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거위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윌리엄 월리스 덴슬로우 그림, 문형렬 옮김 / 문학세계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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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는 많은 은유와 상징을 담고있어 어른이 되어서도 생각하며 읽을 수 있는 내용이에요. 그 작품을 쓴 작가가 쓴 동시집이라니 순수하면서도 독특한 내용이 기대되었습니다.


오래된 동요 마더 구스는 알고보면 무서운 내용이라고 들었는데 아빠 거위는 현실적이고 냉소적입니다. 엄마 거위가 여성 단체에 가입하고 아빠 거위에게 아들과 딸을 돌보라고 하고 나가버렸다고 해요. 나중에 엄마 거위가 돌아왔을 때 아이들은 엄마 거위 이야기보다 아빠 거위 이야기를 더 좋아했다는 내용입니다. 이야기를 하는 남자가 스크루지를 닮았어요. 아이들의 표정도 단순하고 착한 아이처럼은 안 보이네요.


현재의 모습과 비교하여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 내용이 있어 웃겼어요. 바가지 머리 소년은 우리나라 아이들이 오래전에 그랬던 것처럼 진짜 사발을 쓰고 머리를 잘라 만든 헤어스타일을 합니다. 소년은 갓파처럼 보여요. 표정도 장난기가 넘치고요. 톰 소여가 이렇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동시는 짧은 문장으로 되어있고 영어 원문이 함께 실려있어요. 이 책이 120년 전에 발표되었다고 하고 그림도 마찬가지로 당시에 유행하던 느낌이 나타냅니다. 고전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요. 알고보니 오즈의 마법사 삽화를 그린 화가이기도 해서 그림이 흡사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입니다.


누가 무섭니?라는 동시의 내용은 특히 오즈의 마법사를 연상시킵니다. 도깨비들은 오래전에 다 사라졌다고 하고 빗자루를 타고 다니는 마녀들도 다 불에 타거나 숨어 버렸다고 해요. 사자는 동물원 우리 안에서만 볼 수 있고요. 뒷짐을 지고 양탄자가 된 회색 곰을 바라보는 아기가 귀여워요. 사자의 화난 듯한 표정이 도로시가 처음 만난 사자의 허세를 부리는 모습을 떠올리게 해요.


주인공은 대체로 동물, 아이들이지만 어른도 많아요. 해적선장이나 일자리를 찾는 아저씨, 무법자 등 다양한 사람이 등장합니다. 고양이 꼬리를 당겼다가 화난 고양이에게 얼굴을 다친 아기, 공놀이하는 아이, 친구와 가게놀이 하는 아이도 보입니다. 이야기는 단순하고 교훈을 담고 있기도 해요. 아기 그림은 무척 사랑스러워요.


조지 워싱턴의 유명한 일화도 나옵니다. 아버지가 아끼던 체리 나무를 도끼로 자른 워싱턴의 정직함에 대한 이야기죠. 아버지는 그의 정직한 고백을 한 번 용서하지만 그가 다른 체리 나무도 잘라 버리는 걸 보고 화를 냅니다. 결국 아버지가 도끼를 모두 팔아 치우는 것으로 끝이났다고 해요.


한글로 읽으며 의미를 파악하고 영문으로 소리내어 읽으면 더 느낌이 납니다. 운율을 맞춰 리듬감이 살아나고 동시의 특징을 더 실감할 수 있어요.  
오랫동안 사랑받는 오즈의 마법사처럼 프랭크 바움의 생각과 마음이 담겨있는 동화집이네요.


* 이 리뷰는 네이버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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