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광선 #강석희 #돌베개 p.135우리가 사는 곳을 잘 매만지는 일. 그게 열여덟 여름부터 겨울까지의 내게 가장 중요한 주제였다. 그것에 집중하는 것은 나를 지키는 일이자 이모의 삶을 지지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일은 내 예상보다 훨씬 힘들었다.완벽에 집착하지만 구멍 뚫린 삶을 살며 섭식장애를 앓고 있는 ‘나’.몇 년 동안 이어진 이모의 부재에 그녀는 모든 돌봄을 거부한다.가질 수 없는걸 갖고 싶어 하는 이모에게(혹은 자신에게) 실망한 ‘나’는 이모의 집을 나선 지 3년 만에 다시 조우한다.구태여 모든 것을 설명하지 않아도 그녀 앞에서 흘린 눈물로 그동안의 삶을 설명할 수 있었다.p.24세상의 모든 비참이 내게 쏟아지는 것만 같았다. 나를 즐겁게 하던 것은 금세 나를 괴롭혔다. 나를 괴롭게 만드는 것은 나를 쉽사리 중독시켰다. 나는 내게 자주 실망했다. 사실은 매일. 아니, 매 순간. p.39혜영이 집에 찾아왔다. 내가 걱정이 됐다고 했다. 어째서? 알 수 없다. 앞으로도 물어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혜영이 나를 걱정한 일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강석희 작가는 진정한 돌봄은 ‘따스한 눈빛과 관심’이 아닌 ‘적절한 거리 두기’라 설명한다.자신의 공허함을 의사나 약물이 아닌 돌로 해결하려 했던 것도 결국 ‘돌’은 주인공에게 그 어떤 질문도 위로도 던지지 않는 무생물이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녀의 속마음을 듣고 싶어 끈덕지게 추궁했던 그녀의 가족과 친구들은 오히려 그녀에게 커다란 고통을 안겨주는 존재가 된다.감정이 북받치는 나의 눈물에 돌처럼 아무런 질문도 위로도 던지지 않았던 이모는 그녀에게 살아 숨 쉬는 검은 돌과 같았다.<꼬리와 파도>때도 느꼈지만 강석희 작가는 주인공의 복잡하고 파괴적인 내면 묘사를 담담한 문체로 서술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작가 중 하나라 생각한다.‘관심’이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색다른 시각을 ‘개연성 있게’ 서술했다는 점에서 이 책을 추천한다.*서평 작성을 위해 돌베개에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장애 #돌봄 #희생 #성장소설 ##서평도서 #수령인증 #서평단 #청소년문학상 #청소년소설 ##책읽기 #책추천 #독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