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 원장의 알기 쉬운 도파민 이야기
이재원 지음 / 이지브레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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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회가 빠르게 변화한다.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와 싸우면서 성큼 다가온 어둡거나 혹은 발전된 미래의 모습을 보는 듯 사람없는 조용한 거리가 무색하게 사회는 시끄럽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당장 자영업자는 먹고살기 힘든데 부동산이 들썩거리면서 혹은 개미동학주식의 난으로 누군가는 돈을 많이 벌었다는 이야기에 상대적 박탈감과 무기력함이 치솟는다.

빠르고 정신적으로 막막한 요즘 얼마전까지 '욜로'를 외치던 청년들이 문득 그립다. '소확행'에 대해 열심히 써내려간 기사들도 떠오른다. 어려운 시기일 수록 우리는 스스로를 다잡기위해 노력하지만 우리의 행복을 더 열심히 챙겨야 함은 잊어버리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도파민 이야기'의 저자-대놓고 자신의 이름을 제목에 올린 자신만만한 이분은 무려 강남에서 원장을 하는 정신과 의사이다.- 는 프롤로그에 자신은 보통사람보다 느리다 라고 말하고 있다. 의사라는 사람이 이게 무슨 색다른 잘난척인가 싶기도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크게 욕심을 부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의미인듯하다. 중요한 건 그가 밝혔듯이 도파민이라는 것이 사람에게 행복감과 만족감 혹은 즐겁다는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데 이것은 느린 사람이건 풍요롭지 않은 사람이건 모두가 가질 수 있는 하나의 신경전달물진이라는 것이다.

책은 크게 2챕터로 나뉘는데 1장에서는 도파민에 대한 여러가지 설명과 이에 관련된 다른 호르몬들이 설명된다. 여기서 가장 눈여겨 볼 것은 다양한 성격을 가진사람이나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정신적인 병 혹은 증상(병에 이르지는 않지만 겪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조절문제들)을 도파민과 연관시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읽다보면 내가 이런 유형의 사람이구나 ,, 나는 이 상황에서 도파민이 이렇게 연결되는 구나를 생각하고 나를 파악할 수 있어 재미있는 장이다. 뿐만아니라 가까운 주변 사람들의 경우를 생각해보면서 그들이 왜 그런 행동이나 말을 했는지 역시 도파민으로 풀어내고 있어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경험도 할 수 있다.

2장에선 도파민이 부족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기본적으로 불행하고 힘들고 스스로도 주변사람들도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이해를 요하는 듯하다. 조금 부족한 듯 설명이 자세하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도파민이 어떻게 그들의 삶에 통증을 유발하고 있는지는 이해가 된다. 실제 사례를 대화글로 이어가기에 술술 잘 읽히기는 했다.

내용을 조금 더 살펴보자.

기본적으로 도파민은 본능에 충실한 원시뇌에서 생성되며 인간다울 수 있는 이성이 학습되는 신피질은 도파민을 생성받기 위한 행동을 하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기질이나 잘못된(책에서 언급하는 나쁜 도파민) 도파민이 형성되는 과정들이 학습되면 중독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다. (굶는 다이어트를 하다 폭식을 하거나 즉각보상에 익숙해져 공부보다 게임을 하는 예가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자극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에는 도파민이 감소함으로서 문제가 생김을 지적하면서 도파민과 비슷한 세로토닌과 엔도르핀도 설명하는데 이중 세로토닌이 도파민과 비견할 만한 것으로 자신의 기질과 성격을 보고 유형을 판단해볼 수도 있다. 이렇게 도파민이 감소하여 부족하면 나타나는 보상결핍증후군 중 하나가 ADHD라는 것은 새로웠다. 도파민이 충족되는 방향으로 ADHD의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과학적인 뒷받침이 있으니 앞으로 직업상 접하게 되는 이런 증세의 아이들에게 접목하여 활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도파민이 과도하거나 항상 우수한 결과물성적을 내어놓아도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언급하며 과도한 부모의 간섭이나 성공만 하는 것보다 아래에서 시작해서 천천히 올라갈 수있는 인생을 살 수 있는것, 그렇게 현재와 미래의 도파민을 형성해가는 삶을 사는 것이 좋다라고 저자는 이 책 전반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글을 다 읽을 즈음 책 뒷편 추천글이 떠올랐다.

