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는 NO라고 말한다 ㅣ 탐 그래픽노블 9
키아라 파스토리니 지음, 페르스발 바리에 그림, 장한라 옮김, 안광복 감수 / 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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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철학자가 꼭 나쁜 사람한테 ’노!’라고 하는 거야?”

책을 읽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선아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아이가 철학자에 대해 처음 가졌던 이미지는 꽤 단순했어요.

‘반항하는 사람, 좀 튀는 사람?’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그녀의 말이 달라졌어요.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 다르게 보는 사람,

틀린 걸 그냥 넘기지 않는 사람”으로 바뀌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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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는 NO라고 말한다》는

어린이 철학 입문서치고도 꽤나 깊은 울림이 있는 책이었습니다.

단순히 철학자를 소개하는 걸 넘어서 그들이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그 생각이 세상과 어떻게 맞서게 되었는지를 그림과 함께 흥미롭게 풀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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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아는 특히 디오티마와 히파르키아 편에 큰 관심을 보였어요.

여자 철학자가 많지 않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고,

시대의 벽을 넘어서 스스로를 드러낸 두 여성 철학자의 이야기에 감동했어요.

“나는 말 잘하는 사람보다,

말할 생각을 먼저 한 사람이 멋있는 것 같아.”라는 말을 들으며,

아이의 시선이 어떻게 확장되는지를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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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공리주의자들이 등장하는 챕터도 인상 깊었대요.

“가장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선택”이라는 말이

어린 나이에 꽤 어려운 개념일 수 있는데,

책에서는 재치 있는 만화와 쉬운 설명으로 그 뜻을 자연스럽게 전달해줍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도, 친구가 싫어하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해.”라는 말에서

공리주의의 핵심을 아이가 스스로 받아들였음을 알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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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 책의 강점은 ‘질문’을 던진다는 점이에요.

선아는 “철학자들은 답보다 질문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야.

그게 멋있어!”라고 했어요. 학교에서는 답을 맞히는 일이 중요하지만,

이 책에서는 질문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려줘요.

왜 그런지, 이게 옳은지, 꼭 이렇게 해야 하는지.

그 물음표들이 아이 마음속에서 싹을 틔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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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구성도 아주 좋아요. 하루에 한 철학자씩 읽기 좋은 분량이고,

만화와 함께 진행되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어요.

딱딱한 설명이 아니라 레나와 스텔리오라는 아이들이

철학자들과 직접 대화하는 형태로 되어 있어서,

마치 시간여행을 하며 친구가 철학자를 소개해주는 기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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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아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소크라테스가 지금 살아 있다면

나랑 얘기해봤으면 좋겠어. 나도 나에 대해 물어보고 싶어.”라고 했어요.

철학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철학자처럼 질문하고, 생각하고,

살아보는 걸 느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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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는 NO라고 말한다》는 아이의 내면에

작지만 깊은 생각의 씨앗을 심어주는 책이었습니다.

답을 주기보단 질문을 선물하는 책.

철학은 어렵고 낯설다고만 생각했던 아이에게

‘철학은 살아 있는 것’이라는 걸 알려준 고마운 책이기도 해요.

하루 한 꼭지씩 철학자들의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 아이도 어느새 “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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