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 말숙 큰곰자리 54
김유 지음, 최미란 그림 / 책읽는곰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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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보만보'를 유쾌하게 읽었던 기억이 아직 남아있는데, '무적말숙'이 나왔다. 말숙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구수한 사투리에 웃음이 픽픽 나왔다. 할머니가 옛이야기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버지의 재미나던 이야기 속 같기도 했다. 읽는데 어릴 적 그때의 시간이 떠올라서 아들에게 더 신이 나서 읽어 주게 되었다.


 '무적말숙'의 말숙이는 하마터면 말똥이가 될 뻔 한 사연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들만 넷인 집에 막내 딸로 태어났는데, '똥'자를 넣으면 오래 산다는 말에 아버지가 '말똥'이라고 지으려고 한다. 그런데 귀한 딸의 이름에 거시기하여 엄마의 이름 중 '숙'자를 넣어서 말숙이라고 이름을 짓게 된다. 어릴 적부터 너무 약한 말숙이었기에 말똥이라는 이름을 지어서라도 건강하게 키우고 싶었던 아버지의 마음.


 커가면서 말숙이는 힘이 무지무지 세졌던 것이다. 집에서도 귀하다 하여 오냐오냐 키웠던 것 같기도 하다. 오빠들에게도 그리고 친구들에게도 자기가 하고 픈데로 다 하려고 한다. 말숙이는 만보와 친하게 놀고 싶은데 만보가 이제 '겁보만보'가 아니게 되어서 예전처럼 윽박이라도 질러서 놀고 싶지만 그럴 수 없게 된다. 


 무적말숙인데 무적이 아니었던 거였다. 친구에 대한 배려를 해 본 적이 없던 말숙이는 만보처럼 세 고개를 넘게 되는데. 말숙이의 성장 과정이 만보의 성장 과정과 연결되면서 유쾌함을 선사하였다. 혼자서는 살 수 없고, 나만 좋기 보다는 함께 나누는 것을 배우게 되는 과정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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