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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리마스터판)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ㅣ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한강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평점 :
10년만에 재독했다. 많은 후기들이 고통을 토해내서 그랬을까, 무의식적에 나조차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시 읽은 채식주의자는 뭐랄까 많이 혼란스럽지도 않고, 많이 고통스럽지도 않았다. 그냥.. 이제는 이 고통이 너무 익숙해서 바늘이 바늘인지도 모르는 채로 손가락을 콕콕 찌른 듯 했다.
채식주의자 라는 제목은 너무 직관적이다. 마지막에 영혜는 채식주의자 보다 그저 햇빛과 물을 필요로 했으니까. 영혜의 언니는 마지막의 마지막에서야 영혜에게 속삭였지만 이름도 없이 지우엄마, 처형, 아내로써만 존재했다.
수많은 호칭들이 이 작품에 등장했다. 한국 사회를 그리는 듯 했다. 무엇보다도 끈질긴 인연이 이 책을 잡아먹은 듯 했다. 끊어질 수 없는 인연. 우리가 같은 배에서 태어남으로 인해 모른 채 할 수 없었다고.
남자는 욕망 혹은 욕구에 빠져 뒹굴거리다. 욕구와 욕망 둘 중에 무엇인지 나는 구별 할 수 없었다. 발가벗은 모습과 몽고반점이 뭐가 그리 중요하디. 성욕보다 무언가 중요한 일을 한다는 듯이 구는 게 우습기만 했다. 결국은 남자가 영혜를 피워주었다는 듯이 구는 일개 남성들이 우습다. 영혜는 남자 없이도 만개(滿開)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