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골을 찾아서 샘터어린이문고 83
김송순 지음, 클로이 그림 / 샘터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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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 선아가 조용히 물었습니다.

“엄마, 전쟁은 정말 끝난 걸까요?”

이 물음이 《바람골을 찾아서》를

선아와 함께 더 깊이 들여다보게 만든 시작이었어요.



 

《바람골을 찾아서》는 단순한 보물찾기 동화가 아닙니다.

주인공 현준이는 병든 할아버지를 위해 ‘보물’을 찾아 바람골로 떠나지만,

그 여정은 단순한 탐험이 아니라 전쟁의 참혹함과 인간의 상처,

그리고 기억의 의미를 마주하는 시간이 됩니다.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땐 ‘할아버지의 보물’이라는 말에

선아는 큰 기대에 부풀었어요.

숨겨진 보물을 찾는 모험이 얼마나 신날까,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상상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죠.

그런데 이야기가 중반으로 넘어가자 선아의 표정이 점점 진지해지더니,

어느 순간엔 눈가가 촉촉해졌습니다.


 


바람골에서 만난 새 형, 그리고 마을을 울리는 총소리.

이상한 옷을 입은 사람들, 이해되지 않는 언어,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추격전.

이 모든 것들이 아이에게는 현실감 없는 판타지처럼 다가왔지만,

그 속에 담긴 전쟁의 상흔을 서서히 느끼게 되었던 것 같아요.


 


“엄마, 현준이가 만난 새 형은 할아버지였던 거 맞지?”

“응, 맞아. 새 형은 할아버지의 젊은 시절이었을 거야.”

그걸 알아챈 선아는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책 속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물었더니,

선아는 “새 형이 총을 들고 있던 손이 떨리는 걸 보았을 때”라고 했어요.

“전쟁이 정말 무서운 거구나,

무서운 영화보다 더 무서울 수 있겠구나” 하는 말을 하더라고요.


이 책은 초등 고학년인 우리 선아에게 전쟁을 가르친 첫 책이었고,

동시에 역사와 감정, 공감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게 한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단지 날짜나 전투 이름을 외우는 게 아니라,

“왜 전쟁이 일어났고, 누구에게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또한 할아버지의 보물이라는 상징도 인상 깊었어요.

선아는 처음엔 진짜 금은보화를 상상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그 보물은 아마도 할아버지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기억”이라고 말했어요.

작가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판타지 요소를 적절히 섞으면서도,

전쟁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섬세하게 전달해준 점이 참 좋았습니다.




 

책장을 덮은 후, 선아는 전쟁에 대한 책을 더 찾아보고 싶다고 했고,

할아버지께 예전에 겪은 일들을 조심스럽게 여쭤보기도 했어요.

어쩌면 이 책이 우리 아이 마음속에도

‘보물’ 같은 흔적을 남긴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의미 있는 동화를 찾고 있다면,

《바람골을 찾아서》를 꼭 권해드리고 싶어요. 단순한 감동이 아니라,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 울림을 전해주는 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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