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원의 생명 공부 - 17가지 질문으로 푸는 생명 과학 입문
송기원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명과학의 발전은 인간이 가진 한계를 넘어서 생로병사를 컨트롤하고 영화 속에 나오는 것 같은 완벽한 인간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욕망에서 나온다.

그러나 우려스러운 점은 더 완벽한 인간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욕망이 인간이 가진 본래의 정체성마저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맞춤 아기, 줄기세포, 신경전달 조절 약물 같은 생명과학 기술이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이용되는 것에 집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 질병의 기준과 허용범위를 정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치료의 의미와 범위도 고려해야 한다.

다시 생명과학 기술과 관련된 윤리 문제의 숙제가 발생한다.


저자는 그래서 결핍과 노화가 과연 나쁜 것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이 책 12장을 보면 노화는 생명체 내에 프로그램되어 있다는 증거들이 등장한다.

우리는 그동안 노화를 피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노화를 질병으로 인식하고 정복하려고 했다.

그러나 모든 생명체가 생로병사의 과정을 겪는 걸 보면 인간 또한 하나의 생명체로 같은 과정을 밟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영화 가타카에 나오는 맞춤 아기에 대해 서술하며 생명과학과 기술의 발전에 따라 같이 가야 하는 윤리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룬다.

저자는 생명 과학기술에 의존하기보다 불완전한 인간을 수용하며 정치, 사회적 제도로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사회학자와 철학자들의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


이러한 생각은 사회적 약자, 장애인, 노인들과 포용하며 살아가면서 인간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는 일이다.

생명과학에 관한 공부는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철학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생명에 대한 이론과 철학적인 공부를 할 수 있는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직업으로서의 정치·직업으로서의 학문 현대지성 클래식 57
막스 베버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막스베버는 현대 사회학을 창시한 사상가로 독일의 사회학자이다.

그의 이름은 철학을 공부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실제 그는 역사, 경제, 정치, 법, 종교, 철학, 예술 등의 많은 분야를 공부하고 사회과학적 현상들에 대해 연구했다고 한다.


이 책은 직업으로서의 정치 부분과 직업으로서의 학문 두 가지 글을 묶은 책이다.

두 가지 글 중 개인적으로는 현실 정치에 대입하여 읽을 수 있는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직업으로서의 정치는 다른 말로 하면 소명으로서의 정치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은 소명을 부여받은 정치인에 대해 다루고 있다.


막스베버는 피지배자가 지배자에게 복종하는 근거로 전통, 카리스마, 합법성을 들었는데 이 책에서는 두 번째 카리스마에 주목한다.

피지배자들은 어떤 한 사람을 소명을 받은 지도자로 인정하고 신뢰할 때 그에게 헌신하게 된다.

그가 가진 인간성과 자질을 보고 정치 지도자로 신봉하게 되는 것이다.


막스 베버는 직업 정치가의 자질로 열정, 책임감, 안목을 들고 있다.

대의를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는 열정, 대의에 대한 책임감, 냉정하고 침착하게 현실을 직시하는 능력, 안목이 그것이다.


이 책은 끊임없이 현실정치를 생각하게 한다. 꼭 우리나라 정치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지도자들이 만들어 낸 갈등, 전쟁과 양극화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어떤 정치인이 훌륭한 정치인인지 전 세계의 지도자들이 읽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들을 선출하고 때로는 지지하고 심판도 해야 하는 시민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있는 힘껏 산다 - 식물로부터 배운 유연하고도 단단한 삶에 대하여
정재경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작가가 식물을 키우며 살아가면서 겪은 일상의 이야기들을 모은 책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즐거움과 기쁨 또 아픔과 슬픔을 어린 시절과 현재의 삶 곳곳에서 잔잔하게 그려낸다.

삶의 소소한 이야기들 속에 등장하는 꽃과 나무가 글을 더 싱그럽게 만들어준다.

하나의 에피소드 시작 부분마다 그려져 있는 꽃과 나무들의 그림이 따뜻하다.


작가는 군더더기 없이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나간다.

마흔이 넘은 늦은 나이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작가의 고백은 박완서 선생님을 떠올리게도 한다.

식물을 접하게 되면서 나에 대해 알아가는 삶을 살게 되었다는 작가의 이야기는

늦은 나이에도 얼마든지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의 중요한 주인공 중 하나는 사랑스러운 식물들이다.

식물의 강한 생명력과 그들이 내뿜는 향기와 아름다움을 보면서 나의 삶을 돌이켜 본다.


식물을 키우는 일에 소질이 없어 물을 주는 일밖에 할 줄 몰랐는데 앞으로는 꽃과 나무에 관심을 가지고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전까지 하다가 지금은 중단한 주말농장 채소 키우기도 다시 시작해 보고 싶다.