정재승씨가 말한 '나와 이웃들의 삶에 대한 통찰을 두루 얻어시길,,'

왜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지 잘 알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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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과학 지식 101 - 왜 그런지 한 번쯤 궁금했던 것들이 사실은 과학이었다
조엘 레비 지음, 고호관 옮김 / 동아엠앤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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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부터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까지. 과학은 주요과목임에도 주요하지 않게 다뤄지곤 한다. 어려운 지식으로 범벅된 이 과학을 재미있게 인식하게 하기위해 다양한 실험을 교과서에 집어넣고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과학은 재미있는 과목이야 라고 가르치지만 결국 한국 사회에서 과학은 암기과목으로 재미없지만 수능을 위해 열심히 공식을 외워야하는 그저그런 공부가 되어버린다. 수능이라는 목표를 위해 영어 수학에 매진하는 한국사회는 오늘날에야 역사를 알아야 미래를 추측하는 능력을 알고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을 찾을수 있음을 깨달았고 과학이라는 것이 미래를 좌우하는 힘을 가지게 한다는 것을 알고 생활의 모든 것을 과학으로 재미있게 풀어내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서점에도 그렇고 내 방 책장에 꽤 많은 책이 과학을 실생활에 접목해서 쉽게 풀어낸 과학?설명서인 점을 보면 인문계를 나와서 과학과는 담을 쌓고 살아온 사람도 과학을 재미있게 이해하고 싶어하는 갈증이 있는 것은 아닐까. 개인적으로 표지를 그럴듯하게 꾸며낸 이책 [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과학지식 101 ]은 흥미롭지만 재미에 있어서는 조금 부족한 점이 있다. 지식의 갈증을 풀어주는 책이 아니라 재미는 없지만 101가지의 궁금증이 호기심 충만하게 만들어준다. 표지의 [뻔]을 강조한 것이 재미있지만 이유가 명확하지 않고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 처럼 솔직히 2%아쉬운 책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시간이 되고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내가 얼마나 세상의 많은 것들을 당연하게 생각해왔는지 알게되고 상상력과 호기심에 자극을 받게 될 것이다.

목차를 보자면 5개의 주제로 나뉘지만 유기적이거나 무게감에 큰 의미는 없다. 일상생활에서 재미있는 궁금증을 그저 내용에 따라 나눈것 뿐이다. 일상생활 17개, 인간에 대한 질문29개, 자연법칙에 대한 내용 19개, 우주에 대한 질문 9개, 자연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27개 이러한 순서로 총 101개의 질문이 나와있다.

책을 보는 사람은 차례대로 볼 수도 있지만 제목을 죽 훑어보다 흥미로운 혹은 궁금한 내용의 제목을 보고 그 내용부터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후자를 더 추천하지만 단점은 책을 전부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각 질문마다 달랑 1장의 페이지가 주어진다. 내용이나 설명이 많이 필요한 내용이든 아니든 상관이 없다. 그래서 어떤 부분은 종종 설명이 부족하거나 압축적으로 간단히 적어서 설명에 있어서는 겉핥기만 했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기에 궁금했던 질문을 읽으면서 호기심을 잔뜩 부추겼지만 속시원한 해답을 얻지 못하고 대충 알꺼 같지만 그래서 확실히 뭐때문인지 모르는 느낌으로 끝나버린다. 그래서 앞에서 말한 재미가 부족하다. 이책은 호기심과 동시에 지식을 어느정도 충족시켜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읽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럴듯한 방향성을 제시해주기 때문에 알고자 한다면 더 많은 자료를 검색해서 알 수 있을 것 같다. 질문들은 하나하나 재미있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궁금할 만한 내용이다.

# 예를 들어 첫질문부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살법한 질문이다. 왜 호주머니 안에 가지런히 넣어둔 이어폰 줄은 항상 엉키는 것인지- 저절로 엉키는 줄-의 질문이다. 읽자마자 맞어!! 라고 생각했다. 평소 왜 이런거야 라고 짜증을 냈지만 과학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은 질문. 다만 답변은 조금 아쉬웠다.

