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끝장 12계단 - 전12권 (워크북 12권 + 벽그림 1장 + 스펀지 교구 66조각) - 한글 끝장내는 24주 프로그램
삼성출판사 편집부 엮음 / 삼성출판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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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학습지나 학원에 맡기지 않고 직접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치고자 하는 엄마라면 좋은 한글교재는 필수일 것입니다.
44개월 된 둘째는 아직 한글을 모릅니다. 옆에서 큰 아이가 책을 읽으면 따라쟁이 둘째가 같이 앉아 책을 보는 시늉을 하곤 합니다.
그런 아이의 모습을 보니 슬슬 작은 녀석도 한글을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적당한 한글교재를 찾다 보니 삼성출판사에서 만든 새로운 한글교재가 눈에 띄었습니다.

아직 아이가 한글을 모르니 총 12계단의 책 중에서 1, 2계단 첫 시작 책부터 시작했습니다.
1단계는 처음 연필을 쥐는 아이들을 위해 연필 쥔 손의 힘을 키우고 글씨 쓰는 연습을 하는 단계이고, 2계단은 ㄱ부터 ㅎ까지 자음을 익히는 단계였습니다.

1계단 책을 보면 처음에는 직선, 사선, 곡선에서 시작하다가 차츰 한글 자음을 따라 쓰게끔 합니다.
이때는 재미있는 길이나 기찻길 등으로 글자를 써보지만 무슨 글자인지는 알려주지 않아요. 먼저 접해서 눈에 익힌 다음 2계단 책에 가서야 그 글자의 소리를 알려주죠.

운필력도 무조건 연필로만 쓰는 것이 아니라, 색칠하기, 그림 그리기 등으로 다양하게 변화를 주니까 아이가 싫증을 느끼지 않고 잘 따라 했어요.

학습 체계표를 보니 그 뒤로도 모음 익히기, 자음과 모음의 조합, 기본 낱말 쓰기, 쌍자음, 이중 모음, 받침 등으로 나가서 마지막에 복잡한 문장을 읽고 쓰는 단계까지 나아가도록 구성되어 있더군요.

특히 마음에 드는 것은 한글 벽그림입니다.
책은 아무래도 공부하는 느낌이 들지만 벽그림은 틈틈이 보면서 글자 찾기, 조합하기 놀이 등을 하니까 아이가 놀이로 받아들이고 재미있어해요.

예를 들어 우유, 아이, 아기, 요요 등 모음 ㅇ이 들어가는 단어를 불러주고 아이한테 그 글자를 찾아 짚어보게 하는 거지요.
ㄱ 계단에서는 가구, 고기, 기구, 교구, 아가, 아기, 우기, 
ㄴ 계단에서는 누나, 누이, 나이, 누구 등 한 단계씩 나아갈 때마다 앞 단계의 글자들도 조합해서 찾게 했어요.
큰 아이까지 가세하다 보면 서로 경쟁이 되어 더 열심히 찾아요.

이 책의 장점이라면 이렇게 단계가 세분되어 있기 때문에 현재 내 아이의 한글 습득 상태에 따라 맞는 단계를 선택해 시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중간부터 시작해도 되고, 잘하는 부분은 건너뛰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도 있지요.

이렇게 한글을 가르치다 보면 언젠가는 두 녀석이 함께 나란히 앉아 정말로(?) 책을 읽는 날이 오지 않을까 꿈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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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눈물 - 슬프도록 아름다운 삶이 춤추는 땅
장형원.한학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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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큐멘터리를 좋아한다. 영화처럼 화려한 3D나 극적 긴장감을 주는 스토리가 없지만, 지구 어디선가 실제로 일어나는 이야기이고 잔잔한 전개 속에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무언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MBC 다큐멘터리 '아프리카의 눈물'은 영상보다 책으로 먼저 접하게 되었다.
책을 읽는 동안 나의 상상과 책 속의 사진으로 아프리카라는 척박한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 볼 수 있었다.
또한, 저자가 언급하는 뉴스는 바로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면서 읽어서 인지 다큐멘터리 한 편을 같이 본 느낌이 들었다.


책에 나오는 아프리카인들의 삶의 모습은 굳이 세세히 설명하지 않겠다. 이 책에서 가장 말하고 싶은 바는 따로 있다고 생각하니까.


