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한번인.생
조대연 지음, 소복이 그림 / 녹색문고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몽상가' , 군대 있을 때 나를 지칭하던 별명중에 하나 였었다.

언제 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병장을 달고 나서부터 나는 부쩍 자판기에 200원짜리 코코아와 함께 점오를 준비하곤 했었다. 점오 시작전까지 아무도 없는 쉼터에 앉아서 밝게 비추어진 경계등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이 잠기곤 했었다. '인생이란 무엇일까?' '행복이란 무엇일까?' '그럼 삶은 뭐지?'...

이러한 어찌보면 철학적인 사유에 대해서 혼자 묻고 답하며 끊임없이 생각하였고 남들에 생각또한 난 알고 싶었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점오시간 때 묻곤 하였고 그때마다 사람들은 나를 좀 독특한 사람, 즉 '몽상가'라고 불리웠던 것이다. 그것도 내가 짬밥이 되서 저렇게 점잖은 칭호로 불러준것이지 아마 계급이 낮았다면 '미친놈'이라는 더 적절한 칭호를 붙여주었을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 내가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만난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러한 철학적사유에 대해서 별 생각을 하지 않고 산다.그러기에 간혹 나와같은 사람을 만난다면 그들은 당황하고 '이방인' 취급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철학적 사유는 사람들에게는 못 털어놓고 '고독'이라는 나의 영원한 친구와 이야기를 주고받곤 했다.

 

『딱한번인.생』은 고독이외에 만난 새로운 내 친구다.

소개말에 있는 것 처럼 책 한 권에 들어 있는,인생 그것이 바로 『딱한번인.생』인 것이다.

난 처음에 이 책에 대한 소개를 접하고서 평범한 대중들이 겪는 평범한 삶을 작가가 애정어린 눈길로 그려낸 그러한 문학작품을 예상하고서 책을 들었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뭐랄까 소설이 아닌

평범한 군중에 대한 작가의 연민어린 시선이 책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다. 작가는 책 전체에 걸쳐서 시종일관 사람은 위로받고 싶은 거예요 라는 말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었고 그러한 반복은 작가의 마음을 내 가슴 깊숙히 들어오게 하였다.

 

페이지수가 채 200이 안되고 또 그중에 절반은 그림으로 덮여있는 이 책을 보면서 금새 읽고 서평을 작성해야지라는 생각은 채 5분도 안되어 생각을 바꾸게 하였다. 이 책 곳곳에 새겨져 있는 작가의 생각들은 나와 너무나 흡사한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바로 군대시절 점오시작전에 쉼터에 앉아서 코코아와 함께 철학적인 사유에 대해 생각하던 바로 나 자신말이다.

영원히 멈추지 않는 추의 흔들림처럼 무한히 반복되는 일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인생의 의미는 죽음에서 비롯되나봐요                           -p54中-


죽음은 또 하나의 탄생이라고 내가 말하면 사람들은 정말 안병장님은 '몽상가'십니다 라면서 말하곤 하였는데 나의 생각과 닮은 사람을 만나다니...!! 정말 색다른 경험이였다.

 

짧은 글 속에 여러가지 인생에 관해서 작가의 생각와 나의 생각을 '비교' 해 보면서 오랜만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을 수 있었던 『딱한번인.생』....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
 

 

 

# 인상 깊었던 이야기 p36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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