책은 과학적 내용을 끝까지 진지하기 보다 유쾌한 시선으로 보려고 노력한다. 매 질문의 과학적 내용 마지막에 쓰여진 유명인사들의 유머라거나 질문을 스토리 텔링으로 풀어나가기 위해 만든 이야기에는 유명한 과학자들이 나오거나 재미있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렇기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도 불편하지 않다. 이 책은 그저 즐겁게 즐기면서 가볍게 보세요 라고 시종일관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 같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지식적인 충족은 거의 얻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어느정도 과학 석사 박사 정도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만화보듯 가볍게 보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학생들은 더욱 정답을 알기는 어려울 지도 모른다. 아니면 오히려 단순한 결론에 만족할수도 있을까. 무엇이되었든지 간에 이 책의 질문들은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궁금할 법한 내용들을 주제로 다루었고 영화의 소재로 삼아도 좋겠다고 생각될만큼 현실적이면서 창의적이다. 그래서 과학에 흥미가 있는 학생들이 이 책을 본다면 꽤 재미있게 볼 지도 모르겠다. 혹은 아이들을 가르칠때 여기 있는 질문들을 던지고 답을 찾아보거나 스토리텔링용으로 가르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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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절대 모르는 아들의 사춘기 - 사춘기 아들, 엄마도 함께 철들다
박형란 지음 / 미래문화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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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머스타드 색이 가미된 노랑에 검정 제목. 긴 벤치의 양 끝에 앉아 서로 답답하거나 혹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엄마와 아들의 모습. 표지만 보아도 우리가 가질법한 문제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아들과 엄마. 소통이 안되고 이해가 안되고 서로의 마음에 생채기를 낸다. 유치원 꼬마아이의 샛노랑이 아닌 밤꽃향기 느껴지는 성숙해가고 있는 아들과 마냥 착한 나의 아들로 있어주길 바라는 엄마와의 감정경고. 위험표시이다. 책의 표지가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난 이후에는 표지만큼 내용도 실속있고 가독성쉽게 구성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어교사라고 소개한 저자의 수업도 꽤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념서가 아닌 실용서이니 만큼 예시도 알기쉽게 내용을 풀어나가는 방법도 꽤 구체적이고 다양함을 포함한다.

여자는 남자와 다르다. 나이가 들면서 사회적인 영향도 있겠지만 원래부터 주어진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뇌 자체가 다른 것 같다. 그래서 때로는 엄마는 속터져 죽는데 아빠는 아들과 시시덕거리며 놀다가 둘 모두 혼나는 경우도 생긴다고 한다. 아빠는 괜찮다고 넘기는 경우도 많지만 아직까지는 양육의 주된 담당자이자 꼼꼼하고 세심한 (상대적으로) 엄마는 아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잔소리거리이자 고민거리가 된다. 딸의 사춘기도 복잡하고 험난하지만 같은 여자로서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심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여자아이들은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것들에 대한 경각심은 가지고 사춘기를 보낸다. 사실 사춘기여자아이들 마음도 꽤나 시끄러울테지만 남자아이들처럼 투박하게 표현되지 않기에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에 대한 방법은 달라야 함이 옳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저자도 밝혔지만 대부분의 남자아이들에게 오늘날의 교육과정은 불리한 편이다. 서술형이라는 것 자체가 생각하고 글로 써서 표현해야하는데 남자아이들은 직관적이고 주절주절 설명하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예술적인 접근도 직선적이다. 나이가 들수록 앉아서 수다떨거나 격한 동작을 피하려는 여자아이들과 달리 청년기까지 갈수록 에너지가 뻗치는 남자아이들은 그 에너지와 힘을 풀어낼 시간과 장소가 필요하다.

이런 여러 과학적인 남자아이들의 성향에 맞춰 생생한 예시를 들어 가며 총 6개의 장으로 책은 구성된다. 1, 2장은 아들에 대한 이해에 집중하고 3장부터 5장까지 아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에 대한 작가나름의 경험을 토대로 한 해결법이 제시된다. 마지막 6장은 어떤 모습으로 부모가 삶을 살아야 할지를 알려주는데 결국 부모에 대한 잔잔한 위로와 격려의 말이라고 생각한다. 부모가 행복하라는 것이다. 책의 체계도 좋지만 두명의 아들을 키우고 공동체와 소통하며 학교에서 사춘기의 수많은 남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습득된 지식의 집약체는 상당히 보편타당하다고 생각된다. 귀납적 해결이 사회적 문제에서 절대적일 수는 없지만 같은 교사로서 다양한 상황을 접하다보면 알게되는 기준이나 대체로 적용가능한 방법들이 생긴다. 작가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왠만한 대학교수보다 더 가까이서 많은 경험을 했을 것이고 그렇기에 작가의 지식은 아마 꽤 정확하 것이라고 본다. 책을 읽으면서 종종 실제 사춘기의 학생들을 가르쳤던 경험들이 떠올랐는데 그들의 모습이 많이 겹쳐졌고 나의 해결법이 옳았거나 혹은 잘못된 접근이었구나 라는 반성이 많이 되었다.

