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친구를 데리고 왔어
윤혜은 지음 / 여섯번째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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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소설을 읽다 보면 아이들이 학교와 친구, 가족 사이에서 얼마나 많은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지 새삼 느끼게 될 때가 있어요. 이번에 선아와 함께 읽은 《오늘은 친구를 데리고 왔어》는 그중에서도 조금 오래 마음에 남는 이야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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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기윤은 엄마의 투병을 곁에서 돌보느라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을 제대로 보내지 못한 아이예요. 학교와 병원을 오가는 동안 또래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도, 자신의 꿈을 생각할 여유도 사라져 버렸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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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떠나보낸 뒤 학교로 돌아왔지만 기윤의 시간은 여전히 그 자리에 멈춰 있어요.



 

가족을 돌보느라 자신의 삶을 뒤로 미뤄야 했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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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가족돌봄청소년’, ‘영 케어러’라는 말이 단순한 사회적 용어가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실제로 지나가고 있는 하루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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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위로보다 필요한 건 평범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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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윤에게 다가온 하민과 다희는 기윤의 상처를 해결해 주려고 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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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과제를 하고, 카페에 가고, 밥을 먹고, 장난을 치고, 때로는 티격태격하면서 그냥 친구가 되어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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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을 겪은 사람에게 꼭 멋진 말을 해줘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때로는 옆에서 같이 걸어주고, 별것 아닌 이야기를 나누고, 웃을 수 있는 순간을 만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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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아도 책을 읽으면서 기윤에게 친구들이 생기는 과정이 특히 인상 깊었던 것 같아요. 엄마인 제가 보기에는 ‘친구가 사람을 다시 일상으로 데려오는 과정’이 꽤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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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뒤에도 계속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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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순히 슬픔을 이겨내는 이야기는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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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에도 남겨진 사람이 계속 살아가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일상을 조금씩 되찾아가는 이야기에 더 가까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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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기윤이 친구들과 함께 엄마가 있는 곳을 찾아가는 장면에서는 마음이 오래 머물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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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라는 것도 사람마다 방법이 다르고 속도도 다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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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울면서 마음을 꺼내놓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은 척 평범한 하루를 보내면서 조금씩 받아들일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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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을 극복해야 한다기보다, 상실을 안고도 다시 내 삶을 살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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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이 책이 이야기하는 성장처럼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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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아는 아직 가족돌봄청소년이라는 상황을 직접 경험할 나이는 아니지만, 책을 읽으면서 친구가 힘들어할 때 어떻게 곁에 있어 주면 좋을지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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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이유를 묻거나 해결해 주려고 하기보다 그냥 함께 있어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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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친구와 웃고 떠드는 평범한 시간이 사실은 누군가에게 아주 소중한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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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니 ‘평범하다’는 말이 조금 다르게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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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학교에 가고, 친구를 만나고, 맛있는 걸 먹고, 별것 아닌 이야기로 웃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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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너무 당연한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다시 찾아가고 싶은 하루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청소년우울증이나 상실, 애도처럼 쉽게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책의 분위기는 생각보다 무겁게만 흘러가지 않아요. 세 친구가 함께 보내는 시간 속에 웃음과 장난, 서툰 마음들이 함께 있어서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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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아와 책을 덮고 나서는 특별한 감상평을 길게 이야기하기보다는, 그냥 “친구가 있다는 게 참 좋지?” 하는 이야기를 나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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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 책이 말하는 돌봄도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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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삶을 대신 살아주는 것이 아니라, 다시 자기 삶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곁을 내어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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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지만 따뜻하게 마음에 남는 청소년소설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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