의 바닷길
3000km일주를 함께해보자~
"산엔 백두대간, 섬엔 올레길. 저 넓은 바다엔 무슨 길이 없을까?"
이 말을 시작으로 그들의 술자리에선 단번에 바닷길 여행이
결정되었다. 술자리에서 쉽게 결정된 사항일지라도 가출?까지의
일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나같이 직업이 있는 사람들에 가정도 있을 것이다. 결코
짧지않은 시간동안 집에서 어떤 소리를 들으시려고 가출을
감행하셨는지 왠지 웃음이 쿡쿡 새어 나왔다.
15년이 지난 낡은 요트를 구입해서 2009년 6월 6일을 시작으로
1년여 시간 가까이 그들은 가출을 감행했다.
경기도 전곡항을 출발하여 서해 끝 격렬비열도에서 마라도,
울릉도를 거쳐 동해 끝 독도까지 1년간의 한반도 해안선
일주 대장정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집 나가면 생고생이라는 말이 맞다고 증명이라도 하듯이
그들의 항해는 순탄치만은 않았다. 모기는 밤낮없이 그들을
급습하여 끈임없이 괴롭혔으며, 추운 겨울에도 침낭하나에만
의지하여 잠을 청해야 했고, 계속 이어지는 배멀미와 싸우는
박영석 대장의 모습이 안쓰러워야 하는데 나는 왜 계속
웃음이 나왔을까..
바람이 강하고 파도가 높아서 위험에 처했던 그들의 모습,
하나같이 생고생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을 고생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돛을 올리고 로프를 묶는 게 너무 재미있어서 이마에
피가 철철 날 정도로 다친 줄도 몰랐다." 이렇게 말하는
허영만님만 보아도 알 수 있었을것이다. 독자들에게는
생고생으로 비칠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이번 항해는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줌과 동시에 희망까지 덤으로 가져가고
있었다.
그들이 도착하는 곳마다 그 곳 사람들의 따뜻한 정,
툭툭 무심한듯 하지만 그들을 살뜰히 챙겨주는 섬 사람들의
깊은 정 때문에 집단가출한 그들은 행복하게 항해를
계속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 목적지인 독도,, 하지만 그들은 독도에 접근 할 수 없었다.
1년간 높은 파도와 거친 바람을 뚫고 3,000킬로미터를 달려왔는데
눈앞에 둔 독도를 갈 수 없다는 사실에 그들도 속상했을 것이다.
나 역시 안타까웠는데 그들은 오죽 했으랴,
평생 잊지못할 추억을 소중한 이들과 함께해서 그들이
무척이나 부러웠다. 분명 1년여의 항해가 앞으로 살아가는데
큰 힘과 즐거움이 되어주리라 확신한다.
이들이 다시한번 모여서 다음번에는 어떠한 가출을 계획하게
될지 내심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