실용서이다 보니 3-5장의 내용이 많이 와닿았는데 3장의 남자아이들의 멍때리기에 대한 내용이나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작가의 의견에 공감했다. 4장에서는 배울 점이 많았는데 습관을 형성하는 기간이나 가출할 때에 대한 대비책, 한 부모 가정의 교육과 남자아이들의 인간관계에 대한 내용은 미처 알지 못했던 점으로 아들을 둔 부모라면 꼭 생각해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5장의 내용도 현대에 충실한 현실반영적인 아들키우기의 방법이라 부모가 읽으면 좋을 것같다.

아들을 키우면서 하루에도 수백번씩 지옥을 오가고 명상과 수련으로도 해결이 안되서 차라리 안보고 만다는 장님 벙어리가 된다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방학이 끔찍했다면서 드디어 개학인데 이제 선생님은 어떻하냐는 걱정하는 말도 들어봤다. 그래도 그런 부모를 만나면 그 아이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끊임없이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방법을 찾고자 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결국에는 바른 방향으로 돌아온다. 방황도 하고 지독한 사춘기의 흔적을 남기기도 하지만 그들도 사실은 부모가 자신을 위한다는 것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노력하는 부모들에게 이런 해결방법도 있다는 희망과 혹은 당신이 잘못해서 아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위안을 준다. 책의 내용이 모두 옳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남자아이들이 똑같지 않기때문이다. 하지만 아들을 키우는 대부분의 부모에게 한번쯤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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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가 고갈된 디자이너를 위한 책 : 일러스트레이션 편 - 세계적 거장 50인에게 배우는 효과적인 일러스트레이션 아이디어 아이디어가 고갈된 디자이너를 위한 책
스티븐 헬러.게일 앤더슨 지음, 윤영 옮김 / 더숲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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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하지만 이 책의 작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티븐 헬러. 물론 게일 앤더슨과 공동저자이지만 스티븐 헬러는 33년간이나 <뉴욕타임스>의 아트디렉터를 맡아왔다고 한다. 미국 그래픽 디자인의 최고 권위자로 꼽힐만하다. 그래서인지 나와있는 일러스트 작품 중 뉴욕타임스에서 사용된 것들이 꽤 있었다. 세계적인 잡지이니만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만한 내용을 재미있게 잘 풀어놓은 작품들이었다. 이 재미있게 라는 것이 중요하다. 일러스트라는 것은 한 장의 그림안에 자신이 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아야하면서 동시에 사람들의 눈을 끌어야 한다. 다른 감각 없이 오로지 시각에만 의존하는 일러스트는 보여지는 한순간 그 찰나에 누군가의 눈을 사로잡아야 하기에 유니크해야하지만 너무 낯설어도 안된다. 친숙한 낯선 느낌인데 매력적이어야 하고 그 와중에 내용전달도 확실하게 되야한다. 그 모든것이 종이 한장에 담겨야 하는 것이다. 특히나 요즘 같이 영상매체가 판치고 짧은 영상도 최소 5초에서 15초는 주어지는데 평평한 종이 한장이라니. 생각할수록 일러스트를 하는 사람들은 창의적이고 천재일 수 밖에 없다. 그들의 아이디어가 고갈되었을 때 보는 책이라고 하지만 어쩌면 그들에게는 창의적 영감을 주는 작품이 될것이고 나같은 일반인들에게는 멋진 일러스트를 구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그 작품의 방향성이나 의도 기법들을 설명해주는 책이 될 것이기에 누구에게나 보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책에는 총 50편의 작품들이 한장씩 나와있다. 이 작품들을 기법에 따라 7개의 작은 챕터로 나누어 묶어놓았다. 각 작품은 설명 1페이지, 작품 1페이지 이렇게 보기 좋게 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설명이 길지 않고 작품과 동시에 볼 수 있어서 편집구성이 좋았다. 무엇보다 저 50개의 작품이 하나도 빠짐없이 다 멋있었다. 물론 개인 취향이라는 것이 있기에 마음에 쏙 드는 작품 8-9개 정도는 사진으로 찍어놓기 까지 했지만 다른 것들도 컬러감을 잘 살려 실려 있기 때문에 가끔 머리를 식히고 싶거나 생각의 전환이 필요할 때 작품만 슬슬 넘겨가며 봐도 좋을 것같다.