아프리카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혹시 초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얼룩말이나 바위 옆에 누워있는 사자가 생각이 나는가? 그리고 창을 들고 동물을 사냥하는 부시 족의 모습도 함께?
물론 이런 이미지도 아프리카의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평화로운 풍경 뒤에 숨어있는 처절한 삶의 모습을 보아야 한다.

나는 아프리카라는 말을 들으면 다음 단어들이 연상된다.
사막, 전쟁, 가난, 기아, 물 부족, 미개발......
이렇게 막연하게 떠오르는 이미지를 사실로 확인시켜 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그리고 아프리카가 황폐해지는 데에는 지구 온난화가 있었다.

이제는 너무 자주 들어서 우스갯소리처럼 들리기도 하는 이산화탄소 증가와 지구 온난화 문제,
우리나라에서는 경험할 수 있는 지구 온난화의 폐해는 봄, 가을이 짧고 여름과 겨울이 길다. 라던가 제주도에서는 열대작물을 재배할 수도 있다.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아프리카로 가면 문제가 달라진다. 아프리카에서는 기후 변화가 생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대륙의 영토 대부분이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고, 필연적으로 물 부족과 기근을 가져온다.

점점 사람들이 살 수 없는 땅으로 변해가다 보니 농업과 목축이 무너지게 되고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아 다른 나라로 떠나게 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1,000만 명의 노동자들이 몰리는 바람에 일자리가 부족해지고 임금도 떨어지게 되었다. 이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적대감으로 이어지고 결국 폭동을 가져왔다.

2008년 '버닝맨 사건'은 남아공의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 외지인에 대한 적대적 공격)를 대표하는 사건일 뿐만 아니라 기후 문제가 우리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일 것이다.

아프리카는 지구 온난화에 가장 적은 영향을 미쳤지만, 제일 큰 피해를 보고 있다.
국가적 이익 때문에 지구의 절규를 무시하고 있는 거대국가들은 아직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는 후손들에게 사막밖에 물려줄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

개개인의 힘은 미약하겠지만, 사람들이 이러한 환경문제에 관심을 두고 목소리를 모은다면 제일 먼저 '아프리카의 눈물'을 멈추게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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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와 함께하는 개와 늑대의 시간 - 드라마 메이킹 북
사과나무 픽쳐스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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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개와 늑대의 시간> 드라마가 화제리에 방영되고 있었을 때는 TV를 좀 멀리해야겠다는 생각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다가, 

뒤늦게 이준기에 꽂히면서(!) 그에 대한 영화, 인터뷰, 드라마 등을 관심 있게 보게 되었다.

사실 이 책도 순전히 이준기라는 배우 때문에 읽게 된 책이었지만, 점점 이준기라는 배우 못지않게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드라마 자체에 빠져들게 되었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준기와 함께하는)(드라마 메이킹 북)>은 드라마를 책으로 펴낸 것이다.

드라마 내용, 등장인물 소개, 배우들의 인터뷰, 촬영 에피소드, 사진 등등, 책을 읽는 동안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생생하게 다가왔다.

이 드라마는 2007년 이준기가 군대에 가기 전에 찍은 것이지만 지금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그만큼 잘 만든 드라마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이준기뿐만 아니라, 정경호, 남상미, 그리고 이제는 중년이 된 최재성까지 다양한 연기파 배우들을 접할 수 있어서 반가웠다.



처음에 '개와 늑대의 시간? 무슨 뜻이지?' 하고 의아했는데

이준기의 인터뷰 중에 드라마 마지막 대사에 그 뜻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해 질 녘, 모든 사물이 붉게 물들고, 저 언덕 너머로 다가오는 실루엣이 내가 기르던 개인지, 나를 해치러 오는 늑대인지 분간할 수 없는 시간."

아마도 이 대사가 <개늑시> 드라마를 한 문장으로 압축한 내용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느와르(누아르-noir) 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도 알게 되었다.

느와르는 범죄와 폭력을 다루면서, 도덕적 모호함이나 성적 동기에 초점을 맞추는 일군의 영화를 가리키는 말로, 주로 암흑가를 무대로 한 1950년대의 할리우드 영화가 그 대상이다. <개와 늑대의 시간>은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느와르 드라마였다.


 


드라마를 보지 않은 이에게는 <개늑시>에 대한 관심을 이끄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지만, 드라마 마니아라면 어쩌면 정보가 부족하다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좀 더 다양한 메이킹 자료들이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메이킹 북이라고 하면 팬들이 만드는 다양한 자료들과 글, 영상들로 만드는 책의 이미지가 있었다.

