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의 일
북노마드 편집부 엮음 / 북노마드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언젠가 서점을 닫는다…… 아직 서점 일을 오래 한 건 아니지만, 책방을 찾아오는 사람들 때문에 주저할 것같아요. 이 공간이 탄생한 걸 반겨준 동네 사람들, 해운대에 책반이 생겨서 좋다고 응원해준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분들의 환한 얼굴을 생각하면 문 닫기를 망설이겠죠.
혼자 조용히 들어와 찬찬히 책을 살펴보고는 주섬주섬쌈짓돈을 꺼내 시집 한 권을 사가는 학생의 단정한 뒷모습, 혼자 와서 책을 살 때는 몰랐지만 다음에 애인과 함께 와서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조잘조잘 이야기하는 어떤 이의 목소리, 아가를 안고 행여 깰까 봐 빠르게 각자 원하는책을 한 권씩 고르던 젊은 부부의 서두름.….
제가 여기에서 목격하는 사랑스러운 것들 때문에 그만두는 건 힘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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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수백 년간 장인에서 장인으로 이어져 내려온 바로 그 방식으로 묵묵히 일하고 있는 가죽 장인을 바라보며 우리 삶도 저렇게 정성스럽고, 배려가 넘치며, 세상의 시끄러운 소음에 휘둘리지 않기를 빌었다. 저물어가는 피렌체의 밤, 나는 두오모 성당 주변을 하염없이 걸으며 골목길의 두오모, 가로등의 희미한 불빛 사이로 번져가는 두오모, 멀리서 바라본 두오모를 이리저리 사진으로 찍어보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피렌체를 지금까지 지켜온 힘은 단지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아니라 저 은발의 가죽 장인처럼, 자신의 자리에서 말없이 소중한 것들을 꿋꿋하게 보살펴온 사람들의 소리 없는 열정임을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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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도르프 교사들은 청소년기를 인간이 겪게 마련인 두 가지 원형의 경험, 즉, 어린 시절의 마법 같은 순수함의 상실과 비판적인 사고, 성숙한 판단력,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성인기의 탄생이 서로 교차하는 때라고 본다. 따라서 상급과정 교사는 그 탄생을 도와주는 산파이자 슬픔을 다독이는 상담사가 되어 아이들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탄생과 죽음 모두를 보듬어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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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가장 소외된 아이까지도 모두 ‘우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는 ‘우리‘의 개념에 누가 빠졌는지 계속 살피게 하는 멋진 제도다. 그래서 다수의 원칙에 따르되 소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말한다. -<그들이 우리이고 우리가 그들이다>, 이유진(1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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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을 닮은 저돌적이고 풋풋한 동주의 고백이 나를 두드렸다.
"너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 너를 더 알 수 있는 기회."
동주가 조곤조곤 덧붙였다. 둑이 무너지듯 허술했던 벽이 와르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 지은의 마음을 좀 무시해도, 아이들이 좀 숙덕거려도, 동주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나를 죽일 듯한 눈빛으로 쏘아봐도 동주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견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 것들을 견뎌 보고 싶어졌다. 나 또한 동주와 친해지고 싶으니까. 더 긴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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