먼저 글자 가지고 놀기 파트는 글자의 형태나 숫자, 한때 유행인 타이포그래피나 말풍선에 대한 작품과 설명이 있다. 캐릭터 만들기는 패러디에도 나왔던 김정일 아이모습의 작품을 비롯해서 11개의 작품이 소개되어 있다.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다는 역석이나 혼돈, 완전 다른 방식으로 생각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신선했고 캐리커처라는 실험 챕터는 재활용품을 이용한 <스티브 잡스> 작품이 꽤 인상깊었다. 개인적으로 새롭고 재밌는 작품이 많았던 것은 상징과 메타포 사용법 에 관한 챕터인데 <관능미 환기하기>라는 일러스트는 언뜻 본 느낌과 제목을 다시 보고 아!하고 깨닫고 재미있었던 작품이다. 좀 흔한 느낌이지만 기억에 남는다면 그건 충분히 좋은 일러스트이다. 클리셰 변형하기도 꽤 재미있는 챕터였는데 교육에 활용하기 좋은 방법들이 있고 익숙한 것의 변형이기에 받아들이기도 쉽고 더 재미있었다. 데이터의 시각화 파트는 4개의 작품이 있고 개인적으로 좀 난해했다.

작품 50개 구경만으로도 꽤 재밌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함께 받은 3장의 일러스트가 그려진 엽서는 누군가에게 예쁜 손글씨 편지써서 주고 싶은데 또 내가 가지고 싶은 예쁜 작품들이라 계속해서 설렌다. 오랜만에 가벼운 기분전환을 시켜준 책이라 더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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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가 전부다 - ‘콘텐츠 온리’의 시대, 콘텐츠를 가진 자가 세상을 가진다 콘텐츠가 전부다 1
노가영.조형석.김정현 지음 / 미래의창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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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작가들이 전달하고자 함은 확실하다. 책의 후면 표지에 강한 메세지가 눈에 확 들어온다.

< 콘텐츠가 중요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콘텐츠가 전부다. >

얼마나 확고한 믿음이며 확신인가. 그만큼 작가들의 생각에 따르면 오늘날의 시대는 콘텐츠가 중요해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콘텐츠라는 건 쉽게 말하면 소프트웨어 어떠한 내용을 담느냐라는 것인데 인간의 감성이든 호기심이든 지적충족감이든, 내용이 사람들에게 먹혀야 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는가 라는 생각도 들법하다. 내가 어렸을 시절에도 콘텐츠가 중요한 만화도 드라마도 게임도 존재했다. 그때에도 재미있는 내용이 인기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상황상 경제구조가 바뀌었다. 사람들은 앞다투어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공개하고 인기있는 블로거 다음엔 인스타 이제는 유튜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의 방송국이 되어 이야기하고 세상에 많은 영향력을 주는 인플루언서가 되어 1인기업이 되고 있다. 좋아하는 만화나 드라마가 나오는 시간대만 기다리던 시대는 지나가고 원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다양한 플랫폼이나 OTT를 통해 볼 수 있다. 신문이나 방송국에서도 대놓고 넷플렉스 이야기를 하고 뉴스조차도 네이버나 구글을 통해 접한다. 일을 하면서 멜론으로 음악을 듣고 이동하는 차안에서 만화나 유튜브 영상을 보고 어린 아이들도 틱톡으로 자신만의 영상을 만들어 소통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기업과 일반인의 경계가 약해지고 오리지널 영상이 기존 공중파방송의 드라마를 대신한다. 웰메이드 드라마는 자신의 가치를 대변하게 되었고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앉아서 바로 구매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그렇기에 수많은 기업들은 지금 사람들의 마음을 뺏을 수 있는 콘텐츠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는 것이다.

