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더듬이 주교 동서 미스터리 북스 107
얼 스탠리 가드너 지음, 장백일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일 누가 여름휴가용 책을 고민한다고 하면 페리메이슨 시리즈를 추천하겠다. 

캐릭터가 잘된 작품을 좋아하기에 페리메이슨이 마음에 든 나는 이 시리즈가 좋아질수밖에 없었다. 작가 스스로가 외모를 묘사하지 않아 독자가 맘대로 외모를 상상하게 만들어버린 페리메이슨 -나는 회색빛나는 그다지 비싸지도, 싸보이지도 않는 수트 차림에, 구두는 언제나 더럽고 고급 시계를 차고, 적당히 체격이 있고, 곱슬머리에 눈썹이 짙고 급해보이게 소리지를 준비가 되어있는 입에 눈은 선량한 그런 모습이 그려진다- 과 가끔 불평하면서도 임무완수하는 드레이크, 그리고 델라가 있는 탐정사무소가 좋다. 이들은 적어도 추리소설세계내에서는 인간적이고 현실적이다. 냉정한 모습을 보이는 페리 메이슨에게 인간적이라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거릴 사람도 있겠지만 사건현장에 방문하여 내용을 풀어내는 탐정보다는 그래도 뭔가 사람들의 냄새가 나니 인간적이라는 것이다. 

언제나와 같은 시리즈라 딱히 리뷰를 남길 생각은 없었지만 뒤의 단편들때문에 남기기로 한다. '말더듬이 주교'본 이야기는 읽을 당시엔 좀 어려웠고 헷갈렸다. 한번에 읽지않고 잘때 몇일에 나눠 읽으니 재니스가 누가 누구고 주교는 대체 뭔지 기억이 안나서 영 헷갈렸던것이다. 하지만 읽고나니 언제나처럼 뭐 나쁘진 않았다. 이 시리즈는 정교한 트릭의 해석과 조연들의 관계보다는 페리메이슨과 드레이크의 해결에 치중되어있는것이다. 

가드너의 단편 '위험한 과거'가 매우 재미있었다. 오헨리스러운 반전이 아주 통쾌하고 귀여웠다. 가드너는 뭔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쓸수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읽는 내내 스텔라의 생각을 알지 못하는 나는 조지의 마음이 되어 답답하고 조마조마해져 있던것이다. 

다음의 단편 '열병나무'역시 흥미있었다. 두 남녀의 심리상태를 세밀하게 묘사한 수작이다. 이렇게 쓰니 너무 틀에 박힌 표현인데, 여기 나오는 등장인물은 약간의 조연외에는 두 남녀가 대부분의 이야기를 끌어가고있다. 열병나무가 실제 있는 나무인지는 모르겠는데, 커뮤니케이션이 부재하는 그 답답함, 아프리카의 더운 공기가 읽는 내내 느껴져서 고통스러웠다. 이 이야기는 무서운 이야기지만 안타깝고 맘이 아픈 이야기라 오래오래 기억이 남을것같다. 여기 나오는 트리시아와 포드는 많은 이들과 다르지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