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봄이 아니거니와
김인정 지음 / 오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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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 사, 사랑과 욕망에 갈증 난 사람들이여, 이 이야기 좀 들어보지 않겠나. 빛날 화에 볕 경을 쓰시는 화경 선생이 등장하신다. 신묘한 힘을 가져 도사라 불리더라. 바로 이 화경 선생이 글을 이끄오니 봄이되 봄이 아닌 여인들의 이야기를 읊어 주시었다. 춘래불사춘 궁천극지 절세대미, 저마다 사정을 가진 여인들이 등장한다.


온 마음을 다해 부딪히고, 이야기에 발이 걸려도, 소문에 뒤를 돌아보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여인들은 아이, 소녀, 늙은 어미로 등장한다. 이야기마다 그렁그렁 한恨이 맺혀있더라. 눈물 빼는 여자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데 왜 이리 읽는데 자꾸 눈물이 나던지..


읽는 내내 거대하기만 한 삶 안에서 여인들이 자꾸 뜨겁고 차가워져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기분이었다. 한 사람이 창조한 이 세계 속 이야기들이 너무나도 기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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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김다연 외 지음 / 편않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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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지 않는 책에 대해 말하는 7명의 출판 편집자들. 총 5권에 대해 서로 이야기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 ‘아는 만큼 보인다’. 아는 게 있어야 존재하지 않는 책에 대해서 뭐라도 이야기를 할 게 아닌가. 


일단 실제로 이런 책이 나왔다는 점에 대해 독자로써 굉장히 흥미롭고, 재미까지 이어진 점에 대해 칭찬해주고 싶다. 다들 출판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서, 중간중간 출판노동자의 입장에서 말해주는 이야기들도 흥미로웠다.


특히 이야기 한 책들 중에서 도서전에 관해 이야기 한 <뒷담 클럽> 부분이 좋았는데, 참여자 입장에서 궁금했던 뒷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 재미있었다. 


꼭 주제에 국한되지 않아도 평소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만한 부분들이 많아서 독서하시는 분들께도 추천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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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도서관 - 도서관에서 보내는 일주일 날마다 시리즈
강원임 지음 / 싱긋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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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잘 가지는 않지만.. 도서관에서 책도 빌리지 않고, 설사 빌리더라도 읽지 않고 반납만 해버리지만.. 애서가라면 누구나 도서관에 대한 추억과 로망이 있음은 분명하다. 


어릴 적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빌려 다독왕에 선정되던 일, 일하러 간 엄마가 오기 전까지 도서관에서 기다리던 일.. 도서관은 누구에게나 항상 다정하다. 그런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다. 


처음 부분은 또 도서관에 대해 그렇고 그런 남들이 다 아는 그런 이야기를 하겠지 ~ 싶었고, 뒤로 갈수록 강원임 작가만이 할 수 있는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작가가 쓰는 글도 덩달아 성장하는 과정을 본 기분이다.


도서관에 추억이 있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책이다. 책에서 작가가 설명해주는 다른 책들이 얼마나 재밌어보였는지 전부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다. 휴일이 끝나면 오랜만에 도서관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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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이란 뭘까? - 쓰기에서 죽기까지 막간 1
유진목 지음 / 난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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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우울하다. 재능에 대해 특출난 이야기를 말하는 것도 아니고, 죽고싶다는 말과 돈이 필요하다는 말이 주기적으로 나온다. 재능이란 뭘까 ? 글 쓰는 일이 재능이라면 작가는 이것이 불행한 재능이라고 말한다. 


책은 글쓰기라는 행위 위주로 적혀있다. 글을 쓰려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글을 쓰기 위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이 글이 어떻게 밥벌이가 되지 않는지.. 이게 작가의 재능이니까, 작가는 불행해도 글을 쓸 수 밖에 없는 사람이다.


고통은 남들과 나누고 싶어하고 좋은 건 혼자 독식하려고 한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여럿이서 고통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잖아요. 좋은 건 다 좋으니 혼자서 해치워야죠.


짧은 책인데도 읽다보니 우울해졌다. 작가가 죽음과 돈에 대해 너무 많이 이야기 한 탓이다. 재능은 온데간데 없고 끝에 대한 이야기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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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투맨 오늘의 젊은 작가 46
최재영 지음 / 민음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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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말하는데 더 유명해져야 하는 책. 유명해지는 게 운명인 책이 있다 ? 바로 이 책일 것. 첫 부분, 의심 가실 수 있습니다. 뭔 장난 따먹기 하는 책인가 싶으실 겁니다. 하지만 거기부터 시작입니다. 집중 ! 


책은 전체적으로 '예술'에 관한 이야기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우리는 양갱을 먹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양갱 맛은 누구나 알게 되었고 우리는 양갱의 포장지를 바꾸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더군다나 양갱 포장지는 유행의 흐름을 타야 성공할 수 있다.


그래서 주인공의 <맨투맨>이라는 시나리오는 다른 포장지를 입기로 한다.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다른 포장지를 생산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아 주인공과 시나리오 작가는 다른 대필을 내세우기로 한다. 혹평을 받아도 이건 내가 쓴 게 아니니까 우리는 괜찮아 ! 따위의 생각을 하며.


그래서 맨투맨은 어떤 포장지를 입게 되었을까 ? 라는 이야기를 유쾌하면서도 재치있고, 상처를 콕 꼬집으면서 전개한다. 예술, 로 창작된 모든 것들의 창작자들과 그것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에게 연결된 이야기이다.


결국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소비할 것인가, 와 함께 창작에 좁은 자리를 내준 채로 창작자들의 욕망을 착즙하는 동시에 검열하는 이야기를 보기 좋게 비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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