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명 소녀 분투기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6
신현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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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치하에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독립운동에 비밀리 참여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열정과 순수함으로  자유를 외친 소녀들의 이야기라니 기대되었습니다.

열여섯 살 신혜인은 경성에 있는 은명여자고등보통학교 2학년이에요. 기숙사 같은 방의 애리와 금선과는 단짝친구죠. 애리는 경성은행장 외동딸로 피아노 연주가가 꿈이고 금선은 청주에서 유학왔어요. 셋은 조선인 선생님이 일본인 선생님으로 교체되었다는 말에 불만을 갖습니다. 나라를 잃은 시기에도 소년소녀들은 연애에 대한 환상이 있고 혜인은 학우들의 러브레터를 대필해주고 사례를 받아요. 


기모노 재봉법을 배워야하자 조선 여학생들은 반발해요. 리코 선생은 혜인을 사상이 불온하고 난잡한 학생이라고 비난하며 일기장을 훔쳐가요. 그러는 사이 조선어를 가르치는 나은봉 선생님이 종로서에 연행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요. 신문에 나 선생이 쓴 시가 실렸는데 총독부에서 그걸 불온시라고 한 거였어요. p.53



학생들은 분노하고 조선인 교사를 몰아내고 일본인 교사가 들어와 학생들에게 조선 가정에 적응치 못할 교육을 한다는 이유를 들어 전교생이 동맹 휴학하도록 결의문을 만들기로 해요.  혜인을 비롯한 학생들은 조선인 교장 선생님을 찾아갑니다.

"맹휴 결의문에 있는 내용은 잘 보았다. 신문 기사도 봤고. 근데 지금은 뭐라 대답해 줄 수가 없구나. 며칠 좀 기다려다오."
교장 선생님은 부쩍 핼쑥해져 있고 불안해 보이기도 했다. 그래선지 언니들은 더는 아무 말도 못 했다. p.101



혜인은 교장 선생님의 태도에 불만을 갖고 따져요. 학생들은 학교의 잘못을 만천하에 알리고 요구 사항을 받아 들이라고 촉구하는 대회를 갖기로 결심해요. p. 142



이 책에는 열정적인 학생들이 정의를 바라며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이 나와요. 세대를 뛰어넘어 청춘들의 반항과 올바른 것과 변화에 대한 희망은 마찬가지인 거 같아요. 일제치하라는 시대적 배경이 더 큰 억압을 나타내고 있구요. 


저자는 1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공들이고 연구해 이 책을 펴냈다고 합니다. 일제 강점기였던 1927년 5월부터 9월까지  숙명여자고등보통학교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항일 동맹 휴학을 모티브로 했어요. 학생들이 요구 조건을 내걸로 집단으로 등교 거부나 수업 거부를 하는 형태가 1920년대 중 후반에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답니다.

식민지 교육에 대한 반발이 커져 일본화 교육을 중단하라는 요구가 빗발쳤어요. 안타깝게도 이후로 일본의 참전으로 조선인은 더욱 고통받게 되었지요. 어려운 환경에도 자신들의 뜻을 주장한 당시 학생들이 대단하네요. 혜인과 친구들의 우정과 풋풋한 첫사랑까지 담고 있어요. 학생들이 예전 말투가 아니라 요즘 말투를 써서 더 친근하게 여겨져요. 몰랐던 역사를 알게되어 좋았습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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