이렇게 직접 출판된 책으로 접하게 되니 팬들의 마니아적인 면은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이 책을 시작으로 앞으로 다양한 드라마나 영화들이 메이킹 북으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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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의 사람들 - 인간 악의 치료에 대한 희망 보고서, 개정판
M. 스콧 펙 지음, 윤종석 옮김 / 비전과리더십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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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사이코패스(psychopath)' 혹은 '소시오패스'에 대한 책이다.

특이하게도 정작 이 두 단어는 책에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저자는 사이코패스인 사람을 '악의 사람' 곧, '거짓의 사람들'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책을 읽는 독자는 곧 이 단어들이 모두 같은 뜻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소개된 사례를 보면

자살한 형 때문에 우울증에 걸린 아들에게 형이 자살할 때 사용한 총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는 부모-그들은 왜 그것이 문제인지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역시 우울증에 걸린 아들을 위한 의사의 조언과는 반대로만 하는 부모, 딸의 독립을 훼방 놓는 엄마의 이야기 등에서 섬뜩한 느낌마저 든다.


이 책의 경우 외에도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아픈 아이들 뒤에는 아픈 부모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부모에게 문제가 있더라도 아이는 그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게 되며, 그래서 부정적인 자아상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악한 부모를 둔 자녀는 진짜 악한 사람은 부모가 아니라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러한 악들도 특정한 정신 질환의 형태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나아가 귀신들린 사람들에게는 치료자로서 동정을 느끼고 귀신을 쫓아내기 위해 노력하지만, 악에 속한 사람(사이코패스)은 그 자체가 악에 속한 느낌이 들어 치료자 자신도 거부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인다.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사이코패스는 사탄 그 자체인 것 같다.

평범한 보통의 사람들은 완벽한 모습을 보이는 '거짓의 사람'에게 본능적인 경계심과 혐오감을 느끼게 된다. 실제 저자 역시 그 느낌을 무시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악이 혐오감을 주는 것은 그것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악한 사람과 오래 함께 하다 보면 그 악은 반드시 사람을 오염시키거나 파괴한다.

악과 싸운다는 것은 우리 자신이 악하여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 된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악한 부모와 함께 한 자녀는 이런 건강한 반응 기전이 아예 파괴되어 버린다.



그렇다면 '악한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그들은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끊임없이 자신을 은폐하고 위장한다. 그들의 결함은 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죄를 인정하는 것을 거부하는 마음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속마음은 악하지만, 겉으로 선하게 보이려는 마음은 아주 강하다. 이때의 '선함'이란 악을 가리는 가식과 위선이다. 다시 말해 그것은 거짓이며 그들이 '거짓의 사람들'인 이유이다.


그들은 위장의 대가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악함을 꼬집어 찾아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한 위장의 특성상 이들이 가장 흔히 발견되는 장소 중의 하나가 바로 교회이다. 악한 사람들은 교회가 주는 경건으로 숨어들어 가는 성향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악한 사람들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일관성이다.

그 악함이 미미할지라도 그것은 지속해서 반복된다.



그들은 자신의 악을 다른 사람에게 뒤집어씌우려는 경향을 보인다. 정신의학에서는 투사(projection)이라고 부르는 일종의 방어기제이다.

자신은 조금도 악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서는 끝없이 악을 찾아내는 것이다.



"악은 정신적 성장을 피하려고 행해지는 정치적인 힘의 구사, 즉 공개적이거나 은폐적인 압력을 통하여 자신의 의지를 다른 사람에게 부과하는 것이다." - p.133



악은 유전될까? 저자는 경험으로 그렇다고 말한다. 악이 유전자 때문인지, 자녀가 부모를 보고 배우기 때문인지, 아니면 부모에 대해 방어하려다 그렇게 되는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다양한 사례에서 볼 때 유전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따라서 저자는 일련의 선택들이 쌓여서 오랜 시간 서서히 악해져 간다는 프롬의 의견을 지지하고 있다. 

인간은 우연히, 혹은 운명적으로 악과 파트너가 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덫을 놓는 것이다. 이것은 집단 악과도 관련이 있다.

어떤 집단에 속한 것도 스스로 선택에 의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 집단이 악을 행하는 것도 결국 자신의 선택이다.



책은 특이하게도 귀신들림과 집단의 악에 대해서도 접근하고 있다.

