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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학교 - 이정록 시집
이정록 지음 / 열림원 / 2012년 10월
평점 :
엄마, 어머니...라는 단어가 사실 난 그리 익숙하지 않다.
할머니라는 단어를 더 익숙하게 느끼며 지내 온 30여년이었다.
엄마를 대신해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 주신 할머니가 있었기에
가슴 따뜻하고 소소한 꿈을 꿀 줄 아는 사람으로 잘 성장할 수 있었다.
어머니 같은 할머니를 생각하며 시집을 읽었다.
시를 읽으면서 할머니 냄새를 맡는 것 같았고, 할머니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다.
그리고 할머니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우리는 모두 어머니 학교의 동창생입니다.’ 참 찡하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글귀다.
어머니 학교는 어머니의 삶과 경험을 정겹고 구수한 말투로 이야기 하고 있다.
어머니의 한 말씀, 한 말씀 구구절절이 이제와 생각해보니 세상 이치다.
시를 읽으면서 할머니와 함께 했던 지난 날들을 회상할 수 있었고
그 사이 난 울고, 웃으며 흠뻑 어머니 학교에 취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내 맘을 다 내줘버린 시집을 만났다.
구수한 사투리가 있어서 좋았고, 순박한 소녀 같은 어머니가 있어서 좋았고,
나도 어머니 학교의 동창생임을 느낄 수 있게 해줘서 좋았다.
얼음 등짝
늙고 병들면
시도 때도 없이 등이 가려워야
햇살에 얼음 등짝이 꺼지는 것 같아
등 긁개한테라도 살 부비고 싶어서 그런 겨
무덤 속 칠성판에 베옷 눕힐 때 등 박히지 않게
편육을 만드느라 그런겨 찌푸리지 말고 평토 잘해봐
『어머니 학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