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추모시》는 재미있어서 술술 읽는 책이라기보다, 읽고 난 뒤 마음속에서 천천히 생각이 이어지는 책에 가까웠어요.
특히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는 큰 사건을 단순히 ‘슬픈 이야기’로 소비하지 않고, 누군가를 기억하고 애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이 의미 있게 다가왔어요.
시윤은 처음에는 좋은 시를 쓰고 싶은 아이였지만, 친구들을 기억하는 과정에서 결국 ‘시를 잘 쓰는 사람’을 넘어 자신이 시가 되어가는 경험을 하게 돼요.
그래서 저는 이 책의 제목인 《추모시》가 마지막까지 읽고 나서야 더 깊게 다가왔어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을 억지로 설명하지 않고, 조용히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것.
그리고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하는 마음 자체가 하나의 추모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조금 무겁지만 그래서 더 오래 마음에 남는 책이었어요.
선아와 함께 읽으며 문학이 꼭 재미있는 이야기만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쉽게 말하지 못하는 마음을 대신 바라봐 주기도 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한 번 읽고 책장에 꽂아두기보다는, 시간이 지난 뒤 다시 펼쳐보면 또 다른 문장이 눈에 들어올 것 같은 작품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