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 먹으면 트리플 5
장진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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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깊은 문학상을 통해 신인작가를 만날 수 있어 좋습니다 마음만 먹으면은 고아원에서 자란 소녀와 정신병원을 소재로 한 입체적인 인물들의 이야기로 기대했습니다



판사인 '나'는 상사인 부장에게 보여주기식으로 보육원의 19살 소녀 곤희를 잠시 돌봅니다. 곤희는 부장이 후원하는 보육원에서 성장했어요. 곤희가 임신했다고 할때 놀랐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책임질 일 없는 짧은 관계였지만 어떤 식으로든 '나'에게 영향을 줬어요.    

 
나는 5천 킬로미터 상공 비행기 문간에 서서 아이가 낙하산을 잘 챙겼는지 배낭을 두들겨본다.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북돋아준다. 뒤에서 아이를 떠민다. 그게 내 역할이었다.
유리잔에 투명하게 담겨 있는 물, 그게 곤희의 첫인상이었다. 기쁨도 슬픔도 없이 투명하게 담겨 있는 물. 오래도록. 같은 자리에. p. 15



정신병원에서 자신만의 방공호에 숨어 지내는 피자언니라는 별명의 환자가 있어요. 식사 시간이 되면 지나가는 사람에게 "피자 시킬 건데, 드실래요?"라고 묻는 버릇이 있구요. 반전은 피자언니가 진짜 피자를 보면 기겁하며 날뛴다는 사실이에요.


나는 불행과 우연히 충돌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연에는 이유가 깃들지 못한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스스로를 속여 넘겼다는 사실이 쇠공처럼 몸속을 굴러다니며 내 물성을 감각시키리라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p. 56



산주는 언제나 무언가를 하고 싶어 한다기보다 자신이 무언가를 하리라는 것을 아는 쪽이었다. 그애에게 미래는 아직 다가오지 않은, 이미 벌어진 일이었다 p.112



이 책의 소설들은 주인공이 누구인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어요. 1인칭 시점이지만 '나'의 존재는 관찰자 정도입니다. 결국엔 무관해지는 관계에도 사람의 마음은 엉키고 흔들리고 조금은 변화를 겪기도 합니다. 건조하면서 가볍게 보기는 어려운 인간 관계라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번 반복해서 읽은 건 곤희입니다. 더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곤희가 가진 아이의 생부는 누구일까 궁금했어요. 곤희의 성격도 뭔가 미스터리하고 더 알고 싶었습니다. 다음에는 장편으로 만날 기회가 있길 기대합니다.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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