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ㅣ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88만원세대가 뭘까.....그건 비정규직 급여 119만원에 20대 평균 급여 비율 74%를 곱한 세전 소득이란다.
즉 20대의 5%만 삼성, 한전, 5급 공무원같은 탄탄한 직장을 가질수 있고 나머지95%는 88만원을 받는 비정규직을 유신세대 부모와 함께 어쩔수 없이 영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된데 대한 원인을 보는 저자의 시각이 특이하다.
입시교육에 길들여져 아무것도 할줄 모르고 나약한 의지에 잔대가리나 굴리는 20대에게서 원인을 찾기보다 운동(?)할거 다하고도 기회의 장이 활짝 열려있던 유신세대와 386세대의 기회독점을 탓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적어도 40대 이상이겠지?
참으로 겸허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고민도,취미도, 연애도...모든건 대학가고나서...라는 식으로 길들여진 10대를 보낸 청년들이 20대에 대학가도 여전히 토플 학점에 목숨걸다보니 아무것도 할줄모르는 건 당연지사....그런데 소위 문화계 인사를 자처하는 자가 경제불황의 원인이 20대가 게으르고 부모릐 뼈골을 빼먹기 때문이라는 사이비과학을 주장하며 20대를 사정없이 난도질하는 것도 모자라 자신을 반박하는 책에 대해선 자본주의 상술의 일환으로 루저들을 위한 달콤한 립써비스라니 내.원.참!
자신의 힘으로 모든걸 이룩했다는 오만함으로 똘똘 무장한뒤 높은 위치에 우뚝 서서 감정적인 태도로 호통을 내리치기보다 철저한 경제학 고증과 분석으로 현세태를 점검하고 대안을 마련했다는데 이 책의 매력이 있다.
세대간 경재, 인질범에 잡혀있는 10대, 정부와 기업 사의의 획일성을 강화시키는 20대 생산 독과점화, 최악의 조건에서 착취당하는 청소년 알바, 한국경제의 모순이 숨어있는 골프장, 20대에게 협소해진 예술 정치시장까지 스크루지와 돌아보고 나니 목이 칼칼해지는건 왜일까요....
재미있는건 대기업 공기업같은 탄탄한 직장은 물론 지영업까지 프랜차이즈화해가며 20대의 기회를 앗아간 40 50대들이 마케팅 장치에 의해 10대를 착취하고 정치표얻을때만 20대를 위한 공약을 내건다는 거다.
거기다 경제조직 위계에서 불법다단계가 조폭보다 아래에 있다니!
순전히 경제학적 입장에서 보건데 조폭은 진입장벽이 높은데다 자신의 식구는 기입시키지 않고 나름대로 머리와 신체라는 자산을 갖고 활동한다.
하지만 다단계는 20대에게 아무 진입장벽이 없으므로 계속 신규조직원을 끌어들이고 세대간 착취가 여지없이 벌어진다. 이 ‘막장인생’에 빨려들어갈 적이 있는 나로서도 진입장벽의 낮음을 실감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오.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20대를 불행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한마디로 요약하면 40 50대가 주축이 된 한국경제 주도세력이 10대를 인질로 잡고 20대를 착취하는 형국이라네...
경제활동 밑바닥에서 생산과 유통의 궂은 일을 도맡아하는 20대가 적합한 대우를 받지못한건 차지하고서라도, 뒤늦은 세대 독립경험 부족, 강요된 승자독식게임으로 인한 획일성으올 미래도 암울하기 짝이 없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중 자살률이 높은게 결코 청소년들이 나약해지는 증거는 아니다.
서양처럼 정신상담소에 거리낌없이 드나들 수 있으면 오죽 좋으련만 철저한 직업윤리없이 돈명예를 좆아 점수맞춰 의대에 온 일부 자격미달 의사들이 의시윤리지침 16조 2항을 거리낌없이 위반하고 정신과까지 진입장벽이 너무 높은 탓에 오늘도 우울증을 가슴에 품고 종교기관이나 점집같은 데서 기묘한 방식으로 해소한다오.
10대들이 가져야 할것들을 기성세대가 독점하는 현실에서 ‘자연은 우리가 아음세대에서 빌려온 것이다’라는 UN환경계획이 가슴찡하게 느껴지는건 왜일까.
가장 마음에 드는건 에필로그다.
불과 나보다 몇 살 아래같은데 경제학 전공아닌자가 쓴 그 글을 읽으며 아무리 삼류대출신이지만 경제학 전공자로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끝으로 이 책을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기억조차 나지 않을 '출판 마케팅 기획물'에 지나지 않을 책들 중 하나이기에 반박이나 분석의 가치조차 없는 책이라고 폄하하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