그리고 작가의 글을 읽고 나도 매일매일 조금씩이라도 글을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작가의 따뜻한 이야기들이 우리 주변의 이웃과 흘러가는 일상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짜 나를 찾아라 - 법정 스님 미공개 강연록
법정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평점 :
절판


법정 스님은 무소유라는 책으로 알려진 우리 시대의 선지식이다.

전남대학교 재학시절 출가하여 승려가 되신 후 2010년 3월 입적하시기 전까지 수많은 아름다운 글들로 많은 이들에게 죽비 같은 가르침을 주신 분이다.


진짜 나를 찾아라는 스님의 생전 법문을 엮어 만든 책이다.

법정 스님의 많은 책을 세상에 알렸던 출판사 샘터에서 내놓았다.


민주화 운동에도 참여하셨던 스님은 1975년 4월 일어난 인혁당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고 같은 해 10월 송광사 불일암으로 들어가 은거를 시작하셨다.

인혁당 사건은 대법원이 사형을 선고한 후 15시간 만에 사형이 집행된 사건으로 당시 8명의 젊은이가 생을 달리하게 된 충격적인 일이었다.


책에 등장하는 1979년 부산중앙성당에서 하신 법문 중에도 정부 당국 기관에서 지켜보고 있는 걸 알지만

오늘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은 없을 테니 안심하고 들으시라는 내용이 나온다.


스님은 당시에 내면에 증오심이 가득 차는 걸 느끼고 수행자로서의 본분을 돌아보셨다고 한다.

여기 법문들은 스님께서 전남 송광사 불일암, 그리고 강원도 토굴에서 지내시면서 때때로 마을에 내려와 대중들에게 들려주신 가르침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탐욕과 게으름을 돌아보게 된다.

물건에 대한 끊임없는 욕심, 단순한 흥밋거리에 몰두하면서 보낸 헛된 시간이 떠오른다.


자신만의 얼굴을 만들어가라는 법문에 나오는 내용 중에 스님은 외출하실 때마다 끄적거리던 종이들도 다 태우고 나가셨다는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만약 집을 나섰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할 때 추한 꼴을 드러낼까 그때 그때 정리를 하셨다고 한다.

가진 것이 별로 없는 수행자지만 그래도 혹시 불필요하게 소유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계절마다 정리를 하셨다고 한다.

그래야 사람이 새로워지고 맑아진다고 한다.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려고 하는 현대인들에게 울림을 주는 말씀이었다.


또한 가족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며 늘 자신을 닦는 공부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씀에도 깨달음을 얻었다.

티비 유튜브 등 볼 것이 너무나 많은 세상에 우리는 정작 본질적인 것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 어느 순간 늙음과 질병과 죽음을 맞게 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스님의 법문을 듣고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를 닦고 내 주변을 닦는 사람이 되자고 마음을 먹었다.

마음이 해이해질 때마다 스님의 법문을 읽고 또 읽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의 안부를 묻는 시간 - 불안으로부터 나를 지켜낸 25명 마음 치유 기록
윤주은 지음 / 문예춘추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도서 치유 상담사인 저자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서술하는 자기 고백적인 글인 동시에

그녀가 상담했던 수많은 사람의 수많은 상담 사례를 엮은 책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에 겪었던 부모와의 갈등과 일본 유학 시절 겪었던 불안까지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에 대해 고백한다.

당시에 자신이 겪었던 불안했던 마음들을 가감 없이 진실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러한 진실함은 뒤에 그녀가 상담사가 되어 행하였던 수많은 상담과 강의에 대한 이야기들에 몰입도를 높인다.


그녀가 개발한 <까봐카드>는 이 책 내내 등장하는 데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는데 매우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의 원인을 찾기 위해 우리는 수 많은 <까봐카드> 중 해당하는 카드를 골라 자신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평가받을까 봐, 비난받을까 봐, 버림받을까 봐, 성적이 떨어질까 봐, 들킬까 봐, 거절당할까 봐, 보호받지 못할까 봐 등등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근원을 찾는 일은 자신의 불안한 마음을 용기 있게 마주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불안을 일으키는 망상을 알아차리고 마음에서 일어나는 갈등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고 결국 그 불안은 우리의 욕심 때문임을 깨닫게 한다.

우리는 우리의 현실을 받아들이며 놓아버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자꾸 말을 건네야 한다.


쉬어가도 괜찮고 천천히 가도 괜찮고 실수해도 괜찮아

꽃길만 걷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나에게도 불행이 찾아올 수 있고 아픔이 찾아올 수도 있지

하지만 우리는 또한 어떤 것도 할 수 있어


이 책 중간중간 독서 치유 상담에 쓰인 책들이 등장한다.

거짓의 사람들, 으르렁 아빠, 빨간 나무, 굿바이 심리조정자, 세 가지 질문, 빨강이 어때서 등을 더 읽어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