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김려령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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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로 나온다던데.. 정말 원작 그대로 나온다면 파장이 꽤 클 것.. 이게 뭐지.. 도대체 이게 뭐지.. 싶어서 읽는 내내 황당했습니다. 결혼을 대신 해주는 업체에서 일하는 여자와 재결혼을 요구한 남편. 그리고 수상한 남자. 나를 사랑하는 내 친구.


읽는 내내 날 것의 무언가를 마주하고 있다.. 싶었는데. 도대체 무언가가 뭔지 갈피가 안 잡힌 채로 메롱거린다. 매혹적인 관계들이 마지막까지 미스터리라 아쉬웠고. 그래서 도대체 뭔데 !! 싶고 더 깊게 이야기 할 것들이 문장으로 끊어지는 게 아쉬웠고...


읽고나니 복잡해서 사실 말로 잘 설명을 못하겠는데.. 아주.. 아주 복잡한 이야기를 읽은 것 같은 기분이에요. 작가님께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한데 이제 도구가 너무 여러 개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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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온실 수리 보고서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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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의 대온실에 비밀스러운 불꽃이 일렁이면, 이야기가 시작되어요. 일제 강점기 잔재의 근대 건축물. '나'의 이야기와 대온실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며 이어진다. 역사 청산의 대상으로 자주 오르내렸던 이 대온실에, 숨겨진 배양실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이 배양실에 얽힌 이야기가 진행 된다. 


대온실 아래 배양실. 그리고 일제 치하에 언제나 조선인이 존재했던 것처럼. 누군가의 떳떳한 기록에 의지하며 발굴된 기억들과 쉽사리 내보일 수 없어 삶의 말미에 적어나간 기억에 의지해 발굴된 진실. 우리는 이제 진실을 안다. 기록과 진실이 언제나 하나일 수는 없는 법. 기록은 이긴 자들의 수단과 방법이니까. 


때로는 눈물짓게, 때로는 웃음짓게 만드는 소설을 만났다. 구원에 대해 배운다고, 구원이 뭐냐고 물었더니, 그건 수난이 그치는 거라고 말했던 영두에게.. 잘 살아내주었다고 말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작가의 말에서 그 시절의 이야기들이 공고히 기억되었으면 한다는 것처럼. 좋은 이야기가 탄생했으니 읽고 기억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추천의 후기를 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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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리마스터판)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한강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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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재독했다. 많은 후기들이 고통을 토해내서 그랬을까, 무의식적에 나조차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시 읽은 채식주의자는 뭐랄까 많이 혼란스럽지도 않고, 많이 고통스럽지도 않았다. 그냥.. 이제는 이 고통이 너무 익숙해서 바늘이 바늘인지도 모르는 채로 손가락을 콕콕 찌른 듯 했다. 


채식주의자 라는 제목은 너무 직관적이다. 마지막에 영혜는 채식주의자 보다 그저 햇빛과 물을 필요로 했으니까. 영혜의 언니는 마지막의 마지막에서야 영혜에게 속삭였지만 이름도 없이 지우엄마, 처형, 아내로써만 존재했다. 


수많은 호칭들이 이 작품에 등장했다. 한국 사회를 그리는 듯 했다. 무엇보다도 끈질긴 인연이 이 책을 잡아먹은 듯 했다. 끊어질 수 없는 인연. 우리가 같은 배에서 태어남으로 인해 모른 채 할 수 없었다고.


남자는 욕망 혹은 욕구에 빠져 뒹굴거리다. 욕구와 욕망 둘 중에 무엇인지 나는 구별 할 수 없었다. 발가벗은 모습과 몽고반점이 뭐가 그리 중요하디. 성욕보다 무언가 중요한 일을 한다는 듯이 구는 게 우습기만 했다. 결국은 남자가 영혜를 피워주었다는 듯이 구는 일개 남성들이 우습다. 영혜는 남자 없이도 만개(滿開)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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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눗방울 퐁
이유리 지음 / 민음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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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사랑 이야기 일까 ? 이별 이야기 일까 ? 뭐든 표지에 이끌린 사람들이 많을 듯 하다. 이유리 작가의 소설집이다. 공통적으로는 이별, 남겨진 사람들을 조명한다. SF 조금을 섞어서. 


이별은 싸우고, 축축하고, 어둡고, 그리고 눈물 많이. 좋은 이별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유리 작가가 그린 이별은 뭐랄까.. 현실을 확실하게 조명하지는 않는 듯 했고, 조금은 mz 스러우며, 아름답다 보다는 귀엽다, 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듯 하다. 


귀엽고.. 눈물 몇 방울이 함께한 <비눗방울 퐁>을 읽는 시간. 우리의 헤어짐은 영원하겠지만 너와 함께한 시간들을 나는 곱씹을 수 있는 사람이야, 라는 책이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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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옥 창비시선 504
박소란 지음 / 창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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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의 밤, 시집을 말 달리듯 읽어나갔습니다. 어느 템포도 없이 그저 빠르게 빠르게 읽어나갔더랬죠. 수옥. 이라는 이름은 물 수에 구슬 옥자를 쓰고 싶으셨다고.. 저는 수옥, 물에 가둔 감옥 생각이 났습니다. 


이 시들은 어느 누군가를 괴롭히고 싶은 것 같기도 했고, 어느 누군가를 너무 사랑하는 것 같기도 했기 때문이에요. 너무 사랑해서 시인 자신을 수옥에 가둔 느낌인 것 같았다면요.. 앞선 계절들을 읽고, 겨울이 되었을 때 저는 맞는 계절을 찾기라도 한 냥, 읽는 템포를 늦췄습니다. 152페이지와 153페이지를 잇는 그 시, [병중에]라는 시가 너무 좋아 밑줄을 끝없이 쳐내려갔습니다. 미래와 오늘을 이야기하며 조금 더 살아보자, 라는 그 시가 좋아서요. 역시 우리는 살아가야만 하는 거겠죠. 


5점을 드린 건 제가 시를 잘 모르고, 그냥 매정하기 어려울만큼 이 밤에 시가 어울렸기 때문입니다. 수옥.. 물 수에 구슬 옥. 저는 이렇게 가볍고 찬란한 단어를 오랜만에 입에 굴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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