전쟁 때 군인들이 선량한 양민을 무차별 살해하는 것, 나치의 유대인 학살, 미국의 베트남 전쟁발발도 집단의 악이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악한 이들을 질병의 하나로 보아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일반적으로 아픈 사람들에 대해서는 동정과 연민의 감정을 가지는 데 반해, 악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분노와 혐오감, 경계심, 증오 등의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다. 


절대 가볍지 않은 분량의 책이지만, 책의 몰입도는 높다. 이 책은 선과 악에 대해 분별할 수 있는 눈을 뜨게 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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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우리는 가족입니다 - 가족의 개념을 새로 쓰다
이예진 지음 / 바이북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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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가족은 이전과는 많이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혈연으로 이루어진 전통적인 가족에서 못지않게 다양한 구성의 가족들이 많아지고 있다.

결혼제도를 거부하고 동거를 택한 가족, 독신 가족, 한 부모 가족, 조부모 가족, 인종, 국적이 다른 가족, 이혼이나 사별 등으로 기존의 가족이 해체되고 새로 구성된 가족, 동성 가족 등등 매우 다양하다.


이제 가족은 혈연적 DNA만으로 정의할 수 없게 되었다. 현대사회에서 가족의 정의와 그 의미는 무엇일까?


저자인 이예진 씨는 조금은 특이한 가족을 이루고 있다.

우선 그녀는 프랑스 남자와 국제결혼을 했다. 그는 이전에 결혼한 적은 없지만, 저자를 만나기 전부터 이미 두 딸의 아버지였다. 

그리고 현재 한국이 아닌 프랑스 시골 마을에서 살고 있다.

사실, 특이하다는 말은 한국사회의 시각에서 본 것일 뿐, 그녀가 속해있는 사회에서는 전혀 이상하지 않는 가족의 모습이다.



이 책은 그녀의 결혼 이야기와 프랑스에 살면서 그녀가 만난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가정에서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새엄마 콤플렉스에 관한 이야기도 담담하게 풀어가고 있다. 심지어 저자는 의붓딸들의 친엄마와도 한 동네 살고 있다. 한국인이었던 저자가 이 전 부인과의 껄끄러움을 프랑스적인 문화관점에서 해결하는 모습도 보인다.



프랑스에서는 현직 대통령도 이혼과 재혼을 하는 나라이다. 가족이 해체되고 다시 구성되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것 없는 나라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자녀가 겪어야 하는 아픔과 정서적 불안 등은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이다. 하지만 적어도 부모가 이혼, 혹은 재혼한 가정이라고 해서 학교나 사회에서 차별당하는 일을 없다.



프랑스의 특이한 제도 중의 하나가 'PACS(시민연대협약)'가 있다.

이 제도는 함께 사는 이성, 혹은 동성의 성인에게 결혼이라는 제도를 거치지 않으면서 가족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이다.

그동안 동거는 아무리 오랫동안 부부처럼 살았다 하더라도 법적, 사회적 권리나 상속권을 인정받지 못해왔다.

PACS는 커플이 시청에서 그 기본 내용에 동의한다는 서류에 각자 사인만 하면 그 효력이 발생한다.

철회도 매우 간단해서 등기 우편으로 계약 철회 의사만 밝히면 된다.

결혼은 하지 않지만, PACS로 사회적 법적인 보호막을 얻게 되는 것이다. 실제 몇십 년 씩 결혼하지 않고 PACS 계약만으로 사는 커플도 많다고 한다.

PACS 제도가 만들어진 지 13년이 지났다고 한다. 이제 이 제도는 프랑스 사회에서 완전히 안착한 것 같다.



프랑스는 동성커플에 대해서도 관대한 편이다.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람일지라도 적어도 겉으로는 이들을 존중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아직은 한국에서는 용납하기 어려운 가족의 모습이다.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인정하려는 노력이 있지만 아직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쉽게 떨쳐버리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어느 책에서 본 기억에 의하면 단일 민족을 외치던 우리나라조차 단일 민족이었던 적이 없다고 한다.

외세의 침입이 끊이지 않았고 실제로도 삼국시대부터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정착해 산 기록들이 있다고 한다.

그런 역사적 관점에서 본다면 단일민족정신이 외세의 침입에 저항하는 힘이 되어 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의 생각을 바꾸어야 할 때다.

이미 한국은 한민족이 아니라 다민족 국가로 이루어가고 있으니까 말이다.



기존의 가치관을 부수고 편견을 버리는 것, 그리고 나와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

아마도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사회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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