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플 빅 책 읽는 샤미 44
정화영 지음, 달상 그림 / 이지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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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인 선아는 요즘 현실과 가상을 오가는 이야기에 꽂혀 있어요.

그래서 정화영 작가의 SF 동화 《퍼플 빅》을 읽었을 때,

정말 흥미진진하고 놀라운 경험을 했다고 해요.

책을 덮자마자 “엄마, 이거 진짜 무서운데 너무 재밌었어!”라고 말했어요.

그 말 속에는 단순한 재미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았죠.



 

《퍼플 빅》은 보랏빛의 첨단 콘택트렌즈 ‘빅’을 이식받은 열두 살 주인공 한강이,

가짜 현실에 둘러싸인 세상에서 진짜를 찾아가는 이야기예요.

처음에는 ‘퍼플 빅’을 끼면 풍족하고 화려한 세상이 펼쳐져요.

부족한 것 없이 편하고 안락한 그곳은 마치 꿈의 세계 같아요.

하지만 그것은 모두 인공지능이 만든 가짜.

진짜 세상은 황폐하고 차별로 가득 차 있었어요.


 


선아는 이 책을 읽으며 한강이 왜 그렇게 진짜를 알고 싶어 했는지,

왜 위험을 무릅쓰고 빅을 뺄 결심을 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선아가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장면은 한강이 빅의 거짓을 깨닫고,

스스로 해킹 프로그램을 만들어 다운그레이드를 선택하는 장면이었어요.

“엄마, 한강은 무서웠을 텐데 진짜 세상을 보기 위해 용기 낸 거잖아.

그게 멋있었어.” 선아는 이렇게 말하며 한강의 용기와 선택에 박수를 보냈어요.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또 다른 부분은 등장인물들 사이의 갈등이었어요.

한강은 진짜를 찾고 싶어 했지만,

친구 규현이는 “가짜라도 재미있고 잘 살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말하죠.

선아는 이 대목을 읽고 나서

“엄마, 규현이 말도 이해는 가지만… 난 한강처럼 진짜를 보고 싶을 것 같아.”라며

자신의 생각을 말해줬어요.

현실에서도 우리가 가짜 뉴스, 포장된 SNS 속 세상에 휩쓸릴 때가 많은데,

선아는 이 책을 통해 그런 ‘달콤한 거짓’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키운 듯해요.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한강은 퍼플 빅을 벗은 사람들과 함께

진짜 세상을 살아가기로 결심해요.

가짜의 편안함보다 진짜의 불편함을 선택한 한강의 모습은,

지금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진실한 삶’에 대한 메시지를 주는 듯했어요.

이 책은 단순한 SF 동화가 아니라,

어린이 독자들이 스스로 ‘진짜 삶’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아주 깊이 있는 작품이에요.


선아는 “퍼플 빅을 낀 세상은 예쁘지만 가짜라서 무서웠고,

진짜 세상은 힘들지만 희망이 있어서 좋았어.”라고 말했어요.

아마 이 말 한마디에 《퍼플 빅》이 주는 메시지가 다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이 진짜를 바라보는 용기를 키울 수 있다면,

그리고 그 선택이 힘들더라도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미래를 꿈꾼다면,

그것이야말로 이 책이 전하는 진정한 선물이 아닐까요?


 


정화영 작가의 전작 《너와 가족이 되고 싶어》도 감동적으로 읽었는데,

이번 《퍼플 빅》은 확실히 더 성장한 메시지와 서사로 무장한 느낌이에요.

‘고요한 일상에 잠재한 사회 문제를 어린이의 눈으로 풀어낸다’는

출판사의 말처럼,

선아는 《퍼플 빅》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이 한층 더 깊어진 것 같아요.


 


선아가 남긴 짧은 리뷰

“나는 진짜를 보고 싶고, 진짜 세상에서 친구들이랑 같이 살고 싶어.

퍼플 빅은 멋지지만, 마음까지 속이면 안 되니까.”

 


아이와 함께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어쩌면 어른인 우리도 ‘퍼플 빅’을 끼고 살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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