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두 개의 미소를 지닌 여인 ㅣ 까치글방 아르센 뤼팽 전집 17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 / 까치 / 2003년 9월
평점 :
품절
안타깝다. 1권의 화려한 등장과 탈옥, 이후 기암성-813-수정마개-호랑이 이빨로 이어지는 뤼팽의 대표작들을 읽으며 추리물이라기보다 뤼팽이라는 캐릭터 자체에 빠져들어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따라가느라 책장이 정신없이 넘겨졌다. 전쟁시리즈라고 불리우는 포탄파편과 황금 삼각형은 실망적이었지만 귀여운 단편집들로 다시 의욕을 찾았고, 불가사의한 저택과 초록 눈동자의 아가씨가 덜 재미있었다면 바리바가 다시 약간의 희망을 가지게 하는 그런 식이었다.
그런데 이건 정말 아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무엇보다 나는 여기 등장하는 뤼팽에 별로 매력을 느낄수 없었다. 젊은시절 세계를 무대로 모험을 즐기던 뤼팽은 어디갔는가! 나이가 들어도 그렇지, 이 책에 등장하는 뤼팽은 그저 야망보다 남 골려주는걸 더 즐기는듯한 호색한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오히려 뤼팽이 한심하다고 비웃는 상대 꺽다리 폴과 비슷한 정도....
게다가 결말은 어찌나 실망스러운지! 두개의 미소를 가진 여인에 대한 비밀까지는 좋았는데, 그 이후의 결말에 대해서는 어이없는 웃음조차 나오지 않을정도다.
다음권 빅토르가 내 취향 책인듯하니, 다시 한번 기대해본다. 아무튼 건너뛰어도 그다지 상관없는 시리즈의 한권이다. 이 책이 과연 813을 쓴 작가의 작품인지, 아니 거기 나왔던 뤼팽인지 안타까울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