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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형법정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19
존 딕슨 카 지음, 오정환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평점 :
사실 너무 좋은 책 혹은 정말 별로였던 책은 리뷰를 남기게 되지 않는다. 순전히 내 경우 그렇다는 말이다. 1~5까지 점수로 환산하여 표현한다면, 5점수의 책은 이 책은 언제나 내 책장에 꽂혀있을 책이기에 리뷰를 남길 생각이 들지 않는다. 반면 1점 혹은 0점의 책은 읽다가 접는 경우이거나 인내심을 갖고 다 읽은 후에도 도무지 쓸말이 없기때문에 리뷰따위 쓰고싶은 의욕이 들지 않는것이다. 결국 리뷰를 남기게 되는 책은 2~4점대의 책이란 소리가 된다. '읽고나니 별로'라는 책이 2점정도의 책이고, '재미있어요!'정도의 책이 4점대.
지나치게 수치화시켜 생각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어제 화형법정을 읽고 책을 덮고난 후, 나는 꼭 리뷰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째서? 이 책은 재미있고 독특하면서도 읽기는 어려웠고 그렇다고 어렵게 쓰여진 책은 아니었기때문이다.
딕슨카가 어렵게 쓴걸까, 아님 번역의 문제일까? 원서를 읽어보지 않았는데 그는 한 문장을 길게 쓰는 타입의 작가였나보다. 작가의 문체 자체의 문제일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엔 동서미스테리북스의 과거 혐의가 너무 짙다. 첫 두어장을 읽고 도저히 읽혀지지가 않아 책을 덮은후, 힘을내어 다시 읽었는데 조금 적응을 하다보니 읽을수있었다. 그런데 무슨 움베르트 에코 책을 읽는 기분이었다.
몰입이 되지 않는건 문장을 컴마로 나누어놓기 때문이다. 문법책처럼 문장문장마다 컴마가 있다-_-;; 자연스레 읽는 패턴이 턱 막힌다. 그리고 불필요한 ' '처리역시 의문이다. 원작에 충실한것인가? '끌'을 가지고 오는게 좋겠어요, 이 문장에서 도대체 왜 작은따옴표를 써서 집중, 강조하게 한것인지.. 이런식으로 독서가 물 흐르듯이 되는것을 막는 돌들이 군데군데 포진되어있다는게 이 책의 치명적 단점이다.
이렇게 써서 이 책의 훌륭함 장점을 무시하는것같아 안타깝다. 특이한 소재와 개성있는 캐릭터야말로 이 책의 최대 즐거움이다. 퀸의 Y의 비극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화형법정의 분위기역시 즐길수있을것으로 생각된다. 괴팍한 노인과 가족들, 독약, 단절된 집... 이 시리즈의 책중 무시할만한 내용의 책은 없다. 읽으며 이것을 영상화 한다면 어떨까 상상도 해봤는데, 어쩐지 일본 추리드라마같은 분위기가 될것같았다.
나에게 이 책의 미스테리가 세개있다.
1.고던은 어수선함을 더하는 존재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인가. 나오려면 진작 나오지..-_-
2. 장의사는 왜 나왔지?
3. 대체 탐정은 누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