갸, 직업이 뭐이가?
표재순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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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업을 정한다는 건, 어쩌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과정일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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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 책을 읽다 보면 가끔 이런 이야기를 하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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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중에 뭐가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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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마다 아이의 대답은 조금씩 달라져요. 어떤 날은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가, 또 어떤 날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요즘은 꼭 하나의 직업을 정해야 한다기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일을 할 때 즐거운지를 알아가는 게 먼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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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어본 《갸, 직업이 뭐이가》는 그런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만든 책이에요.



이 책의 주인공은 평생 무대를 만들어온 문화예술 기획자 표재순 선생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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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연출가로 시작해 TV 드라마 PD가 되고, 음악극과 뮤지컬, 오페라, 마당놀이와 악극까지 다양한 무대를 만들었고요. 88서울올림픽 개·폐회식과 2002 한일월드컵 전야제 같은 국가적인 행사까지 연출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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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었던 건 처음부터 거창한 ‘꿈의 직업’을 정해놓고 달려간 인생이 아니었다는 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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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는 기차 기관사가 되고 싶기도 하고, 대장간을 차리고 싶기도 했대요. 학교에 가는 길에 유리병 만드는 모습이나 대장간에서 쇠를 두드리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지각하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저는 이 부분이 참 재미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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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분은 어릴 때부터 뭔가를 직접 보고 궁금해하고 들여다보는 걸 좋아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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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호기심이 결국 연극과 방송, 공연이라는 자신만의 무대로 이어진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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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이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직업은 처음부터 하나를 딱 정해놓는 게 아니라 관심사가 쌓이고 경험이 이어지면서 만들어질 수도 있겠다는 이야기도 나눠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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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책 속에는 우리가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배우들과 작품 이야기가 정말 많이 등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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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 신구, 김혜자, 최불암, 유인촌, 이덕화 등 여러 배우들과 함께했던 이야기가 나오고, 《모래시계》를 비롯한 드라마 제작 이야기와 ‘대원군’, ‘제1공화국’, ‘조선왕조 오백 년’ 같은 작품에 얽힌 뒷이야기도 만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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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런 이야기가 꽤 재미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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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훌륭한 연출가였습니다”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을 만나고, 배우를 발견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해결하면서 한 편의 무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느껴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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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뒤에서는 정말 별일이 다 벌어져요. 😂

굴렁쇠 소년 이야기부터 성화 주자를 바꾸는 극비작전, 도망간 오케스트라, 허허벌판에 때마침 내린 눈까지 제목만 봐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싶어지는 에피소드가 가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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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보면 저도 모르게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페이지를 넘기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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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좋았던 건 한 사람이 오랜 시간 한 분야에서 살아온 기록을 읽는 재미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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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아이에게도 직업의 종류를 알려주는 책이 많잖아요. 의사, 과학자, 요리사, 디자이너처럼 직업의 이름을 알려주는 책도 좋지만, 저는 이런 책도 꼭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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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라는 이름보다 그 일을 하면서 어떤 경험을 하고, 누구를 만나고, 어떤 실패와 선택을 거쳐 자기만의 길을 만들어가는지를 보여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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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나니 제목의 질문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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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 뭐야?”보다 “너는 어떤 일을 할 때 살아 있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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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이런 질문을 한번 해보고 싶어졌어요.


 

저 역시 엄마가 되고 나서 제 삶의 방향이 많이 달라졌는데, 이 책을 읽으며 지나온 시간을 잠깐 돌아보게 됐어요. 꼭 대단한 직업이나 커다란 성공이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했던 것, 재미있었던 것, 계속 궁금했던 것들이 결국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가는 게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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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를 평생 사랑했던 표재순 선생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인생은 정답을 찾아가는 것보다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어떤 무대를 만들어가느냐가 더 중요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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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너는 어떤 무대가 재미있을 것 같아?” 하고 이야기해보는 시간도 꽤 즐거웠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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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을 아직 정하지 못한 아이에게도, 이미 꿈이 있는 아이에게도, 그리고 아이의 진로를 고민하는 부모에게도 생각거리를 하나씩 던져주는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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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한 사람의 70년 인생을 따라가다 보니 책 한 권을 읽었다기보다 한 시대의 무대 뒤편을 살짝 구경하고 나온 기분이 들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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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 직업이 뭐이가》는 직업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좋아하는 일을 따라가다 보면 그것 자체가 하나의 인생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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