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해부학 - 뇌를 통해 마음을 들여다보다
커트 톰슨 지음, 김소영 옮김 / IVP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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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해부학 (커트 톰슨)

 

우리는 흔히 갈등이 일어나거나 싸움이 일어날 때

감정적으로 하지 말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라고 한다.

이성은 무언가 합리적이고 감정은 불합리한 상태를 나타낸다고 판단한다.

사람들은 이성과 감정을 분리해서 사건과 현상을 바라보는 일이 지혜롭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라는 의구심을 갖는다.

감정적 느낌에 따라 이성적 판단이 흔들릴 때도 많고

이성적 판단에 따라 감정이 상하기도 한다.

오히려 이성과 감정은 동전의 양면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이성과 감정의 연관성에 대한 평소의 궁금증을 가지고 영혼의 해부학을 읽게 되었다.

저자는 성령의 전인 몸과 관계적인 작용으로서의 마음과

마음의 변화에 있어 뇌의 역할을 말한다.

특히 뇌의 역할과 기능에 있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좌뇌와 우뇌의 통합적 기능에 대해 중요성을 말한다.

다만 신경과학에 문외한인 덕분에 책의 내용 중 일부는 헤맸고

새로운 사실을 너무 많이 알게 되어서 요약이나 정리가 쉽지 않았다.

특히 뒷 부분에 신경과학을 사용해서 죄와 구원과 부활에 대한 개념화 과정은 흥미롭지만

시간을 두고 한두 번 더 읽어봐야 할 부분이었다.

 

그래도 저자의 주장 가운데 몇 군데 내게 희망적인 소식이 있었다.

특히 희망적인 부분은 신경 가소성에 대한 설명이었다. 흔히 청소년 시기에 뇌가 성장을 멈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의 신경과학에서는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뇌가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장년이 되어서도 신경 가소성은 우리의 의도적인 행동에 의해 향상되고 촉진될 수 있다.(101p) 저자는 이를 위해 유산소 활동과 주의 기울이기 훈련(이 책의 9장에서 자세히 설명-묵상과 기도 및 금식,고백 등등의 몸과 연관 지어서 자세히 설명)을 권면한다.

 

주의 기울이기 훈련은 몸 스캔과도 연관이 있다. 저자가 말했듯이 뇌와 마음은 몸과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시각적 심상유도를 통해 몸의 감각에 대한 자각을 주면 몸에 주의를 기울이는 과정속에서 암묵기억을 불러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정서와 애착에 대한 부분을 찾아내어 어디에 주의를 기울이지를 결정하기도 한다.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뇌의 부분은 전전두피질(PFC)이다. 이것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다른 모든 존재로부터 인간을 구별하는 신경계의 부분이다. 이곳에서 주의, 기억, 정서, 애착은 전전두피질에서 모두 만나 통합된다. 이때 뇌의 주의 기제를 한껏 사용하고 자극하는 의식적인 명상 훈련들이 전전두피질의 통합을 강화한다고 한다. 몸의 스캔과 의식적인 주의 기울이기 훈련 및 자신의 이야기 쓰기, 느끼기, 신경가소성을 위한 행함 등등은 하나님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데 무척이나 도움이 된다. 결국 훈련은 몸과 마음과 뇌의 통합이 이루어질 때 제대로 경험되어지고 효과를 드러낸다. 이런 과정을 책의 곳곳에 신경과학 및 심리적 설명을 실제적인 훈련과 연결지어서 경험할 수 있도록 자세히 서술했다.

책에서 받은 뜻 밖의 은혜(?)는 뇌와 기억의 관련성이었다. 자기 이야기의 사건들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 이야기를 경험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고(103p)실제 일어난 사건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기억하는 것을 다르게 경험함으로써 자신의 기억을 바꿀 수 있다(144p)고 한다.

이 부분에서 성경의 요셉이 떠올랐다. 요셉이야 말로 지우고 싶은 기억 속에서 자신의 삶을 견디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시간을 바꿀 수 없었지만 경험은 바꾸었다. “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많은 백성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시려 하셨나니”(50: 20) 고백이야 말로 뇌와 기억의 연관성의 적절한 모델일 것이다.

 

어쩌면 저자가 말해주고 싶은 것은 하나님의 이야기와 우리의 이야기가 만나는 지점에서 뇌와 마음이 작동하는 원리를 좀 더 깊게 깨닫는다면 우리 인생의 모든 순간이 의미있는 경험을 누릴 수 있다고 아닐까? 그렇다면 신앙은 인생의 사건을 암묵기억 속에서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뇌와 마음의 올바른 작용으로 해석된 경험의 모습일 수도 있다.

 

과학 특히 신경과학에 초보자라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틈틈이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신앙의 성숙과 변화에 목마른 사람들이 읽는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지나간 시간이 후회되는 사람은 인생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앞으로의 시간을 의미 있는 삶으로 채우길 원하는 사람들은 좋은 신앙 훈련지침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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