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가 말씀을 만날 때 - 이발사에게 가르쳐 준 루터의 기도법
최주훈 지음 / 샘솟는기쁨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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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가 말씀을 만날 때』 (최주훈/샘솟는기쁨)


성숙한 기도신학


기도사경회를 준비하면서 여러 책을 살펴보다가 이 책을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이발사에게 가르쳐 준 루터의 기도법이라는 부제 때문에 

좀 더 쉬운 언어로 설명하는 기도법을 가볍게(?)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며 기도의 본질과 건강한 신학이 

기도에 미치는 영향력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오랜 시간 기도하거나 혹은 금식기도 하는 사람앞에 가면 작아집니다. 

그는 신령한(?) 사람이 되고 우리는 열정인 부족한 게으른 사람이 됩니다. 

저자는 서두에 그런 인식을 바로 잡아줍니다. 

기도는 성과와 공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과 신실함에 근거를 두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루터의 수도원 생활과 당시 신학에서 오는 기도의 내용에서 복음안에서 하나님의 은혜와 약속에 대한 응답으로의 기도신학을 재정립합니다. 즉 인간의 노력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와 약속의 말씀에서 출발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어찌보면 루터의 이야기는 그가 종교개혁 때 이야기했던 이신칭의와 만인제상설과 일맥상통합니다. 기도 역시 인간의 노력으로 하나님을 감동(?)시키는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와 말씀을 누리는 사건임을 말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루터의 기도 방법론을 묵상법인 ‘세겹의 길’과 기도방법인 ‘네겹기도’에서 자세히 설명합니다.  

묵상법은 기도-묵상-시련의 단계를 거칩니다. 기도가 제일 먼저 나오는 이유는 자신의 무력감과 무능감을 기반으로 기도하며 주의 기이한 법인 말씀을 대할 때 진리의 성령께서 역사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시련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포괄적 사건을(102페이지)말합니다. 말씀이 내면과 삶을 흔들어서 마치 삶과 신앙의 중심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과정을 말합니다. 


‘네 겹 기도법’ 은 이발사에게 알려준 기도법입니다. 

가르침-감사-고백-기도으로 이어지는 방법은 말씀이 기도로 전환되는 과정을 알려줍니다. 규칙대로 그대로 하기 보다는 이 방향을 염두해두고 묵상과 기도할 것을 권면합니다. 말씀의 가르침은 내가 구할것보다 하나님이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알게되고 그 말씀에 따라 감사하며 자기를 들여다보는 고백을 통해 마지막에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득찬 기도를 할 수 있음을 말합니다. 결국 ‘말씀이 내 안에서 열매 맺게 해주소서’로 귀결됩니다.(125페이지)


이외에도 저자는 루터의 묵상과 기도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와 배경을 말해줍니다. 종교개혁 당시의 성경묵상과 기도에 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또한 매 챕터마다 기도실습란을 만들어서 책의 내용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만들어줘서 좋았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두가지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기도신학입니다. 저자는 루터가 제시한 기도관련 이야기에서 보여줬는데 그것은 ‘방향’입니다. 기도는 인간이 하나님을 향해 설득하는 내용과 오랜시간 기도시간의 공로가 먼저가 아니라 , 하나님이 인간에게 먼저 다가오는 사건입니다. 기도는 하나님을 설득하거나 감동시커서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태도가 아니라 하나님이 이미 말씀 안에 주신 것을 우리가 받는 시간입니다. 방향의 전환이 일어날 때 한국교회의 뿌리내린 기도의 전형적인 관습이 교정될 수 있습니다. 즉 기도의 핵심은 하나님의 말씀과 만날 때 성숙한 기도가 가능함을 말입니다. 


또 하나는 루터가 관상기도와 차별성입니다. 관상기도는 성경읽기가 첫 번째이지만 루터는 기도학 처음이며 관상기도의 마지막 부분인 관상(자아가 사라지고 하나님과 합일하는 신비체험)대신 시련을 배치합니다. 말씀이 내 안에 자리잡을 때 오는 우리의 삶을 흔드는 과정이야 말로 기도가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경험하는 자리임을 말해줍니다. 

즉 루터가 말해주는 기도의 과정에서 시련이 차지하는 자리는 오늘날 우리가 개인의 바램을 구하는 기도에서 말씀이 삶에서 경험되어지는 과정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알려줍니다. 시련은 단순히 고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기도과정 중에 시련은 내가 무엇에 기초하고 뿌리 내리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시금석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신앙과 삶의 중심이 말씀에 기초하고 뿌리 내리는 과정에서 흔들림은 오히려 신앙과 삶이 온전해지는 사건이기에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로 루터는 기도의 과정중에 말씀이 내면화와 경험되어지는 과정에서 시련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시련은 하나님의 말씀이 나를 빚어가는 학교입니다. 시련에서 도망치면 고통으로 끝나지만 말씀과 함께 통과하면 시금석이 됩니다.(114페이지)


기도와 말씀이 연합되었을 때 가져오는 힘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되새긴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기도는 자신의 원하는 바를 구하는 간절함을 넘어  

말씀과 신학의 기반에 서서 할 때 좀 더 바른 기도를 하게 됨을 깨닫습니다. 

이 책은 기도를 시작하는 이에게는 기도의 성경적인 과정을 깨닫게 해주고 

기도에 더 집중하기 원하는 이에게는 기도의 깊이와 넓이가 달라지게 할겁니다. 

오랜만에 기도에 관한 좋은 책을 읽었습니다. 이제 좀 더 기도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되어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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