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 존 케이지와 4분 33초 ㅣ I LOVE 그림책
니콜라스 데이 지음, 크리스 라쉬카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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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체험후 작성한 후기입니다>


📚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에, 오히려 더 많은 것이 들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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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그림책을 읽다 보면 가끔 예상했던 이야기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생각이 이어지는 책을 만나게 되는데요. 이번에 선아와 함께 읽은 푸른책들의 《아무것도》가 딱 그런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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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을 봤을 때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책장을 넘겨보니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그림책이더라고요.



 

🎹 피아노 앞에 앉았는데… 연주를 하지 않는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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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는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튜더가 피아노 앞에 앉아요. 그런데 건반을 누르지 않아요. 10초가 지나고, 20초가 지나고, 시간이 계속 흘러가는데도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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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작곡가 존 케이지의 《4분 33초》를 그림책으로 만난 장면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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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이게 정말 음악일까?’ 싶은데, 선아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저도 자연스럽게 주변을 둘러보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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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서 들려오는 자동차 소리, 의자가 움직이는 소리, 바람 소리, 누군가 지나가는 발걸음처럼 평소에는 그냥 흘려듣던 소리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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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아도 책을 읽은 뒤 잠깐 주변을 조용히 들어보더니 “아무것도 안 하는데 소리는 계속 있네.” 하는 느낌으로 신기해했어요. 😊





🌿 ‘고요하다’는 건 정말 아무 소리도 없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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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바로 이 질문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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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음악이라고 하면 피아노나 바이올린처럼 누군가가 만들어 내는 소리를 먼저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존 케이지는 반대로 연주하지 않는 시간을 통해 주변의 소리를 듣게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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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도 이런 느낌을 참 잘 살려주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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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라쉬카의 자유로운 선과 색감이 가만히 멈춰 있는 장면에서도 묘하게 생동감이 느껴졌고, 공연장 안의 작은 움직임과 소리까지 그림 속에서 살아나는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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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에서 오히려 ‘무슨 소리가 들릴까?’ 하고 더 오래 그림을 바라보게 됐어요.






🎧 선아와 함께 ‘소리 찾기’ 놀이도 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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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그냥 지나가기 아쉬워서 잠깐 주변의 소리를 찾아보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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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 가만히 앉아 있으니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 밖에서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 문 닫히는 소리, 의자 끄는 소리까지 평소에는 신경 쓰지 않았던 소리가 하나둘 들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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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같으면 시끄럽다고 생각했을 소리도 이날만큼은 하나의 ‘소리’로 들어보니 조금 다르게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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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아에게도 이 책은 단순히 음악가의 이야기를 읽는 것보다 ‘듣는 방법을 새롭게 생각해 보는 경험’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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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늘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익숙했던 것 같아요. 책을 읽을 때도 무언가를 배우고, 아이와 시간을 보낼 때도 알차게 보내야 한다고 생각할 때가 많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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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무것도》를 읽고 나니 가끔은 그냥 멈춰 있는 시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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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몇 분 동안에도 주변에서는 수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고, 내가 듣지 않았을 뿐 이미 많은 소리가 존재하고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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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케이지의 《4분 33초》가 처음에는 낯설고 엉뚱하게 느껴졌지만, 책을 읽고 나니 왜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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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꼭 누군가가 만들어 내야 할까?

고요도 음악이 될 수 있을까?

우리가 평소 놓치고 있던 소리는 얼마나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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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읽었지만 오히려 엄마인 제가 더 오래 생각하게 된 그림책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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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하루 중 잠깐이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주변의 소리를 들어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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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를 읽고 나서는 그 짧은 시간도 꽤 재미있는 독서 활동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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