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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중독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창해 / 2002년 5월
평점 :
절판
어제 점심부터 너무 아파서, 저녁 여섯시쯤에야 제정신을 차린듯하다. 잠도 안오고 움직이기도 힘든 상황에서 책이나 읽기로 결정했는데 공교롭게도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다 읽은 상태. 책장에 있던 책중 선택된 책이 바로 이거다. 사실 크게 고민할것도 없던게 왠지 모르게 토요일부터 나는 이 책이 생각났던것이다. 그래서 서점에서 찾아봤으나 없었는데, 지금 보니 절판이다. 러브홀릭이라는 이름으로 재출간되어있구나.
역시 재미있었다. 이 책은 읽을때마다 중간만 읽은적이 없다. 어제도 결국 끝까지 다 읽어버렸고, 항상 그렇듯 유쾌하지 못한 기분이었다. 그러나 몇가지 느낀 기분이 있어 결국 리뷰를 남기기로 했다.
내가 이 책을 산건 제목에 이끌려서였다.
몇년전인지 기억도 안난다. 하지만 당시 나는 연애를 하고 있었고, 어떤 연애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야마모토 후미오라는 작가도 플라나리아라는 대표작도 난 모른다. 그러나 서점에서 책 제목을 보고 책을 집었고 책 앞인지 뒤에 나오는 이 책의 대표문구(난 손을 너무 꽉 잡는다 운운하는)를 보고 주저없이 계산대로 가는 장면은 지금도 생생하게 눈앞에서 필름처럼 기억난다. 나는 제목이 연애중독이라고 해서 끊임없이 연애를 하는, 혼자인 상태를 견디지못하는 그런 여자의 이야기를 생각했었고 책을 읽으며 그런 이야기가 아닌줄을 알았지만 미나즈키가 너무나 안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럴수있지. 미나즈키는 후지타니를 정말 사랑했구나.
그런 마음으로 책장을 덮었고 한참동안 책을 읽지 않았다. 그러다 어제 오랫만에 읽은것이다.
그런데 어제 책을 다시 읽으며 참 많은 시간이 지났다는걸 깨달았다. 그때와 다른 생각이 든 것이다. 미나즈키는 사람을 사랑한것인가, 사랑을 사랑한것인가. 이러한 궁금증은 분명 몇년전 책을 샀을때는 조금도 들지 않던 생각이다. 미련이라고 할수도 없는 집착에 가까운 미나즈키의 모습은 분명 아름다워보이지 않았다. 후지타니식으로 사람과 이별하는 방식도 좋다고 할수는 없지만, 그에게 끊임없이 어린아이같다고 하던 미나즈키역시 어린아이같긴 마찬가지다.
어느 한 부분도 소홀하게 쓰여짐이 없는, 정말 차밀하게 쓰여진 구성이 매우 훌륭한 소설이다. 이 소설에는 다양한 스타일의 연애를 구사하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오기와라는 단순한 기댈수있는 친구인가? 후지타니는 오기와라에게 버려진 미나즈키를 왜 주워왔을까? 그걸 바라본 오기와라는 왜 뒤에서 계속 지켜봤을까?
이 소설을 읽고나서 반드시 누구나 '연애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소설에 대해 너무 오래 생각하면 안된다. 우울해지면 우울해졌지, 결코 유쾌해지진 않기 때문이다. 3년쯤 후에 이 소설을 다시 읽으면 지금과는 또다른 느낌이 들겠지. 연애를 깊게 생각하지 말자. 가볍게 가볍게 즐기자. 적어도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