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연구소 ㅣ 그래 책이야 76
임지형 지음, 김완진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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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만 되면 이상하게 붕어빵 냄새에 마음이 먼저 반응하잖아요.

괜히 발걸음 멈추게 되고, 한 봉지 사 들고 오면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느낌이요.

​

《붕어빵 연구소》는 딱 그런 책이었어요.

겉으로는 평범한 어린이 동화 같은데,

읽다 보면 아이 마음속 깊은 곳을 조용히 들여다보게 되는 이야기였거든요.

​

읽는 내내 단이의 마음이 계속 신경 쓰였어요.

그리고 어느 순간은 선아가 떠오르고,

또 어느 순간은 제 어린 시절이 생각나더라고요.



 

🧡 단이가 미워서가 아니라, 단이가 너무 이해됐어요

​

주인공 단이는 형 때문에 늘 비교당한다고 느끼는 아이예요.

형은 공부도 잘하고 사람들의 관심도 많이 받고, 어디를 가도 칭찬받는 존재죠.

​

반면 단이는 늘 형 뒤에 가려진 기분으로 살아가요.

사람들이 자신은 제대로 봐주지 않는다고 느끼고,

그래서 일부러 더 튀고 말썽도 부리게 되죠.

​

그런데 저는 단이를 읽으면서 이상하게 마음이 계속 먹먹했어요.

​

사실 저는 학창 시절에 단이 입장이 아니라 오히려 형 같은 역할에 가까웠거든요.

7살 차이 나는 남동생이 있었는데,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계속 같은 학교를 다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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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선생님들이 동생을 보면 늘 “누나처럼 잘하겠네” 같은 이야기를 하셨고,

저 역시 어릴 때는 그 말이 괜히 뿌듯했어요.

동생도 워낙 낙천적인 성격이라 크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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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서로 비교당하기보다는

“둘 다 잘한다”는 말을 많이 들으며 지냈던 기억이 있어요.

​

그래서인지 저는 한동안 비교라는 게 아이에게 얼마나 큰 부담이 되는지

깊게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 그런데 요즘 선아를 보면서 조금씩 느끼게 되더라고요

​

선아는 위에 언니 오빠가 없어요.

그런데도 학교 안에는 늘 자기만의 비교 대상이 있더라고요.

​

누구는 수학 100점을 맞고,

누구는 피아노를 잘 치고,

누구는 춤도 잘 추고 운동도 잘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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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세계 안에도 자연스럽게 경쟁과 비교가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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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받아쓰기 시험을 봤을 때도 그랬어요.

선아는 40점을 맞았는데,

반에는 100점 맞은 친구도 있고 90점 친구도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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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입장에서는 걱정되는 마음에 어디를 틀렸는지부터 물어보게 되잖아요.

그런데 선아는 이미 다 고쳤다고 하면서,

자기보다 더 낮은 점수를 받은 친구 이야기를 하며 씩 웃더라고요.

​

그 모습이 귀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묘한 마음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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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천적인 건 참 좋은데,

“더 잘해 보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나보다 못한 친구도 있으니까 괜찮아”로 흘러가는 건 아닐까 싶기도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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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또 생각해 보면 아이도 나름대로 자기 마음을 지키는 방법이었던 것 같아요.



 

🌿 엄마도 아이도, 비교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어요

​

사실 저는 선아에게 무심코 비교를 만들고 있었던 순간들도 떠올랐어요.

​

요즘 선아가 종종 저에게 퀴즈를 내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게 “엄마가 맞혀 보라”는 의미인 줄 알고 정답을 척척 말해 버렸어요.

​

괜히 똑똑한 엄마처럼 보이고 싶기도 했고요.

​

그런데 어느 날부터 선아 표정이 살짝 좋지 않더라고요.

​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이는 저를 시험한 게 아니라,

자기가 아는 걸 엄마에게 자랑하고 싶었던 것 같았어요.

​

엄마가 “우와, 그걸 알았어?” 하고 반응해 주길 바랐던 건데,

저는 자꾸 정답만 이야기하고 있었던 거죠.

​

그걸 깨닫고 나니까 괜히 미안해졌어요.

​

아이 마음은 생각보다 훨씬 섬세한데,

어른은 자꾸 결과나 정답부터 보게 되잖아요.




 

🥐 붕어빵 하나가 건네는 따뜻한 위로

​

《붕어빵 연구소》가 좋았던 건 바로 그 부분이었어요.

​

아이들의 문제 행동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그 행동 뒤에 숨은 외로움과 서운함,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보여 주거든요.

​

단이도 사실은 관심받고 싶었던 거예요.

형보다 잘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자기 자신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걸 느끼고 싶었던 거죠.

​

붕어빵 연구소의 오로 할머니는 아이를 혼내지 않아요.

대신 아이 마음을 천천히 들여다보게 해 줘요.

​

그 과정이 참 따뜻했어요.

​

특별한 마법이 있는 것도 아닌데,

붕어빵 하나에 위로받는 장면들을 보다 보니 괜히 저까지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더라고요.




 

💛 아이와 꼭 이야기 나누고 싶어지는 책

​

책을 읽고 나서 선아와 비교 이야기를 한참 나눴어요.

​

누군가는 공부를 잘하고,

누군가는 운동을 잘하고,

누군가는 그림을 잘 그리지만

사람마다 속도가 다 다르다는 이야기요.

​

그리고 꼭 1등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이야기도요.


 

무엇보다 아이 스스로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는

연습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다시 느꼈어요.

​

《붕어빵 연구소》는 단순히 감동적인 동화가 아니라,

아이와 부모가 서로 마음을 이해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책이었어요.

​

아이가 자꾸 짜증 내고 예민해질 때,

혹은 자꾸 누군가와 자신을 비교할 때

혼내기 전에 먼저 함께 읽어 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따뜻한 붕어빵 냄새처럼

읽고 나면 마음이 조금 포근해지는 책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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