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별에 간 코코 보랏빛소 그림동화 44
김미승 지음, 릴리아 그림 / 보랏빛소어린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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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한켠이 따뜻해지는 이별, 『고양이별에 간 코코』

아이와 그림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눈가가 촉촉해졌던 날이 있었어요.

오늘 소개할 『고양이별에 간 코코』는 그런 책이에요.

슬픈 이야기이지만, 따뜻하고 또 다정한,

무엇보다 “아름다운 이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림책이죠.

선아는 그림책 『고양이별에 간 코코』 표지를 보는 순간 조용히 숨을 들이마셨어요. 까만 밤하늘에 별처럼 반짝이는 제목 글자들,

그리고 그 아래서 하얀 고양이를 꼭 안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선아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죠.

“엄마… 이 아이가 너무 슬퍼 보여요.

근데 고양이를 꼭 안고 있어서… 따뜻하기도 해요.”

말끝을 흐리던 선아는 한참 동안 표지를 바라보다가,

“코코가 별나라에 간 거야?” 하고 묻더라고요.

아마도 선아는 이 책이 단순히 귀엽기만 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걸,

그림 하나만으로도 느낀 것 같아요.

포근하지만 슬픔이 서린 표지를 통해,

선아는 처음으로 ‘이별’과 ‘기억’이라는 감정을 조심스레 마주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코코의 이야기, 그리고 강이의 가족

이야기는 아주 평범하게 시작돼요.

헌 옷 수거함에 버려졌던 고양이 코코가 어느 날,

강이라는 아이의 가족이 되어 살아가는 이야기예요.

함께 먹고, 자고, 뒹굴고, 사진도 찍고…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지만,

바로 그 평범함이 너무나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저도 선아와 함께 하루하루 살아가며 느끼는 작고 소중한 순간들이,

어쩌면 이렇게 쌓여 ‘가장 좋은 기억’이 되는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가장 밝은 고양이별에 가려면 좋은 기억이 필요해요”

어느 날, 코코는 무지개다리를 건너 고양이별로 향하는 기차를 타게 돼요.

그리고 그 기차에서 아주 특별한 조건을 듣게 되죠.

가장 밝은 고양이별에 도착하려면,

지구별에서의 ‘좋은 기억’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

선아는 이 부분을 유독 진지하게 받아들이더라고요.

‘좋은 기억을 주고 별로 가는 거야?’ 하면서 말이에요.

저는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기억이 모자라면 아무 별에나 내려야 한다는 설정이

아이에겐 환상처럼 다가왔지만,

어른인 제게는 그저 ‘슬픔’이 아닌 “기억이라는 사랑의 증거”를 느끼게 해줬어요.


 


“우리의 일상은 코코에게 가장 좋은 기억이었어요”

코코는 강이와의 시간을 하나씩 떠올려요.

거실 창가에 앉아 햇살을 쬐던 시간, 가족들과 함께한 식사 시간,

강이의 무릎에서 잠들었던 날들.

빨간 모자 속에는 이런 기억들이 하나 둘 채워져 있었어요.

그 장면들을 보면서, 저도 문득 우리 집의 작은 일상들이 떠올랐어요.

선아가 책을 읽다 웃거나, 고양이 인형을 꼭 끌어안고 자는 순간들.

그런 순간이 반려동물에게도,

사람에게도 가장 따뜻하고 환한 기억이 될 수 있다는 것.


 


“이별은 슬프지만, 외롭지 않았어요”

코코가 마지막으로 한 고백은, 책을 덮고 나서도 한동안 여운을 남겼어요.

“헤어지는 건 슬픈 일이지만, 외롭지 않았어요. 따뜻했어요.”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문장이에요.

저 역시 예전에 하늘로 보낸 반려견이 있어, 이 대목에서 울컥했죠.

아이는 ‘외롭지 않았대’ 하는 한마디로,

책의 위로를 잘 받아들였다는 걸 보여줬고요.


 


함께여서 행복했던 기억은 별이 되어 남아요

『고양이별에 간 코코』는 단순한 슬픔이 아닌,

기억을 통해 완성되는 사랑과 작별 인사를 그려낸 책이에요.

슬픔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그 슬픔조차 아름답게 남길 수 있다는 걸 아이도 조금은 느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선아가 말없이 자기 고양이 인형에게 뽀뽀를 하더라고요.

그 모습이 꼭, “네가 내 좋은 기억이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괜히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이별은 슬프지만, 그 기억은 언제나 별처럼 빛난다는 걸…

선아와 함께 배운 고마운 그림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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