책은 3명의 작가들이 함께 썼다고 한다. 마무리 말에 있듯 서로가 생각하는 바가 미묘하게 다를 것이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가치나 앞으로의 전망들도 달랐기에 많은 다툼과 곤란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래서 오히려 가장 타당한 결과가 적혀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갔다. 모두 SK기업출신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나름 미디어쪽 전문가이기 때문에 최신의 영상과 관련된 정보의 흐름을 깔끔하게 설명한다.

책은 총 8개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다. 1챕터에서는 콘텐츠가 중요해진 사회의 변화를 우리의 소비생활과 연결지어 간략하게 시작한다. 전체적인 내용을 일관하는 내용, 콘텐츠가 전부인 세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 설명할 내용을 일축한다.

2챕터는 넷플릭스와 디즈니를 비교하며 앞으로 변해갈 글로벌 미디어 업체의 모양새를 추측하는데 디즈니가 인수합병한 회사들을 다시금 확인하며 놀랄만한 내용이 많았다. 이미 세상의 흐름이 이런 것을 예상한듯 새로운 디즈니의 CEO의 수완에 감탄했다. 그리고 넷플릭스 역시 콘텐츠에 투자하는 단위가 남다르다고 생각하면서 과감한 투자가 있기에 지금의 넷플릭스가 가능한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3챕터는 유튜브에 대한 내용으로 '당신의 방송국'이라는 기업이름답게 돈이 되지 않아도 자신만의 세상을 만드는 수많은 개미들이 어떤 모습으로 하나의 세력을 만들어 나가는지가 잘 나온다. 노년층 세대에도 인기가 많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오픈 플랫폼이기에 가질 수 있는 사회에 미치는 높은 영향력에 대한 해석도 재미있었다.

4챕터는 페이스북의 쇠퇴와 인스타의 성공을 들어 소셜 미디어 콘텐츠가 오늘날 사회에서 갖추어야 하는 역량을 확인할 수 있고 나아가 인스타그램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지에 대한 예상도 그려볼 수 있었다.

챕터 5는 게임 콘텐츠에 관한 내용인데 실제적으로 게임이라는 분야가 오늘날 문화적 경제비용에 차지하고 있는 비용을 생각해보면 좀 더 자세히 다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이상 아이들의 놀이가 아니라 하나의 스포츠 어른들의 소비 상품으로서 경제적으로 무한의 가치를 생산하고 있고 더 생산할 분야라는 생각이 든다.

6챕터는 음원 스트리밍에 대한 설명이고 7챕터는 팟캐스트에 대한 분야인데 영상과 사진, 즉 시각에 초점을 두고 더 나아가 영상이 주는 편리함 때문에 앞선 분야들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우리의 생활에 중요한 문화적 부분을 차지 하고 있는 부분이다. 청각에 100프로 의존해야 하는 음원이나 팟캐스트야 말로 어쩌면 콘텐츠가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실제로 본인이 음원이나 팟캐스트를 잘 듣지 않아서 흥미가 좀 덜했다.

마지막 챕터인 8챕터에서 이러한 콘텐츠를 잘 뒷받침해줄 기술의 진화인 AR이나 VR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콘텐츠가 어디까지 사회를 바꿔나갈 수 있을지를 간단히 정리하며 책은 마무리 된다.

책을 읽으며 콘텐츠가 중요한만큼 좋은 콘텐츠를 선점하려는 노력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화를 참 좋아하는데 요즘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들 중 꽤 많은 부분이 인기있는 웹툰을 가지고 만들었다. 기존에 잘 빠진 콘텐츠를 이용해서 더 많은 상품을 만들어 내는 쉽게 볼 수 있는 시도일 것이다. 아무나 작가하는 것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나도 고민을 많이 하고 좋은 콘텐츠를 한번쯤 세상에 내놓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아가 소비자인 입장으로서 어떤 콘텐츠에 얼만큼의 가치를 투자하는 게 좋은지 잘 판단하고 소비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남들을 무조건 따라가기보다는 나의 취향에 맡는 내게 가치있는 콘텐츠를 만나서 즐길 수 있는 것도 능력일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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