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힘 - 사람을 이끄는 대화의 기술
김병민 지음 / 문학세계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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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진심이 담긴 말이 세상을 바꾼다.


말로 남을 설득한다는건 상당히 힘든 일입니다. 최소한 남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고 적을 만들지 않는 정도라면 좋겠어요. 시사평론가로 활발히 활동하는 김병민 교수의 일상의 대화, 그리고 토론에서 말의 힘을 키울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을 다룬다니 기대되었습니다.


조선시대 전설적인 이야기꾼 전기수는 너무 리얼하게 이야기를 하여 듣던 청중이 그를 살해하고 말았답니다. 윤창호법을 만들게 한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 행위'라는 말로 평범한 말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고 하고요.


서태지의 시대유감, 버스기사를 살인 미수로 몰아간 사연도 사실은 버스 기사에게 죄가 없고 무고를 당했던 일이라니 말은 사람을 궁지로 몰고 가기도 합니다. 


최근 판결을 받은 스티브 유, 유승준의 병역기피 사건에 대한 내용이 있네요. 연예인들에게 병역 의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준 일이라고 들었어요. 그가 공분을 산 건 병역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한 거 아닙니까'하던 바른청년이 '서른 넘으면 댄스가수의 생명이 끝난다'는 이유를 대며 병역기피를 기정사실화한 때문이랍니다. 저자는 일관성있는 신뢰가 말의 긍정적인 영향력에는 필수라고 해요. p.48 


미국 토크계의 전설이라는 래리 킹은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심중의 말을 끌어내기로 유명합니다. 그에게도 낯선 사람과 대화를 이끄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을테죠. 요즘은 메신저로 대화하고 한 번 보낸 메시지를 수정하거나 삭제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상대가 메시지를 무시하는지도 알 수 있어 몰랐다는 핑계를 대기도 힘들고요.  


말하기는 귀찮은 일도 아니고 기분 나쁜 일도 아니며 단순히 시간을 때우는 일은 더더욱 아니다. - 래리 킹 p.69


미국 정치 지도자들이 얼굴이 그려진 양말을 이용해 환심을 사는 방법을 쓴다니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즐거운 대화를 위한 배려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줍니다. 


임진왜란 전의 조선처럼 지금 대한민국의 정세도 위태롭습니다. 국회조차 논리적인 팩트를 바탕으로 한 토론은 실종되고 내 편이면 무조건 옳다는 주장과 답을 정해놓고 몰아세우는 방식의 주장만 있어요. 


모두에게 주어진 상황과 여건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말하고 토론할 기회는 매 순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고 다른 사람들에게 평가받는 것이 불편하고 두려워 입을 닫게 될 경우 말의 힘을 울 기회는 계속 사라지게 된다. p.153


이 책은 토크쇼에서도 활약해온 저자가 자신의 경험, 정치가, 위인, 사건의 인물 등 많은 인물들의 사례를 들어 이야기합니다. 뉴스 기사로 접하던 내용이 많아 더욱 이해하기 쉽고 잘 와닿는 내용이에요. 말은 공허한 울림만이 아니라 진심을 담고 배려를 하며 경험을 통해 쌓아야 힘이 생긴다는 걸 배웠어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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