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과 4분의 3의 슬픔
폴커 주어만 지음, 김시형 옮김 / 삐삐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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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칠 듯 말 듯 가득 찬 코코아 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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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하면 흔히 반항이나 예민함을 떠올리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 레온에게 사춘기는 슬픔으로 찾아와요. 별일 아닌 일에도 마음이 무너지고, 이유 없이 눈물이 나고, 평범해지고 싶은데 자꾸만 세상과 어긋나는 느낌. 책 속에서 레온이 자신의 슬픔을 “찰랑찰랑 넘칠 듯 말 듯 가득 찬 코코아 잔” 에 비유하는 대목을 읽는데, 너무 정확한 표현에 가슴이 뜨끔했어요. 누군가 테이블을 살짝만 건드려도 흘러넘치는 그 느낌, 사춘기를 지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요.



 

아이는 이 책을 읽으면서 유난히 레온의 독백에 깊이 빠져드는 모습이었어요. 혼자 조용히 페이지를 넘기다가, 갑자기 피식 웃기도 하고 또 어느 순간엔 한참을 가만히 생각에 잠기곤 했죠. 아마도 레온의 솔직하고 엉뚱한 시선이, 아이 마음속 어딘가에 꼭 맞게 닿은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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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흔적을 따라 시작된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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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은 학교 근처 교차로에 걸린 나무 십자가를 도덕 시간 발표 주제로 고르면서, 말수 적은 반 친구 루벤과 함께 십자가의 주인공을 찾아 나서요. 처음엔 그냥 수행평가였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며 둘 사이에는 조용한 우정이 싹트기 시작해요. 남자아이들끼리 손을 잡고 다니는 여자아이들을 신기해하며 “왜 남자애들은 감정에 겁을 낼까” 고민하는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아이도 이 대목에서 고개를 갸웃하며 한참을 생각했어요. 친구 사이의 감정 표현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여정의 끝에서 두 소년이 맞닥뜨리는 진실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어요. 죽음을 이해하려던 아이들이 결국 살아 있는 사람들의 상처와 비밀, 그리고 미처 말하지 못한 슬픔을 발견하는 과정이 너무도 섬세하게 그려져서, 책을 덮고 나서도 여운이 오래 남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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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거운 주제를 이렇게 경쾌하게 풀어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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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독일 복음주의 도서상을 수상하고, 독일 학교 현장에서 윤리·종교 수업 자료로 활용된다는 사실이 정말 납득이 갔어요. 죽음과 애도, 우정과 정체성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이렇게 유머러스하면서도 따뜻하게 풀어낼 수 있다니. 사춘기 아이를 둔 부모라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작은 창문이 되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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