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시 ㅣ 현북스 청소년소설 25
이희준 지음 / 현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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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체험후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번에 선아와 함께 읽은 책은 평소에 읽던 밝고 재미있는 어린이책과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어요.

현북스의 《추모시》는 제목부터 마음이 잠시 멈추게 하는 책이었는데요. 단순히 한 편의 추모시가 만들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큰 비극을 우리는 어떻게 기억하고, 말하고, 애도할 수 있을까를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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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시윤은 시인이 되고 싶은 평범한 고등학생이에요. 좋은 시를 쓰고 싶지만 마음처럼 잘 써지지 않아 고민하던 아이였는데, 수학여행을 떠나는 날 몸살이 나서 혼자 학교에 남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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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날 밤, 친구들이 탄 배가 침몰하는 큰 사고가 일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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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을 잃은 뒤 시윤에게 주어진 것은 바로 친구들을 기억하기 위한 추모시를 쓰는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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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시를 잘 쓰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펜을 들고 나니 아무 말도 쉽게 나오지 않아요. 수많은 사람의 죽음과 남겨진 가족들의 슬픔을 몇 줄의 문장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시윤의 고민을 따라가며 느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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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아도 처음에는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조금 느려졌어요.

가볍게 읽고 지나갈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읽은 뒤 마음속에 질문이 남는 책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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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잘 쓴다’는 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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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책에서 가장 오래 생각하게 된 부분은 바로 이 질문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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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윤은 좋은 시를 쓰고 싶어 하지만, 정작 큰 슬픔 앞에서는 아무리 좋은 단어를 골라도 부족하게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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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터넷에 떠도는 조롱과 혐오의 말들을 마주하는 장면에서는 마음이 참 무거웠어요. 누군가에게는 쉽게 내뱉은 말 한마디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오래 남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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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시윤이 친구들의 흔적을 찾아보고,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은 참 인상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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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한다는 것은 단순히 이름을 잊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마음을 다해 바라보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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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점점 시가 되어가는 특별한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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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시》가 조금 특별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소설 자체가 점점 시처럼 변해간다는 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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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일반적인 소설처럼 이야기를 따라가지만, 시윤이 추모시를 고민하고 친구들의 이야기를 마주할수록 문장도 점점 짧아지고 여백이 많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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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왜 이렇게 쓰였을까?’ 싶다가도 마지막으로 갈수록 그 형식이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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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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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슬픔을 정확한 문장으로 설명하기보다, 때로는 말과 말 사이의 빈자리와 침묵이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기도 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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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아와 책을 읽고 나서도 단순히 “재미있었다”로 끝내기보다는 기억하는 방법, 말의 힘, 글을 쓰는 이유 같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눠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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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아가 책을 덮고 한참 생각하다가 “이런 이야기는 그냥 슬프다고만 하면 안 될 것 같아.“라는 느낌으로 이야기했는데, 그 말이 참 오래 남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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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추모시》는 재미있어서 술술 읽는 책이라기보다, 읽고 난 뒤 마음속에서 천천히 생각이 이어지는 책에 가까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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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는 큰 사건을 단순히 ‘슬픈 이야기’로 소비하지 않고, 누군가를 기억하고 애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이 의미 있게 다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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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윤은 처음에는 좋은 시를 쓰고 싶은 아이였지만, 친구들을 기억하는 과정에서 결국 ‘시를 잘 쓰는 사람’을 넘어 자신이 시가 되어가는 경험을 하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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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이 책의 제목인 《추모시》가 마지막까지 읽고 나서야 더 깊게 다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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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을 억지로 설명하지 않고, 조용히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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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하는 마음 자체가 하나의 추모가 될 수도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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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무겁지만 그래서 더 오래 마음에 남는 책이었어요.

선아와 함께 읽으며 문학이 꼭 재미있는 이야기만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쉽게 말하지 못하는 마음을 대신 바라봐 주기도 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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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읽고 책장에 꽂아두기보다는, 시간이 지난 뒤 다시 펼쳐보면 또 다른 문장이 눈에 들어올 것 같은 작품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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