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미술시간 - 2022 아침독서신문 선정, 2021 한국학교사서협회 추천, 2021.07+08합본호 학교도서관저널 추천 바람그림책 108
하세가와 요시후미 지음,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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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시절에 말이다(라떼는 말이야~)

미술 시간이 참 좋았다.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무언가를 표현해 내는 시간이어서 유독 좋아했었다. 어른이 되어서 그림을 그린다거나 하는 것이 그렇게 부담이 되지 않는 것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어도 좋았던 미술 시간이 있어서인 것 같다. 이 그림책을 보면서 내가 어릴 적 국민학교 다니던 시절 같아서 더 공감이 많이 간 것 같다. 내가 다니던 국민학교는 아주 작은 학교였다. 졸업할 때 반에 13명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폐교가 된지 한참이 된 그곳의 복도를 초를 칠하면서 열심히 닦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추억을 소환하는 이 그림책을 자주 들여다 볼 것 같다.



'하루 종일 미술시간', 제목부터 내 마음에 쏘옥 들어왔다. 그럼 그림책으로 함께 쏘옥 빠져들어 보자. 5학년이 된 지 일주일 된 나, 나랑 똑같이 좋아하는 미술시간을 기다리는 주인공. 5학년 담임 선생님이 1교시부터 6교시까지 미술 시간이라고 말하고 16호 붓 하나와 커다란 양동이 1개, 색을 만드는 책받침으로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라고 한다.



"자 학교 안에서 그리고 싶은 곳을 그려 오세요."

우르르 나가는 아이들의 표정은 어리둥절해 보이기도 하고 낯선 미술 시간에 적응을 하려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나와 친구들은 복도를 얼른 그리고 남은 시간에 칼싸움을 하려고 한다. 개구쟁이들의 모습에 웃음이 피식 나왔다. 스윽스윽 그려내는 복도. 복도를 그릴 생각을 하다니 무척 어려울 것 같은데 금방 다 했다고 붓으로 칼싸움을 한다. 이 때, 등장하는 선생님. 화를 내실까? 아니면 붓으로 장난친다고 나무라실까?



"이 복도가 그 갈색으로 보이나요? 물감 그대로의 갈색? 자-알 보세요. 복도를 만져 보세요."



복도를 만져보는 나는 감촉과 온도를 느끼고 소리도 듣게 된다. 그리고 냄새도 맡으면서 복도를 생각하며 그리기를 다시 한다. 물감의 색이 아닌 스스로가 느끼는 복도를 그리기 시작하는 나. 복도가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표현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여러 가지 색이 함께 움직이는 듯한 복도의 모습. 마음이 움직이는 그림을 그리는 시간.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그 시간. 살짝 방향을 알려주는 선생님.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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