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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로와 안제오 ㅣ 문지아이들 183
최나미 지음, 정문주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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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2반의 천사 ‘친구 돌봄이’ 안제오.
천사 안젤로란 별명에 걸맞게 그는 개성 강한 아이들 틈에서 중재자 역할을 톡톡히 한다.
아니, 본인은 중재를 꽤 잘한다고 착각하며 산다.
제멋대로인 반장 찬세와 음흉한 전학생 윤성의 신경전에도 수호천사 안제오는 학급의 평화를 잘 지킬 수 있을까.
물과 기름처럼 태생부터 절대 섞일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중 하나다. 그래서 반이나 조직에 나와 사고 자체가 다른 사람이 있다면 싸울 수도 있고, 아예 말을 안 섞고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와 사이가 좋지 않아 말을 섞지 않고 한공간에서 지내는 게 딱히 불편하지도 않고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냥 나랑 안맞으면 쌩까고 살 수도 있지. 내가 쟤를 병신으로 보듯, 쟤도 나를 병신으로 볼 수도 있지.)
그래서 안제오처럼 본인이 중재를 잘하면 물과 기름이 섞일 수 있다고 착각하는 부류를 굉장히 싫어하고 또 오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모두가 사이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그리고 본인이 중재자 노릇을 하면 그런 유토피아를 만들 수 있다고 착각한다.
둘 사이의 문제는 둘이 가장 잘 알고, 풀어도 둘이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안제오처럼 노선 불분명한 회색분자들은 ‘본인의 마음속’ 평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다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긁어 부스럼을 만든다. 그리고 아무도 시키지 않은 중재자 노릇을 하며 스스로의 삶을 괴롭게 만든다. 내 기준에선 그들이 정말 등신, 호구처럼 보인다.
안제오도 찬세와 윤성처럼 섞일 수 없는 이들을 어울리게 하기 위해 비공식 대변인 노릇을 자처하는데 안제오의 애매한 편들기가 아니었다면 이들의 관계가 이렇게까지 틀어졌을까. 오히려 학급에 위기를 만든 이 이야기의 진정한 빌런은 안제오라 생각한다.
소설 <안젤로와 안제오>에서 안제오는 다행히 자신을 위해 호구, 등신 생활을 청산하지만 현실 속 안제오들은?
부디 누군가의 감정 쓰레기통, 호구를 자처하지 말고 자신을 위한 선택, 자신의 입장을 중심으로 상황 판단을 내렸으면 좋겠다.
지금은 연락을 끊고 지내는 그대에게 이 책을 바친다.
p.140
“사람들은 다 다르잖아. 너나 네 엄마와 달리 난 사람들한테 친줄하고 다정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어. 만나는 사람마다 바라는 게 다 달라. 특히 내가 원하지도 않은 일을 당연히 요구하는 사람들을 보면, 지치고 화도 나고. 넌 그런 적 없어?”
p.172
“윤성이가 그렇게 나쁜 애는 아니야.”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작작해! 걔는 찬세 다 알았으면서도 너한테 입 다문 거였다고! 제발 천사 놀이 그만하고 뭘 좀 제대로 봐! 괜히 끼어들었어, 나도 지친다.”
p.204
천사든 악마든 친절하거나 사납거나 다 남들이 붙이는 이름이다. 나는 일 년 가까이 나를 대신 했던 이름, ‘천사 안젤로’ 하나를 내려놓았을 뿐이다.
*서평 작성을 위해 문학과 지성사(문지어린이)에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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