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양장) - 개정증보판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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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부>
언제나처럼 또 한 번의 일요일이 지나갔고, 엄마는 이제 땅 속에 묻혔으며, 나는 다시 직장으로 돌아갈 것이고,
결국,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로원에 모셨던 어머니의 부고로 장례를 치르고 온 뫼르소
어머니를 사랑하지만 수면부족에 뜨거운 햇볕으로 눈물을 흘리는 문상객들 사이에서 담담한 모습을 유지했다
다시 아무일도 없던 것처럼 일상으로 돌아온 뫼르소
마리와 레몽과 함께 마송이 있는 해변으로 떠났고, 그 곳에서 아랍인들과 싸움을 하게 된다
그리고는 그는 레몽에게 총을 회수했고
그리고는 그는 햇볕이 따가운 날 혼자서 산책을 나갔고
그리고는 그는 아랍인에게 총을 겨눴다

방아쇠가 당겨졌다
그리고 거기에서, 날카롭고 귀청이 터질 듯한 소음과 함께 그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나는 땀과 햇볕을 떨쳐 버렸다
나는 내가 한낮의 균형을, 스스로 행복감을 느꼈던 해변의 그 예외적인 침묵을 깨뜨려 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는 미동도 하지 않는 몸뚱이에 네 발을 더 쏘아 댔고 탄환은 흔적도 없이 박혀 버렸다
그것은 불행의 문을 두드리는 네 번의 짧은 노크 같은 것이었다


<2부>
재판장이 증인 소환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양로원에서 온 원장과 수위, 토마 페레 영감, 레몽, 마송, 살라마노, 그리고 마리
원장은 장례가 치러진 그날 내 무덤덤함에 놀랐었다고 답변했다
나는 엄마를 보고 싶어 하지 않았고, 한 번도 울지 않았으며,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엄마의 무덤에서 묵념도 하지 않고 즉시 떠났다고 말했다
또한 장의사 중 한 사람이 그에게 내가 엄마의 나이를 모르더라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나는 정말 여러 해 만에 처음으로 울고 싶은 바보 같은 충동을 느꼈다
왜냐하면 이 모든 사람들이 나를 얼마나 미워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요컨데, 그가 기소된 것은 그의 어머니가 장례를 치러서입니까, 아니면 사람을 죽여서입니까?”
“나는 이 사람이 범죄자의 심정으로 어머니의 장례를 치렀기에 기소합니다”

아랍인 한 명을 살해하여 참여한 재판에 뫼르소는 자신의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고 무덤덤했다는 이유로 사형에 처해진다

나는 불쑥 내뱉었다
그것은 태양때문이었다고

그는 살인을 저질러서 사형을 당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살인을 저질러서 이방인이 아니다
모두가 울어야할 때 울지 않은 사람이기에 사형을 당하는 것이고, 이방인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카뮈는 자신의 작품을
“자기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사형선고를 받을 위험이 있다”라고 표현했을 것



단지 태양 때문?
정당방위로서의 첫 발
위장된 도덕, 종교, 권위,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자유를 향한 무의식적인 발사
이 책은 번역가 이정서의 새로운 번역본인 이방인이다
‘우리가 읽은 이방인은 카뮈의 이방인이 아니다’ 라는 파격적인 그의 주장에 엄청난 논란이 일었었다
이 책의 중간 부분부터는 역자노트가 나온다
물론 불어를 모르는 내가 100%이해하기에는 힘든 내용이지만, 왜 오역이라고 주장하는지에 대해서 이해가 갔다
같은 한국문학이어도 이해하는 사람에 따라 등장인물의 성향과 내용이 미묘하게 달라질 수 있다
하물며 번역본의 경우 번역가가 제대로 소설의 내용 뿐 아니라 분위기를 세세히 이해하고 번역하지 않으면 독자들은 전혀 다른 인물, 다른 소설을 읽게 될 수도 있게 된다
오역을 하나하나 짚은 역자노트를 읽다보면 그동안 이방인을 읽으며 의아했었던 부분들이 열쇠로 자물쇠를 여는 것처럼 의문들이 풀리곤 한다
의아했던 부분들이 그저 시대의 차이, 정서의 차이라고 생각했었지만 그것이 아니었다는 사실..
번역서를 읽으면서 이해가 안 된다면 자신을 의심하기에 앞서, 역자의 권위에 우선 주눅 들지 말고 그가 번역을 잘못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볼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번역은 오묘한 세계다
한 문장, 한 단어의 의미를 어찌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의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문장이고 작가는 하나의 의미를 가지고 썼고, 번역은 그 의미를 정확히 짚어내는 지난한 과정이다

간만에 많은 생각을 가지며 읽을 수 있던 책이었습니다
기존에 이방인을 읽어보셨던 분들은 한번 쯤 이정서님의 새로운 번역본인 이방인을 다시 한 번 읽어보셨으면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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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 김수영이 만난 25개국 365개의 꿈
김수영 지음 / 꿈꾸는지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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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서울까지 365일간 365명의 꿈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ෆ

“커리어 플랜 말고 꿈이 뭔가요?”

어느 순간 커리어 플랜을 짜고 있는 나를 보곤 한다
꿈은 잊은 채 말이다
꿈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했던가,
그래서인지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현실에 꿈을 맞추지 말고 꿈에 현실을 맞춰요
꿈꾸는 것이 사치일지라도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인생의 크기는 달라도 모두에게 공평하게 하루 24시간이 주어진다는 것
그 시간을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지배계층에게도, 저항 계층에게도, 노동자에게도 꿈은 있고, 그 모든 꿈은 아름답고 우리는 꿈꿀 수 있어 아름다운 존재들이다

다시금 나의 꿈이 무엇이었는지, 깨닫게 해 준 소중한 책
우리의 일상이 꿈인 이들을 보며 속상하기도,
허무맹랑한 꿈을 가진 이들을 보며 걱정되기도 했지만
그들의 눈은 밝게 빛나고 있었고, 적어도 나보단 행복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모든 이의 꿈을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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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중력 - 누군가 손을 잡아준다면 참 좋겠습니다
이은재 지음 / 베네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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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무던하게 인생의 참 뜻을 알려주는 듯한
엄마 무릎베고 도란도란 엄마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따뜻하면서도 잔잔한 인생이야기
작가님은 그야말로 내강외유 스타일 이신 듯
본받고싶은 그 모습들이 과연 나도 나이를 먹으면 같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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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 쿠바 - 정열과 낭만의 이름
정용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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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라는 나라 하면 떠오르는 것?
야구, 체게바라,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모히또, 카리브해의 진주, 사탕수수,,
큰 삼촌이 과테말라로 이민을 가신 후
나의 라틴아메리카 관심은 매우 높은 편이었다
라틴아메리카 특유의 정열적인 모습은
그 누구도 반하지 않을 수 없겠지
하지만 아름다운 풍경 그 안을 잘 살펴보면
가슴아픈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들이 있다
어찌보면 우리나라와 매우 닮았던 그 모습에
더더욱 끌리는 것이 아닐지
단순 여행기라고 보기엔 쿠바의 모든 것을
자세히 설명해 준, 쿠바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더 깊숙히 알게된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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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한 술 - 나와 다른 당신에게 건네는
강태규 지음 / 푸른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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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쾌라는 것이 없는 장애아동을 키우면서 많은 사회적 편견에 수많은 상처를 받으며 준우를 보듬었을 준우네 이야기가 생각보다 너무 담담해서 더욱 슬프지만 더욱 아름다웠다 사랑하고 아끼는 것은 과도한 개입이 아니라 믿음으로 지켜보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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