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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밖의 난민, 우리 곁의 난민 - 난민은 왜 폭풍우 치는 바다를 떠도는가? ㅣ 지식 보물창고 9
메리 베스 레더데일 지음, 엘리노어 셰익스피어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난민의 문제를 사실 크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서유럽여행을 할 때마다 난민들때문에 골치아픈 일이 많았지만(소매치기, 갈취, 폭행 등) 내가 365일 여행중도 아니기 때문에 큰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언제부턴가 한국에도 난민들이 밀려들어오고 그러면서 생기는 각종 범죄에 대한민국 국민들이 난민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고 있던 찰나 나는 터키여행을 갔다. 터키는 지리적으로 중동과 아주 가까운 곳이다보니 곳곳에 시리아 난민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대부분 아이, 여성, 노인들.. 비교적 돈이 있거나 힘 있는 건장한 청년들은 서유럽이나 미주로 몰려가고, 약자들이 몰려온 터키. 내가 터키에 갔던 시기엔 바닥을 곤두치던 리라화덕에 터키의 경제난이 아주 심했지만, 수도인 이스탄불은 부유민들이 많아 난민들이 몰리던 곳이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차도 곳곳에 서서 물을 팔고 있더라. 고작 유치원생, 초등학생 밖에 안되보이는 아이들이 위험하게.. 도로 건넛편 공원에 같은 나이또래의 아이들이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며, 희망없는 눈으로 물을 파는 아이들을 보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힘 내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말은 안통하고.. 내가 할 수 있는건 물을 사주며 웃어주는 일 뿐이었고, 내가 웃어주면 함께 웃어주던 아이들의 미소가 너무 밝아서 더 슬펐다. 매년 100만 명의 난민들이 전쟁, 분쟁, 박해를 피해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넌다. 그 가운데 수만 명이 어른 하나 없이 홀로 다니는 아이들이다. 그들이 고향을 떠나게 만들었던 갈등, 차별, 환경 등의 문제는 그들의 잘못으로 일어난 일도, 그들의 힘으로 바꿀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익숙한 모든 것들을 뒤로한 채 평화와 안전을 찾아 떠난 그들의 용기와, 끔찍한 여정을 극복해 낸 그들의 회복력에 손가락질 할 수는 없다. 의식주를 해결하고자하는 부분에서 생기는 범죄가 문제일 뿐. 터키 여행을 하며 난민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보았다해서 감정적으로 ‘무조건 난민 찬성!’을 외칠 수는 없지만, 어떻게해야 죽음의 구렁텅이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그들과 우리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을지 전 세계가 다 같이 고민해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