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알레르기. 겪어보지 않으면
그 고통과 불편함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죠.
그래서 이 책 《우리 아이 알레르기 해방일지》를 읽으며
한 가족이 10년에 걸쳐 알레르기와 싸워 온 기록을 따라가는 동안,
정말 몇 번이나 마음이 저릿해졌습니다.
책은 단순한 의학정보서도 아니고, 감성에만 기댄 수필도 아니에요.
엄마와 아빠가 직접 겪은 좌충우돌 육아 이야기와 살아 있는 사례들,
현실적인 시행착오와 깨달음들이 아주 솔직하게 펼쳐져 있더라고요.
특히 저처럼 알레르기 자녀를 둔 부모로서,
비록 우리 아이는 망고 알레르기 외에
다른 큰 알레르기가 없어 상대적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책을 통해 새삼 ‘내 아이가 먹을 수 있다는 것’의 감사함을 느끼게 됐어요.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단지 ‘먹지 않기’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알레르기의 복잡함이었어요.
어린이집, 학교, 급식, 생일파티…
우리가 평범하게 지나치는 장면들이
알레르기 아이 부모에게는 매번 고민과 선택의 순간이라는 사실.
특히 매년 17번이나 치러야 했다는 생일파티 에피소드는,
부모의 외로움과 노력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줬죠.
그리고 아빠의 시선으로 써내려간 ‘땡돌이 아빠’의 이야기들도 참 좋았어요.
’아빠, 나 왜 낳았어?’라는 아이의 질문에
머뭇거리는 아빠의 장면에서 저도 눈물이 핑 돌더군요.
지금 이 순간에도 자녀의 알레르기로 마음 졸이고 있을 많은 엄마 아빠들에게
이 책은 분명히 따뜻한 위로와 강한 동료애를 안겨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 장을 덮으며 가장 와닿았던 문장은 이겁니다.
“비록 길이 험하고 어렵더라도, 우리가 걷는 한 그 길은 그냥 길일 뿐이다.”
그 어떤 말보다 따뜻하고, 용기를 주는 문장이었어요.
앞으로도 이 가족처럼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다 보면,
언젠가 우리 아이들도 더 자유롭고 건강하게 자신의 삶을 살게 되겠지요.
이 책이 바로 그 여정의 등불 같은 책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