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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우리는 가족입니다 - 가족의 개념을 새로 쓰다
이예진 지음 / 바이북스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오늘날 가족은 이전과는 많이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혈연으로 이루어진 전통적인 가족에서 못지않게 다양한 구성의 가족들이 많아지고 있다.
결혼제도를 거부하고 동거를 택한 가족, 독신 가족, 한 부모 가족, 조부모 가족, 인종, 국적이 다른 가족, 이혼이나 사별 등으로 기존의 가족이 해체되고 새로 구성된 가족, 동성 가족 등등 매우 다양하다.
이제 가족은 혈연적 DNA만으로 정의할 수 없게 되었다. 현대사회에서 가족의 정의와 그 의미는 무엇일까?
저자인 이예진 씨는 조금은 특이한 가족을 이루고 있다.
우선 그녀는 프랑스 남자와 국제결혼을 했다. 그는 이전에 결혼한 적은 없지만, 저자를 만나기 전부터 이미 두 딸의 아버지였다.
그리고 현재 한국이 아닌 프랑스 시골 마을에서 살고 있다.
사실, 특이하다는 말은 한국사회의 시각에서 본 것일 뿐, 그녀가 속해있는 사회에서는 전혀 이상하지 않는 가족의 모습이다.
이 책은 그녀의 결혼 이야기와 프랑스에 살면서 그녀가 만난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가정에서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새엄마 콤플렉스에 관한 이야기도 담담하게 풀어가고 있다. 심지어 저자는 의붓딸들의 친엄마와도 한 동네 살고 있다. 한국인이었던 저자가 이 전 부인과의 껄끄러움을 프랑스적인 문화관점에서 해결하는 모습도 보인다.
프랑스에서는 현직 대통령도 이혼과 재혼을 하는 나라이다. 가족이 해체되고 다시 구성되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것 없는 나라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자녀가 겪어야 하는 아픔과 정서적 불안 등은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이다. 하지만 적어도 부모가 이혼, 혹은 재혼한 가정이라고 해서 학교나 사회에서 차별당하는 일을 없다.
프랑스의 특이한 제도 중의 하나가 'PACS(시민연대협약)'가 있다.
이 제도는 함께 사는 이성, 혹은 동성의 성인에게 결혼이라는 제도를 거치지 않으면서 가족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이다.
그동안 동거는 아무리 오랫동안 부부처럼 살았다 하더라도 법적, 사회적 권리나 상속권을 인정받지 못해왔다.
PACS는 커플이 시청에서 그 기본 내용에 동의한다는 서류에 각자 사인만 하면 그 효력이 발생한다.
철회도 매우 간단해서 등기 우편으로 계약 철회 의사만 밝히면 된다.
결혼은 하지 않지만, PACS로 사회적 법적인 보호막을 얻게 되는 것이다. 실제 몇십 년 씩 결혼하지 않고 PACS 계약만으로 사는 커플도 많다고 한다.
PACS 제도가 만들어진 지 13년이 지났다고 한다. 이제 이 제도는 프랑스 사회에서 완전히 안착한 것 같다.
프랑스는 동성커플에 대해서도 관대한 편이다.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람일지라도 적어도 겉으로는 이들을 존중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아직은 한국에서는 용납하기 어려운 가족의 모습이다.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인정하려는 노력이 있지만 아직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쉽게 떨쳐버리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어느 책에서 본 기억에 의하면 단일 민족을 외치던 우리나라조차 단일 민족이었던 적이 없다고 한다.
외세의 침입이 끊이지 않았고 실제로도 삼국시대부터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정착해 산 기록들이 있다고 한다.
그런 역사적 관점에서 본다면 단일민족정신이 외세의 침입에 저항하는 힘이 되어 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의 생각을 바꾸어야 할 때다.
이미 한국은 한민족이 아니라 다민족 국가로 이루어가고 있으니까 말이다.
기존의 가치관을 부수고 편견을 버리는 것, 그리고 나와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
아마도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사회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